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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 축사 민민갈등에도…지자체는 ‘나 몰라라’ [집중취재]

2020~2022년 도내 축사 관련 악취 민원 약 5천건 달해… 안성·화성서 대부분
가축분뇨 냄새 시·군 경계 넘어 확산...일시 과태료 등 ‘사후약방문’ 대책뿐
농식품부 “냄새 저감 컨설팅 등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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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축사에서 발생한 악취가 인근 주거지로 확산되면서 도내 곳곳에서 주민들 간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28일 안성시 한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축산 시설들. 김시범기자

 

겨울철 축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축분뇨 악취가 도심 주거지로 여과 없이 확산하면서 주민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안고 있는 지자체들은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아닌, 기계적인 수치 측정과 일시적 과태료 부과에만 매몰돼 사실상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오전 찾은 안성시 공도읍 일원.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 내부로 순식간에 분뇨 냄새가 밀려들었다. 환기 후에도 한참 동안 옅어지지 않을 만큼 강렬한 악취를 내뿜는 이곳은 인근 축산농가의 냄새가 기류를 타고 유입되는 대표적 민원 지역이다.

 

악취는 행정 구역의 경계도 가리지 않는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안성시는 물론 인접한 평택시까지 광범위한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화성특례시 비봉면 유포리와 남전리 등 북서부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신도시 입주와 맞물려 축사 환경 개선이 주민들의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쾌감은 극에 달하는 상태다.

 

경기도내 축사 관련 악취 민원 수치는 ▲2020년 1천731건 ▲2021년 1천466건 ▲2022년 1천762건으로 3년간 약 5천건에 달한다.

 

이러한 악취는 축산농가 시설 노후화,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주로 발생해 신도시 인근 축산 밀집 단지인 안성(973건), 화성(883건)에서 대부분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주민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대응책은 ‘사후약방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지자체는 민원 접수 후 현장 점검을 통해 포집한 공기가 법적 배출허용기준(희석배수 15배)을 초과할 때만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린다.

 

문제는 현행 법적 기준과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농도 사이의 극심한 괴리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 광역환경관리사업소가 점검한 농가 450개소 중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사례는 단 8%(38건)에 불과했다. 기준치 이내로 판정될 시 심한 악취가 나더라도 관리를 당부하는 구두 권고 외에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심 내 축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지만, 시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에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 축산환경자원과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한 농가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하고는 있지만, 현장에선 농가 전체에 대한 악취가 아닌 핀셋식  조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냄새 저감 컨설팅이나 실증 사업 등 악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악취저감 설치비 ‘억’소리… 축산농가 ‘곡소리’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1285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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