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故 양평 단월면장의 마지막 심경...“난 모든 걸 잃었다”

본보, 특검 조사 후 숨진 故 정희철 면장 유서 21장 단독 입수
일기 형식으로 조사 과정 정리...곳곳에 괴로움과 억울함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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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가 단독 입수한 故 정희철 단월면장의 유서 일부. 김시범기자

 

특검 조사 후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정희철 양평군 단월면장은 그가 남긴 일기형식의 21쪽 분량의 유서에서 특검의 강압수사와 회유 등을 강하게 주장하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유서에서 특정 수사관의 이름을 네 차례 반복하며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다고도 했다.

 

또 수사관이 양평공흥지구 개발부담금 특혜의혹과 관련해 수사 타겟이 당시 군수였던 김선교 현 국회의원이라고 했다는 주장도 폈다.

 

다음은 고 정희철 면장이 특검 수사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 10월3일부터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인 9일까지 일기 형식으로 작성한 유서 중 이미  지난달 10일 공개된 내용, 유족과 관련된 부분, 고인의 명예와 신상 등 내용을 제외하고 순서대로 정리한 내용이다.  

 

▲ 유서 2장

To. 김선교 의원님, 본의아니게 심문과정 중 계속 회유받고 얼떨결에 맹공 상태에서 계속된 심문으로 지쳐있을 때 무의식 중에 (김선교) 군수님 공흥지구 아파트 개발부담금 관련해 잘봐달라는 식으로 제가 이야기 했습니다.

각본에 넘어간 것 같다. 수사관들이 득달같이 목적을 이루었으니 심문조서를 작성하고, 말도 안되는 얘기를 쓰고 도장을 찍고 사인하라고 했다.

당시 (저는) 공황장애, 심신미약상태라 잠도 못자고 멍한 상태였다. 14시간가량 심문받았다. 저 때문에 (의원님이) 피해보는 것을 원치 않다. 바보같다. 살기 싫다. 후에 심문조서 정정을 요청한다.

 

▲ 유서 5장(10월2일 받은 특검조사 내용)

(특검조사에서) 김선교 부르라 회유했다. 타겟은 김선교니 시킨거라고 얘기해라, 그런 사실이 없다고 몇 번을 얘기했다. 조사장 밖에서 (담배피는 장소) 30분이상 그런사실이 없다고 (수사관에게)얘기했다. 이 사람 안되겠네라고 (○팀장이) 했다.  군수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수차례 이야기 했다. (수사관들이) 조사실에서 특검법에 얘기해줬다. 김치찌개에 두 숟가락의 밥을 먹고 커피로 배를 채웠다. ○○○ 주무관은 살려야지 하면서 짜여진 각본에 넘어가는 것 같다

 

▲ 유서 7장

아무리 특검이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나 ○○○이나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 유서 8장

○○○이 계속 다그친다. (당시) 군수한테 보고하고 어디서 만났냐?, 보고는 과장님이 하지 난 안했다고 했다. 만난 사실이 없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다. 반말로 계속 억압한다

 

▲ 유서 9장 (○○○ 수사관 3번째 언급)

11시쯤 되니 힘들고 멍한 상태에서 이 곳을 벗어나서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이 든다. ○ 수사관이 조서를 치며 말을 조정해서 불리한 얘기만 한다. 공포, 험한 분위기…, 시행사(시엑스?)에서 시킨대로 해주라고 지시한 거라고 미리 조서를 (수사관이) 작성해두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 각본에 당했다. 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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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가 단독 입수한 故 정희철 단월면장의 유서 중 일부.

 

▲ 유서 10장

조서 마지막 부분 전혀 사실이 아니다. 회유·협박으로… 그런 적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 (수사관)3명이 추가해서 조서를 꾸민다. 이게 수사기법인 것 같다. 도장은 ○수사관에게 주었다. 이젠 끝이 나는 것 같다. 특검 반장이 (내게) 와서 봐준다고 한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최선을 다한 것밖에는 없는데…

 

▲ 유서 11장

혼자 사니 뭔가를 써놓아야 될 것 같다. ○, ○○, 의원님, 친구에게 유서같지 않은 유서를 썼다. 죽고싶다. ○○○, ○○○, ○○ 등 죽는 방법을 생각했다

 

▲ 유서 12장

인터넷에 ○○, ○○○, ○○○, ○○ 투신 등 검색했다. 사실이 아닌데 진술한 게 죽도록 싫다. 의원님한테 조금이라도 피해주는 게 싫다. 내가 왜 그랬을까. 계속 고민한다. 미치겠다. 10월 6일 5시 정희철

 

▲ 유서 13장

조사시간 12시간 넘으니 모든 게 멍하고 바보같다. 미쳐버릴 것 같다. 죽어야지 생각한다. 사람이 이래서 죽는구나 생각이 든다. 잘못된 진술해서 자책감에 ○보좌관에게 10월 4일 오후 잘못했다고 했다. 대응해 준다고 했다. 남에게 피해주기 싫다.

 

▲ 유서 14장

수사에 놀아난 것 같다. 개발부담금은 당시에 일도 많고 경험이 없었다. 절대 누구의 지시와 강요도 없었다. 군수나 정치에( 때문에) 한 게 아니다. 고의성이 없으니. 수사기법에 넘어간 거 같다. 공포분위기, 회유, 강요에 의해 없는 것을 내가 진술한다.

 

▲ 유서 15장

변호사가 필요하다. 이러다 죽겠다. 초기대응을 너무 잘못했다. 후회스럽다. 혼자서는 대응못하겠다. 혼자서는 수사 못받겠다. 변호사 필요하다. ○○○ 변호사와 상담한다

 

▲ 유서 16장 (수사관들이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강요하고 기록했다는 증언)

진짜 잘못되는 것 같다. 개발부담금은 실무자가 하는 것이라 관여할 수도 없고 지시사항도 아니다. 절대 누가 개입한 게 아니다. 조사 잘못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의 조사가 사실이다. 특검은 없는 사실 조작해서 만드는 느낌이 든다. 방어를 하려면 얘기를 들어봐야하는데 연락도 하지말고 만나지도 말란다

 

▲ 유서 17장

고의로 한 게 아니다. (특검 수사관 측이) 지시에 의해 한거라고 강요, 거짓 진술을 시켰다. TV,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인 지 알았다. 법치주의가 아니다

 

▲ 유서 18장

내가 죽어서 개발부담금이 해결됐으면. 내 운명은 여기까지

 

▲ 유서 19장 (단월면장의 삶, 이야기)

변호사를 미리 만났어야 했는데… 행정파트에서만 근무했지 법쪽으로는 문외한이었다

 

▲ 유서 20장 (10월 9일 작성)

추석 연휴가 고통이었다. 조사받고 난 모든 것을 잃었다. 바보됐다. 명예로 살아온 것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처럼 죽고싶다. 쪽팔리게 사는 것이 싫다. ○○○ 수사관 너무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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