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도지사선거, 마이너리거들의 ‘喪家 반란’

염태영·박정·권칠승·강득구...
‘우리끼리 단일화’ 이색 제언
중앙 쏠린 불공정 잡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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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 의원이 혼잣말처럼 했다. “수원 왔으니까 담판을 지어야겠어.” 파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이다. ‘李氏 喪家’에 문상차 들른 길이다. A시장, B시장도 합류했다. 언론인도 여럿 있었다. ‘요란한’ 애도(哀悼)가 끝날 때 던진 말이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이내 일어섰다. 자리에 있던 동석자들도 같이 따라 나섰다. 밤도 늦었는데 어디로 향했을까. 나중에 알았다. 담판 상대는 염태영 의원이었고, 담판 의제는 경기지사 출마 여부였다.

 

상가 밖 상황은 전언(傳言)으로 옮겨 본다. -수원 모처에서 염 의원과 만난다. A·B시장, 지역 정치인들이 있다. 도지사선거 출마 여부를 얘기한다. 한참 얘기 뒤 이런 제안이 나온다. ‘염태영, 박정, 권칠승, 강득구 포함해 단일화 하자’, ‘심판은 김영진 의원으로 하자’. 시한까지 ‘연말’로 제시된다. 다들 환하게 웃고 헤어진다.- 여기까지가 10월18일 얘기다. 중앙당은 모르는 ‘상가 반란’의 전모다. 신문에는 이날 밤 모의가 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저랬을까 싶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게 저들은 마이너리거다. 메이저리거는 중앙에 있다. 현재 민주당을 지배하는 별들이다. 6선 추미애 법사위원장, 친명 측근 김병주 의원, 한준호·이언주 최고위원.... 높은 별인지는 모르겠고, 저 멀리 떨어진 별은 맞는 거 같다. 모두가 중앙에서 몸집을 키웠다. 언론 비중도 중앙이 크다. 이런 중앙 언론과 중앙 정치가 고착시켜 온 구도다. 이 구도에서 ‘이씨 상가’ 정치인들은 마이너리거가 맞다.

 

이게 정치 현실이잖나. 경선은 정치고, 정치는 권력이다. 권력은 중앙에 있고, 거기 중앙 정치가 있다. 그런데 이건 경기지사선거다. 도백(道伯)의 조건에 중앙 정치가 있나. 이인제, 임창렬,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김동연.... 경기도 정치인들이었다. 안양·광명·부천·수원이었다. 성남시장 출신 지사도 있었다. 잘했다. 경제부총리 출신도 두 명 있었다. 다 잘했다. 세계를 돌며 100조 투자 끌어오는데, 무슨 중앙 정치가 필요한가.

 

한번 보자. 염태영 시장은 전국 최대 수원시 3선 시장이다. 최고위원도 했고, 경제부지사도 했다. 박정 의원은 파주에서만 3선이다. 경기도당 위원장도 했고 경기 북부 350만명의 대표다. 권칠승 의원도 화성에서 3선이다. 경기도의원을 했고, 장관까지 했다. 강득구 의원은 안양의 재선 의원이다. 도의원도 했고, 부지사도 했다. 예습(豫習) 없이 즉시 도정에 투입될 재원들이다. 경기도 직제표 외우다가 4년 허송할 낙하산과는 다르다.

 

이런 재원들을 떼어 놓고 있다. 군소 후보라며 밀어내고 있다. 하도 들으니 이제 그런가 싶다. 시종일관 불공정 게임 아닌가. 스포츠였다면 진작에 무효감이다.

 

‘상가 반란’을 응원하는 이유다. 박정의 경기도, 염태영의 경기도, 권칠승의 경기도, 강득구의 경기도가 펼쳐질 경선을 보고 싶다. ‘난데없는’ 낙하산들의 급조된 경기도보다 훨씬 촘촘할 거다. 당(黨)도 막으면 안 된다. 막을 필요가 없다. 작은 경선이 있어야 큰 경선이 성공한다. 빈약한 공약을 풍성하게 채워갈 수 있다. 떠났던 도민을 구석구석 긁어 모을 수 있다. 전례가 없다지만, 그래서 더 경기도 민주당이 시도해볼 만한 거다.

 

염·박·권·강.... 모두가 도청을 보고 있다. 많은 도민도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경기도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한마디할 무대를 안 준다. 그러니 스스로 만들어 보자는 거다. 응원하는 도민은 많다. 내 동네 인재를 내 동네 도지사로 만들고 싶다는 민심이다. 여론 조사도 좋고, 토론 대결도 좋고, 담판 합의도 좋다. 어차피 조용히 갔을 때 승률은 ‘0%’다. 이를 흔들어 볼 마지막 수가 ‘마이너리거 경선’이다.

 

主筆  김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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