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파트 밑에 철길 뚫으면서 설명회도 없다니

image
지난해 수서광주복선전철 환경영향평가 당시 나온 예상 노선도. 경기일보DB

 

성남 A아파트 주민들이 물으려는 게 있다. ‘당신 아파트 밑에 지하철을 파도 이렇게 여유로울 수 있나.’ 분노의 입장도 냈다. “국가철도공단, 성남시, 지역 국회의원은 지금까지 어떠한 공식 설명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 지하 36.5m에 터널이 뚫린다. 수서~광주 복선전철 공사 3공구 33구역이다. 광명 신안산선 붕괴, 서울 부암동 주택 균열, 인천 아파트 지반 침하 등을 모두가 지켜봤다. 불안과 분노가 당연하다.

 

원래 서울이 먼저였다. 그런데 서울 2공구 구간에서 민원이 생겼다. 불가피하게 경기도 구간 선착공으로 바뀌었다. 2023년 9월12일 공사가 시작됐다. 일부 노선이 A아파트 지하를 통과하게 설계됐다. 그런데 주민들은 몰랐다. 어디에서도 이런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입주자대표회의가 9월26일 처음으로 알아냈다.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것은 11월3일에 와서다. 이러니 제대로 된 설명회가 있었을 리 만무하다.

 

아파트 단지를 뚫고 가는 공사다. 당연히 우려가 있다. 지반 침하, 지하수 흐름 변화 등이다. 균열 같은 지상 구조물 피해도 걱정이다. 재산권 행사 제약 걱정이 제일 크다. 구분지상권을 설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일단 설정되면 재개발 등 지상 개발이 역으로 제한받는다. 물론 이런 우려가 모든 현장에 동일한 건 아니다. A아파트의 경우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요구되는 절차적 조건은 있다.

 

투명성과 소통이다. 사실 수광선에서 이런 민원은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서울 강남 한 아파트에서 닮은꼴 충돌이 있었다. 아파트 옆 50㎝를, 깊이 25~30m로 지나게 됐다. 안 그래도 수서고속철도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의 지하 터널이 지나는 곳이다.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교통부,철도공단, 아파트 비대위가 안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 여파로 옮겨 온 게 성남 33구역이다.

 

그래서 더 아쉽다. 통보했다는 게 1천171가구 중 300여가구다. 그나마 8년 전 명단이라고 한다. 이해당사자는 현재 소유자들이다. 통보 시늉만 한 것 아닌가. 주민이 인지한 뒤에도 답답하다. 두 달 가깝도록 진척된 소통이 없다. 한 주민이 기자에게 말했다. “시와 공단에 물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몰랐다는 것뿐이다.” 혹시 서울 강남 아니라 이런가. 설마 그럴 리는 없고. 그럼 왜 이런가.

 

중요한 일이다. 갈수록 수도권 아파트는 촘촘해진다. 그만큼 아파트 지하를 뚫어야 한다. 지하 터널 민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해결의 틀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투명성과 소통이다. 성남 33구역 공사에는 이 두 가지 다 없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