[이해균의 어반스케치] 행궁동 골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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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반스케치 교실에 마음씨 고운 중국 여성이 들어왔다. 산시(陝西)성 시안 출신의 리린(李璘)이다.

 

한국에 온 지 17년 차다. 수원시가족여성회관의 여행드로잉 어반스케치 전시를 보러 왔다가 배워보고 싶어 바로 등록했다고 한다.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고 매사에 적극적이다. 평소 중국인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었는데 그로 인해 모든 중국인이 새롭게 보인다. 어학원에 다니다 만난 남편은 한국인이다.

 

다섯 살 난 아들 지호는 우리들의 야외스케치에 따라온 적이 있다. 언젠가 도토리시민농장에 갔을 때도 함께 그림도 그리고 밥도 먹은 적 있는, 그래서 모두의 이웃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깨끗한 성정이 한 나라의 품위를 격상시킬 수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지난 여름 시안에 계신 부모님이 린의 집에 와서 오래 머물다 가신 걸 나는 알고 있다.

 

이래저래 자랑할 것이 많은 그는 요즘 나의 행궁동 현대미술 프로그램에서도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크릴로 그린 행궁동 풍경이다. 나이프로 그린 일종의 어반스케치다.

 

모두 그의 실력에 감탄한다. 며칠 후 카페 행궁 다과에 있을 행궁동 주민자치회 프로그램 전시에도 멋진 작품이 기대된다. 다문화센터에서 강사 일도 하는 린은 오늘도 명랑한 희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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