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작난다' 느끼게 공수처 부수라 했다"…경호처 전 간부 증언

전 경호부장 "尹, '관저에 헬기·미사일 있어…위력순찰하라'"
전 경호처 직원 "김성훈, '비화폰 삭제 위법' 보고서에 격분"

PCM20251114000046365_P4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후, 경호처 간부들에게 '공수처가 밀고 들어오면 아작난다고 느끼게 위력 순찰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오전에는 당시 경호처 부장을 맡았던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1일 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후 경호처 부장급 간부들과 오찬을 가졌다. 당시 오찬에 참석한 간부들은 강의구 전 부속실장, 김정환 전 수행실장,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과 부장급 경호공무원 등으로 총 9명이었다.

 

이씨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한 발언 중 몇 가지를 오찬 이후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를 통해 기록해뒀다”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씨가 공개한 메시지에는 '경호처가 나의 정치적 문제로 고생이 많다. 밀도(밀고) 들어오면 아작난다고 느끼게 위력 순찰하고 언론에도 잡혀도 문제 없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재판부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정확히 어떤 발언을 했냐’고 묻자, 이씨는 "정확하게 저 단어들을 쓴 거로만 기억한다"며 "TV에 나와도 괜찮다, 총기를 노출하는 것도 괜찮다는 의미로 저 말씀을 하신 거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메시지 중에는 '헬기를 띄운다. 여기는 미사일도 있다. 들어오면 위협사격하고 ?를 부셔버려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씨는 이 메시지에 대해 "위협사격이라고 했는지 위력순찰이라고 했는지 헷갈려서 물음표를 달아둔 것"이라며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약간 멈칫했고, 그러더니 말을 순화해서 '부숴버려라'라고 한 것을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이 부수라고 지시한 대상에 대해서는 "주어가 생략됐지만 공수처와 경찰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중에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메시지에는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경고용이었다', '설 연휴 지나면 괜찮아진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이어 오후에는 비상계엄 당시 경호처 IT개발과 직원으로 근무했던 박모씨가 출석했다. 박씨는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받은 뒤 문서를 집어던지고 욕설을 하는 등 분노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비화폰 기록 삭제에는 증거인멸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본 김 전 차장이 욕설을 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며 “김대경 전 본부장에게 ‘김 전 차장이 비화폰의 데이터를 지우라고 했는데 막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증언했다.

 

또 “IT개발부장에게도 ‘(지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비화폰 내역을 삭제할 경우 법적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김 전 차장에게 보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씨의 설명에 따르면 계엄 선포 9일 후인 지난해 12월 12일, 박씨는 김 전 본부장 등과 함께 ‘전체 단말기를 삭제하라는 12월 7일자 지시에 형법 155조 증거인멸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김 전 차장에게 가져갔고, 이를 본 김 전 차장은 보고서를 집어 던지며 격분했다.

 

박씨는 “김 전 차장이 ‘증거 남기려고 이런 거 만들었냐. 흔적 남기려고 했냐’며 당장 갈아버리고 문서를 지우라고 했으며, 김 전 본부장을 향해서는 ‘지우라고 했을 때 지우면 문제없잖아’라고 말하며 욕설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처음 부서에 왔을 때 본부장에게 지우란 압박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상황을 보고) 지우라고는 했구나 생각했다”며 “(김 전 차장이) ‘그때 지우면 문제가 안 됐을 거다’라고 하는 거로 봐서 수사 개시 전이면 문제가 안 된다고 인식했던 게 아닌가 했다”고 부연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