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항소 포기로 7천억 ‘대장동 재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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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 재판의 항소를 포기했다. 수사팀과 공판팀이 강력히 반발했다. 법무부 장관과 차관이 막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사의를 표했다. 어쨌든 검찰의 항소 시한은 지났다. 민간업자들은 모두 항소했다. 원심보다 피고인에게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368조의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이다. 피고인들 주장과 진술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런 경우라도 검찰의 반박은 제한적이다.

 

이 핵심에 배임죄가 있다. 다들 1심 판결이 중형이라 놀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에게 징역 8년씩 선고했다. 구형보다도 높았다. 나머지 3명도 징역 4~6년을 선고했다. 전원을 법정에서 구속했다. 그런데 적용된 죄목이 업무상 배임죄다. 검찰은 특경법 배임죄로 기소했다. 손해액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차이가 크다. 특경법 배임은 최대 무기징역이고 업무상 배임은 최대 10년이다.

 

계속 특경법 배임이라고 해왔다. 항소가 당연했다. 그런데 갑자기 포기했다. 특경법 배임을 포기한 셈이다. 이제 특경법 배임이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다른 대장동 재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도 그렇다. 이 대통령 혐의 중에 ‘특경법상 배임죄’는 이미 논리를 잃었다. 야권에서 성토하는 가장 큰 맥락이다. ‘이재명 봐주기’. 물론 여권은 ‘시작부터 억지 수사’라며 맞선다. 이 싸움은 정치에 넘기자.

 

이보다 관심은 7천억원 환수 불가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범죄 액수를 7천814억원으로 특정했다. 이 전액을 추징해달라고 요구했다. 살폈듯이 1심 판결은 특경법 배임을 부정했다. 범죄 수익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같은 논리로 추징금도 명하지 않았다. 추징금을 다투려면 항소심을 가야 한다. 이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7천억여원’을 포기하고 끝낸 것이다. 그 돈은 업자들의 이익이 됐다. 징역 몇 년 살고 지켜낸 7천억원이다.

 

여기에 배임죄 폐지 논의까지 있다. 어쩌면 그 징역조차 짧아질 수 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 재판은 법과 양심으로 한다. 그걸 보는 국민의 기준은 상식이다. 배임이라는 ‘범죄’가 있다. ‘7천억원’이라는 수익도 있다. 유죄 땐 추징이 자연스럽다. 추징 땐 무죄가 자연스럽다. 그런데 1심 판결은 아귀가 잘 안 맞는다. ‘8년 중형’을 때리면서 ‘7천억원 추징’을 불허했다. ‘범죄 액수 특정이 어렵다’는데.... 뭔가 어색한 구석이 있다. 정리가 필요했다. 다 떠나서 이런 걸 심리하는 게 2, 3심제도 아닌가.

 

이런 상식적 재판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검찰 빠진 피고인들의 놀이터가 됐다. 그 결정을 누구도 아닌 검찰이 했다. 법무부 탓하고, 대검 탓하던데.... 입만 열면 ‘검사 독립’ 외치던 검찰의 모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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