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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오디세이] 죽음을 마주하며 배우는 삶

김정념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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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에는 ‘성월(聖月)’이라는 개념이 있다. 특정한 달에 특별한 지향을 두고 신앙 안에서 기념하는데 11월은 ‘위령성월’로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달이다. 매년 위령성월이 다가올 때마다 필자는 자연스레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죽음을 기억하는 이달은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문하게 된다.

 

호주 간호사 브로니 웨어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여러 해 동안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며 그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공통으로 하는 후회를 기록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들에는 ‘돈을 더 벌었어야 했는데’, ‘좋은 집에서 살고 고급 차를 탔어야 했는데’, ‘대통령이 되고 사장이 돼야 했었는데’같이 돈, 물질, 지위에 관한 말이 아니었다.

 

그가 정리한 죽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다섯 가지 후회는 △‘나는 다른 사람들이 기대했던 삶이 아닌 진정한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 용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내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친구들과 계속 연락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나는 더 행복해지도록 내버려뒀더라면 좋았을 텐데’ 였다.

 

그는 이 후회들을 단순히 세상에 알리려고 쓰지 않았다. 그는 많은 이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행복이 선택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이 글을 썼다. 안락함을 주는 삶의 익숙한 방식과 습관에 갇혀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정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선택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삶은 선택이며 그 선택이 우리의 삶을 이루기에 의식적으로, 현명하고 솔직하게, 진정 자신이 바라는 행복을 잘 선택하라고 힘줘 말한다.

 

가수 고(故) 신해철씨도 생전에 한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흔히 꿈을 이루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고 꿈이 곧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신은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지보다 네가 행복한지 아닌지에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니 꿈을 이룬다는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의 말은 우리로 하여금 꿈과 행복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많은 이들이 꿈과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자신이 진정 바라는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일상에서 오는 소소하지만 소중한 행복마저 흘려보낸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통으로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삶의 과정이며 매일의 선택 속에 있다고 말한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위령성월, 우리 각자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기 바란다. ‘삶의 마지막 순간, 미소 지을 수 있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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