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또 불…영풍 석포제련소 잇단 화재에 ‘관리 부실’ 논란 확산

영풍석포제련소 전기동 배관 화재 현장. 경북소방본부 제공
영풍석포제련소 전기동 배관 화재 현장.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약 한 달 만에 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총체적 관리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시설 특성상 작은 불씨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지역사회 불안이 커지는 분위기다.

 

3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8분께 석포제련소 전기동 외부 배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배관 일부를 태우고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경찰과 함께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제련소에서는 지난달에도 고압(3천V) 배전반 7기가 소손되는 화재가 발생해 철콘조 전기실 일부가 그을리고 약 2천3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자 “제련소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2023년 11월에도 용해공장 내부에서 불이 나 지붕 등을 태웠고, 2022년 11월에는 주조1공장 내부 용융로가 폭발해 소방인력 40여명이 투입되는 등 사고가 반복됐다. 아연 제련 과정에는 황산 등 위험 화학물질이 대량 저장되기 때문에 화재 시 환경오염뿐 아니라 인명피해로 번질 위험이 높아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석포제련소에서는 화재 외에도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왔다. 2023년 12월에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탱크 모터 교체 작업 중 비소 중독으로 사망하고 동료 3명이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대구지법은 지난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 대표이사와 전 제련소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원청 대표가 구속기소된 두 번째 사례다. 재판부는 “방독마스크 미착용 등 문제는 반복적으로 지적된 사안으로, 안전보건체계를 점검했다면 충분히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환경 분야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1년 영풍이 2019년부터 2년간 특정수질유해물질(카드뮴)을 낙동강 등에 유출했다며 약 28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영풍은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다투고 있다. 2019년에도 폐수 유출로 행정처분을 받았고, 올해 2~4월에는 관련 조치로 58일간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반복되는 사고와 조업중단 여파로 제련소 가동률은 올해 3분기까지 40%대(40.66%)에 머물렀다.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영풍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천600억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안전·환경관리 미흡으로 사고가 반복되는 만큼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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