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포도 품종 중에 샤인머스캣(Shine Muscat)이 있다. 반짝인다는 뜻의 형용사 ‘Shine’과 단맛이 나는 백포도주를 의미하는 명사인 ‘Muscat’이 합쳐졌다. 고향은 일본 히로시마이며 태어난 해는 1988년이다, 익는 시기는 8월 중순이다. 포도알이 크고 씨가 없다. 일반적인 포도보다 달다.
국내에는 2006년 묘목이 들어왔다. 이후 2010년대 초반부터 재배가 시작했다. 명절 선물 세트에 나오기도 했을 만큼 인기가 엄청났다. 값도 비싸다. 유럽 명품 브랜드 이름을 따 ‘과일의 에르메스’로도 불린다.
그런데 이젠 그 명성이 옛말이 됐다. 2020년까지만 해도 2㎏ 한 상자에 3만~5만원대에 팔렸지만 현재는 1만~2만원대로 가격이 뚝 떨어져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샤인머스캣 2㎏ 평균 소매가격은 1만1천572원으로 평년보다 54.6% 싸다. 지난해보다 19.1% 하락했다. 지난달 2㎏당 평균 소매가격은 1만3천314원으로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매년 10월 평균 가격을 보면 2020년 3만4천원, 2021년 3만3천원, 2022년 2만4천원, 2023년 2만1천원, 지난해 1만5천원 등으로 매년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면서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 소매가격을 다른 품종과 비교해도 그 추세는 확연하다. 샤인머스캣이 2㎏당 1만3천314원인 반면 거봉은 2㎏당 2만2천952원으로 샤인머스캣보다 72% 비쌌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떨어진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
원인은 수요공급의 법칙에서 비롯된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알려지자 많은 농가가 뛰어들면서 가격이 몇 년 만에 곤두박질쳤다. 거기에 많은 소비자들이 당도도 낮아지고 껍질도 질겨졌다고 지적한다. 품종별 재배면적을 보면 지난해 기준 샤인머스캣 비중이 43.1%로 캠벨얼리(29.3%)과 거봉(17.5%)의 2~3배다.
이 과일의 추락을 지켜보면서 서양 속담이 떠오른다. 무릇 이 세상엔 영원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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