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중 길거리에서 피해 입어…성추행범, 경찰에 체포 "멕시코 여성으로서 겪은 일…모두를 위해 고소"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거리에서 남성 취객에 의해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4일)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데, 완전히 취한 상태였음을 감지했다”며 “그는 (제게) 범죄를 저질렀고, 모두를 위해 저는 해당 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오후 수행원과 함께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로 이동하던 중 시민과 인사하기 위해 도보에 잠시 멈춰 섰다가 성추행 당했다.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당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 뒤로 접근해 손을 뻗어 대통령 목덜미에 입을 가져다 대고 상체 부위를 손으로 만지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경호처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대통령을 추행한 남성을 급하게 제지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 가운데 셰인바움 대통령이 애써 미소를 유지한 채 돌아서며 남성의 손을 밀어내는 장면도 확인됐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주변에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는 음성도 들린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것은 멕시코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며, 저는 대통령 당선 전 학생이었을 때에도 이런 일을 경험했다”며 “제가 고소하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 여성이 어떤 처지에 놓이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역시 여성인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명을 내기도 했다.
브루가다 시장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당선 직후 모든 여성이 ‘도달’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여성이라는 용어가 두려움이라는 말과 동의어가 아닌 나라를 꿈꾸는 이들과 함께 (일정한 수준의 성평등과 여성권익에) 도달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말은) 여성혐오가 관행 속에 가려져 지속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한 명에게 손을 대는 건 모두에게 손을 대는 것"이라며 "성추행 피의자는 이미 체포됐으며,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임을 알려 드린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 경호 체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더 강경한 방식의 치안 정책이 마련되길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사건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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