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우세 지역·공천 순번 따라 이동...예비후보 8명 중 1명, 선거구 연고·활동 無 ‘공천이 곧 당선’ 구조… ‘이동 전략’ 부채질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경기도 정치판에는 묘한 이동이 반복된다. 지역 현안을 품고 주민 곁에서 성장해야 할 단체장 및 지방의원 후보들이 살아온 자신의 동네를 떠나 ‘당선이 유리한 곳’을 찾아 선거구를 옮기는 장면이다. 특정 정당의 우세 지역과 공천 순번을 따라 움직이는 이른바 ‘정치판 유랑자’가 나타난다. 지역보다 공천이 앞서는 구조 속에서 선거구는 삶의 터전이 아닌 전략의 대상이 되고 있다.
25일 경기일보가 2022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 31개 시·군 단체장 예비후보자 약 130명의 출생지와 주요 활동 이력을 분석한 결과 정보가 나오지 않는 후보를 제외하고도 최소 16명이 해당 지역과 뚜렷한 연고가 없는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된 정보만을 기준으로 해도 예비후보자 8명 중 1명꼴이다.
주요 사례로 강원도 출생의 한 예비후보는 전라도와 서울에서 학업을 마친 뒤 경기도내 한 지자체에서 시장을 지냈지만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재임 지역이 아닌 또 다른 경기도내 시·군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경북 출생의 한 예비후보는 과거 대구에서 국회의원선거에 도전했고 이후 경기도내 한 지자체에서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으나 지방선거에서는 해당 지역이 아닌 경기도내 인접 시·군에서 단체장에 출마했다. 충북 출신의 예비후보는 경기도에서 활동 이력이 없음에도 경기도내 지자체장선거에 도전했다가 공천에서 탈락하자 전북으로 주소지를 옮겨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초의원선거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이동이 확인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 기초의회 전직 의원은 경기도의원 공천이 무산되자 경기지역 시의원선거로 방향을 틀었고 경쟁 구도가 불리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거주지가 포함된 선거구 대신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접 선거구를 선택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오랜 기간 한 동네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현직 시의원이 정당 지지세와 공천 순번을 고려해 8회 지선에서 선거구를 바꾸는 선택을 했다.
이 같은 사례는 모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지역 대표성이 약화되고 선거가 정책과 인물 경쟁이 아닌 공천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정치인은 지역에 뿌리내리기보다 지도 위에서 유리한 칸을 찾는 ‘이동 전략’에 몰두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도내 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의 경우 정당 간 판세가 이미 굳어 있는 곳이 많다 보니 후보 입장에서는 지역 연고보다 공천이 훨씬 중요해졌다”며 “결국 공천제도가 정치인의 지역 이동을 구조적으로 유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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