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행정복지센터 모금함 도난 일부선 관리 부담에… 설치 꺼려 적십자는 디지털 기부 방식 전환 오프라인·현금 기부 방식 現 체계 관리 기준·책임 구조 재정비 필요
연말마다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시민들의 온정이 모이는 무인모금함이 절도 범죄에 노출되면서, 오프라인·현금 기부 방식 전반의 관리 체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현금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서 설치 장소를 불문하고 관리 기준과 책임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1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등 공동모금단체에 따르면 무인모금함은 시청·구청·동행정복지센터와 은행 등 시민 접근성이 높은 장소를 중심으로 설치돼 왔다. 연말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를 받기 위한 취지에서다. 관리 인력이 상주하고 폐쇄회로(CC)TV 등 보안 시설이 갖춰진 관공서와 금융기관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설치 장소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달리 8일 오전 8시30분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매탄2동 행정복지센터에 비치된 사랑의열매 무인모금함에서 현금 도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절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관공서 내부에서 발생한 사례로는 이례적이어서, 공동모금단체들 사이에서는 무인모금함 설치·관리 기준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관공서와 협력해 모금함을 CCTV가 잘 보이는 위치에 설치하고 수거 주기를 명확히 하는 등 관리 매뉴얼을 보완할 계획”이라며 “기부문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무인모금함 설치를 둘러싼 부담이 이미 누적돼 있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된다. 관리 책임이 불분명하고 도난·훼손 시 설치 기관이 민원 대응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공동모금단체 관계자는 “이전부터 일부 기관에서는 관리 부담을 이유로 연말 모금함 설치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이러한 흐름이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무인모금함을 노린 도난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2019년에는 부천을 포함한 수도권 은행 31곳에서 사랑의열매 모금함만을 노린 절취 사건이 발생했고, 2015년에는 광주에서 대한적십자사 무인모금함이 통째로 사라지는 사건도 있었다. 제주에서도 은행과 주민센터 등을 돌며 모금함을 훔친 사례가 적발되는 등 유사 범행이 이어져 왔다.
대한적십자사는 2023년부터 무인모금함 운영을 중단하고 온라인·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기부 방식으로 전환했다. 반복되는 절취 위험과 관리 책임을 감안할 때 오프라인 무인모금함 방식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인모금함은 현금 기반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범죄에 취약하다”며 “고정 장치 설치, 관리 책임자 지정, CCTV 노출 강화 등 최소한의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