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그날, 그밤의 기억…요동쳤던 경기 정가 [계엄 1년, 그날의 기억]

국가적 위기 겪으며 존재감 커진 경기도
김동연 지사·김진경 의장 ‘긴급회의’ 분주
계엄해제 실패 대비 도청사·도의회 사수
민주당 도의원, 국회로 발걸음 방어선 역할

지난해 12월4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고영인 경제부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령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경희기자
지난해 12월4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고영인 경제부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령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경희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1년 이후 경기도 정가는 정치권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면서도 중앙정치의 붕괴를 막을 유일하고도 막강한 대체제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평가가 가능했던 건 그날, 그 밤. 분주했던 경기도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3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도 정치인들은 안팎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우선 김동연 지사와 김진경 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시흥3)은 곧장 도청과 도의회 청사로 달려왔다. 김 지사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고, 그 사이 김 의장도 내부적인 논의를 마쳤다. 4일 새벽부터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아 긴급회의 형태로 서로의 대책을 공유하고 논의했다.

 

그리고 이들은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두 사람이 도청사와 도의회 청사를 사수하고자 나선 건 경기도의 지리적 특성과도 연관돼 있다. 당시 김 지사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사 폐쇄 지시를 받았다. 도의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봉쇄된 국회에서 계엄 해제를 위한 시도가 실패했을 경우 최후의 보루로 인접한 경기도의 청사와 도의회 본회의장이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었다. 계엄 무력화의 제1기지로 경기도가 부상한 것이다.

 

당시 수도권 중 하나인 인천의 경우 광역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장이 모두 대통령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던 반면 경기도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점도 그날 경기도의 밤을 더욱 분주하게 했다.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곧장 국회로 향했다. 봉쇄된 국회가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빠르게 국회로 향할 수 있는 이들이 경기도 소속 정치인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당시 도의회는 그해 마지막 회기가 진행되고 있었고, 2025년도 경기도 본예산안 심사가 진행 중이던 상황이라 비교적 많은 정치인들이 수원에서 국회와 용인으로 향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서울이 무너질 경우 차선의 정치적·상징적 중심지로 경기도가 가진 무게감이 컸기 때문에 경기도를 통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도가 청사 폐쇄를 따르지 않았던 것에서 드러난) 핵심은 지방정부의 자율적 판단이 민주주의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고도화될수록 지방정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걸 경기도가 증명한 셈”이라며 “중앙이 무너져도 지방이 연합해 민주주의의 질서를 방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 강화는 결국 선택이 아닌 민주주의의 생존 조건”이라며 “(이번 계엄을 계기로)경기도는 인구·행정력·상징성 측면에서 서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방어선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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