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370만 건 털린 쿠팡…여야 ‘부실 대응’ 싸늘한 질타

유출 규모 축소 논란... ‘노출’ 표현 도마 위에
여야 “솜방망이 처벌로 플랫폼 책임 못 막아”

박대준 쿠팡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대준 쿠팡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2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초래한 쿠팡의 부실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박대준 쿠팡 대표와 브랫 매티스 최고보안책임자(CISO) 등을 상대로 책임을 추궁했다.

 

회의에서 가장 먼저 지적된 것은 유출 규모였다. 쿠팡이 처음 발표한 4천536건에서 실제 유출량이 3천370만건으로 급증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야는 사실상 전 국민적 피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3천370만개면 성인 이용자 대부분의 정보가 빠져나간 것”이라며 “아이들 빼고 쿠팡 쓰는 사람 거의 다 털린 셈”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휘 의원도 “이 정도면 심각한 정보 내란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 역시 “국내 전자상거래 역사상 이런 대규모 유출은 처음”이라며 사태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사고 공지 과정에서 쿠팡이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대목도 의원들의 공세를 불렀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아직도 안내문에 ‘노출’이라고 적혀 있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고, 같은 당 이훈기 의원도 “이런 대형 사고 앞에서조차 책임을 축소하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생각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질의 과정에서는 쿠팡 측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박 대표와 매티스 CISO가 여러 질문에 “수사 중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답변을 되풀이하자 회의장은 한때 냉각됐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남양주갑)은 “경찰 핑계를 대며 답변을 회피하면 청문회를 열겠다”며 “박대준 대표는 물론 실질 소유자인 김범석 의장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경고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인정보보호 제도 손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10년 동안 운영됐지만 인정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며 고의·중과실을 인정·추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촉구했고,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도 “현재 규정으로는 과징금이 고작 수십억원 수준에 그친다”며 “솜방망이 처벌로는 대형 플랫폼의 책임성을 높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내내 거센 질타를 받은 박 대표는 “한국법인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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