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공감, View] 사라지는 것들의 온기 外

#1.  사라지는 것들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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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공기 속,

연기는 천천히 하늘로 번진다.

 

말없는 손길이 흙을 일구고

그 숨결은 들판 위에서

연기로 피어난다.

 

사라지지만 남아 있는

하루의 무게가

흰 연기 속에 스며 있다.

 

한 해를 갈무리하는 시간,

흙과 연기 사이에서

조용히 따뜻해진 마음 하나.

 


#2. 12월의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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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고요의 시간!

흔들림 없는 적막 속

사라진 시간들이

물 아래 깊게 눕는다.

 

나무의 그림자는

제 지난 계절을 더듬고,

 

빛은

겨울의 가장 얇은 경계를

천천히 어루만진다.

 


#3. 창가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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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것들과

머무는 것들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침묵의 모서리에 마음을 그대로 둔 채

 

어쩌면 우리는 늘

이와 같은 틈에 서 있다.

 

창가의 빛처럼,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시간의 속도를

오히려 또렷하게 드러내며...

 


#4. 12월의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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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들판에서는

모든 것이 이미 한 번씩은 

끝을 지나온 얼굴을 하고 있다.

 

꽃이었던 자리는 솜처럼 부풀어 오르고,

생의 중심이었던 줄기는 비어 있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화려함이 아니라

떠날 준비를 마친 씨앗들의 고요한 질서다.

 

이 하얀 솜털들은

더 이상 피어나기 위한 장식이 아니다.

 

바람을 만나기 위해 

몸을 가볍게 만든 흔적이며,

머무름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형식이다.

 

살아 있음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놓아주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들은 말없이 증명한다.

 

비어 있음에도 가볍지 않다.

 

비워진 자리마다

지나온 시간의 밀도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홍채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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