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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오디세이] 태도는 관계에서 결정된다

안동찬 새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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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능력이나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태도로 쉽게 평가한다. 태도가 중요하다. ‘친절하다. 무례하다. 냉소적이다. 밝다, 어둡다. 적극적이다. 소극적이다’라는 말은 모두 태도에서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다. 그런데 태도가 개인의 의지나 성품이나 교육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은 오래전부터 ‘태도는 혼자 만들어지지 않고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고 했다. 애착 이론의 창시자 존 볼비는 인간이 세상을 대하는 기본 태도는 어린 시절 맺은 ‘안전한 관계’에서 결정된다고 봤다.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있을 때 사람은 탐색하고, 도전하고, 기다릴 수 있다. 그러나 관계가 불안정하면 태도는 조심스러움이 아니라 방어가 된다. 이 이론은 교실, 가정, 직장 어디에서나 반복 확인된다. 안전한 관계 안에 있는 사람은 말투가 낮고 선택이 느리다.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늘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환경에서는 태도가 예민해지고 날이 선다. 그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을 대하는 태도의 결과다.

 

신약성경 중에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 빌립보서의 말씀이다. “내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으로 여러분 모두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께서 내 증인이십니다.”(빌 1:8)

 

연애편지 마지막 문장으로 적으면 당장이라도 결혼 승낙을 받아낼 수 있을 정도의 애절한 표현이다.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왜 이토록 부드러웠던 것일까. 우리 중에 바울을 만나 본 사람은 없지만 바울이 쓴 성경을 읽어 보면 대체로 바울은 근엄하고 엄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유독 빌립보서에서 발견하는 바울의 모습은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운 모습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빌립보 교인들이 바울을 그런 사람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한 사람의 목회자의 스타일은 그 교회가 만들어간다. 같은 목사님을 두고도 어떤 사람은 ‘인자한 목사님’이라고 하는 반면 어떤 교인은 ‘엄격한 목사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목사님이 이중적인 태도로 교인을 대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두 사람의 평가가 다른 것은 목사님과 맺은 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빌립보교회는 바울에게 기쁨을 주는 교회였고 고린도교회는 바울에게 근심을 주는 교회였다. 그래서 고린도교서에서 발견하는 바울은 아주 엄격하고 단호한 모습이다.

 

태도는 관계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람의 태도를 너무 쉽게 판단하지 말고 “왜 저렇게 행동할까”보다 “저 사람은 지금 누구에게도 안전하지 않은 건 아닐까” 이 질문을 먼저 해 보자. 신뢰 없는 조직에서 태도는 계산이 되고 의미 없는 일상에서 태도는 무기력이 된다. 태도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태도를 바꾸고 싶다면 훈계보다 관계를, 지적보다 신뢰를 먼저 맺어야 한다.

 

사람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만 가장 인간다운 태도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새해 목표는 ‘웃으면서 말하기, 먼저 인사하기, 악수할 때 눈을 맞추기’로 좋은 관계로 사람을 만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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