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에 살면 좋겠네
사시사철 마음만 먹으면 눈비도 내리고
눈비에 젖지 않는 햇살도 내려와
과수나무엔 과일이 주렁주렁
먹지 않아도 배부른 동네
곡괭이를 든 농부와
거꾸로 서서 바이얼린을 켜는
여인이 붕붕 날아다니고
순결한 염소와 파란 얼굴의 남자
눈빛으로 사랑을 속삭여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샤갈의 마을은 잠들지 않아
시간과 중력을 벗어난 상상의
자유 그침이 없네
샤갈의 마을에 살면
참 좋겠네
보기 싫은 것들 보지 않고
부당한 간섭 윤리가 망가진
것들의 허세, 뿔 달린 도깨비도 오지 않고
슬픔과 증오도 없는
그대 자비로운 마음속 포근한 눈발에 묻혀
도란도란 밤새 잠들지 않아도
오롯이 꿈들이 살아나는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기청 시인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1977년)으로 등단.
‘현대시문학’ 편집고문
시집 ‘안개마을 입구’, ‘열락의 바다’ 외
시론집 ‘행복한 시 읽기’, 산문집 ‘불멸의 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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