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폐지 줍기

최현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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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앱테크, 이른바 ‘디지털 폐지 줍기’를 하고 있는 이들을 많이 접한다. 앱으로 ‘동전’을 모으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왜 저러나 싶다가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눌러 가면서 포인트를 얻는 행위가 실제 거리에서 손수레를 끌고 박스, 종이 등을 줍는 행위의 온라인 버전이라고만 보기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여러 가지 앱을 이용하는 등 생활화됐다.

 

언제부턴가 흥미로운 동전 줍기에 동참하게 됐다. 앱에서 특정 활동을 통해 10원, 20원씩 모으는 일이다. 마치 손수레를 끌고 슈퍼마켓 앞에 버려진 박스를 줍듯 스마트폰으로 앱에 들어가 오늘의 포인트를 수거한다. 단순히 잔돈을 챙기는 행위만은 아니다. 민선 8기 경기도가 내놓은 ‘기후행동 기회소득’을 실행하면 마치 스스로가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그 어떤 앱테크보다 디지털 폐지 줍기 그 자체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폐지를 모아 팔면 친환경 제품인 재생용지 등으로 재활용되듯이 기후 관련 문제를 풀거나 플로깅(쓰레기를 주우며 달리기)을 해 인증한 뒤 적립금을 확보한다면 그 자체로 조금씩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동참하게 된다. 이는 ‘내 탄소 감축량’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퀴즈를 풀면 기후 관련 상식도 생긴다. 폐태양광 패널을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내용과 물티슈는 종이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로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 등이다. 퀴즈를 맞히면 10원부터 300원까지 획득할 수 있다. 물론 틀리면 소득은 없다.

 

지난해 경기도 기후대사를 맡고 있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의 인터뷰 중 들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온 국민이 인식하고 있으니 이제 가족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 다회용기 배달 이용, 에너지 절약 등을 실천해 보라는 것이었다. 지금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을 켜고 기후 퀴즈를 푸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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