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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현대화, ‘하역·통로 안전’ 위협…부천 참사로 도마위

편의시설 증대에… 현대화 ‘국한’
하역車 공간 확보 등은 개선 없어
좁은 길에 사람·물건·차량 뒤섞여
안전 위협… “보차 분리 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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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수원 못골시장 입구에서 하역 차량과 시민 동선이 뒤섞이고 있다. 오종민기자

 

22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경기일보 13일자 인터넷판 단독보도 등)를 계기로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히는 ‘좁은 통행로 구조’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화 사업은 편의시설 보강 중심으로 추진돼 오면서 정작 사고 위험과 직결되는 통행 공간의 협소함과 그로 인한 하역 시 차량·보행자 충돌 위험은 등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경기도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도는 2020년부터 전통시장의 편의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 편의시설 개선과 진입로·전기·소방 등 기반시설 보강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정작 시장 사고의 핵심 위험 요인인 좁은 통행로 구조 자체를 넓히거나, 동선 분리, 하역 차량을 위한 기본 공간을 확보하는 내용은 현대화사업 체계에 포함돼 있지 않다.

 

최근 6년간(2020년~2025년 11월)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총 109개 사업에 508억9천112만원이 투입됐지만, 비햇빛가리개·고객지원센터·화장실·공동이용시설 설치 등 편의시설 중심으로 진행돼 왔고, 시장 통로 폭을 늘리거나 하역 차량이 드나들 틈을 확보하는 구조적 개선은 다뤄지지 않았다.

 

도내 대다수 시장이 좁은 통로에 사람과 물건,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음에도 폭 확대나 보차 분리, 하역 차량 별도 공간 확보 등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협소 통행로 기반 구조’가 결국 하역 차량 진입과 이동을 어렵게 만들고, 곧바로 보행자 안전 위험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시장 통행로는 도로에 해당, 현대화 사업으로 확장 공사를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13일 사고 당시 부천제일시장 통로는 차량 한 대가 간신히 빠져나갈 정도로 좁았으며, 평소에도 같은 협소 공간에서 하역 작업이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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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부천제일시장 내부로 하역 차량이 진입하고 있다. 오종민기자

 

이날 취재진이 찾은 부천제일시장과 수원못골시장에서도 좁은 통로 사이로 하역 트럭이 사람을 비집고 드나드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사고가 난 부천제일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70대)는 “통행로가 워낙 좁다 보니 트럭이 스칠 듯 지나가 매번 놀란다”며 “비햇빛가리개나 시설 정비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고 위험을 키우는 건 이 좁은 통행로 구조 자체라서 이런 부분부터 손봐줘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수원못골시장에서 하역 작업을 하던 운전기사 B씨도 “시장 안 통로가 너무 좁아 물건과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조금만 상황이 달라져도 사고로 이어질까 늘 긴장된다”며 “편의시설이 좋아지는 것도 좋지만, 하역 차량이 드나들 최소한의 길부터 제대로 확보돼야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시장 내 통행로에서 하역작업 등이 이뤄지는 경우 노약자 등 보행 취약자의 안전에 크게 위험이 될 수 있다”며 “통행과 하역 등에 대한 동선을 구분해야 이번 사고와 같이 예상가능한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 관련기사 : [단독] 부천 오정구 시장서 1t 트럭 시장 돌진 사고…21명 사상 [영상]

https://kyeonggi.com/article/2025111358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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