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 부족에 정신질환·취약계층 지원 축소…복지정책 ‘전면 재설계’ 필요 내년 ‘정신질환자 지원’ 2억원↓ 동료지원가 양성·무료이동진료 등 경기도 재정 부족에 ‘전액 중단’ 道 취약계층 정책 ‘재설계’ 필요
경기도가 내년도 예산을 조정하면서 정신질환자, 장애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던 핵심 복지 사업이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 재정 악화가 이유이지만 실질적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 정신질환자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6억400만원에서 내년 4억1천370만원으로 2억여원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동료지원가 양성사업’과 ‘가족지원활동가 사업’ 등 두 가지 사업이 전액 삭감됐다.
도는 2024년부터 ‘피어가(Peer-ga)’ 양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피어가는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이 서로 커뮤니티 안에서 회복을 돕는 체계로 가족의 심리적 부담을 덜고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중 동료지원가 양성사업은 회복 경험이 있는 정신질환 당사자가 또 다른 당사자에게 상담·동행·프로그램 참여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들은 위기 대응, 재발 방지, 일상 복귀 지원 등 실질적 회복 활동을 해 왔다.
가족지원활동가 사업은 가족 간 공감·정보 제공·가족나눔전화 운영 등을 통해 장기돌봄으로 소진된 가족을 돕는 사업이다. 이 두 사업 모두 정신질환자와 가족을 위한 ‘최전선 지원’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경기도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사업을 전액 중단했다.
무료이동진료사업도 사라졌다. 의료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구강검진과 치료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올해 11억원의 예산으로 1월부터 10월까지 689차례, 1만2천여명이 도움을 받는 큰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도는 시·군에서도 유사 사업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내년부터 사업을 중단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31개 시·군 중 23곳만 유사 사업을 운영하고 나머지 여덟 곳은 제도 공백 상태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사회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가장 소외된 이들을 우선 지원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단체장들은 예산 문제에 부딪힐 경우 보통 반발이 적은 사업부터 줄이거나 일몰시키는 경향이 있어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정치적 성과만 우선적으로 펼치는 게 아닌 취약계층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금이야말로 도는 약자를 살피는 정책을 재정비하고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