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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있으나 마나한 교권보호위... 이름값 하도록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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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다. 이때부터 교사의 교단도 흔들린다.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가 있지만 이름뿐이다. 제대로 된 처분도 못하니 보호는 기대할 수 없다. 처분을 해도 구속력이 없다. 신고를 당한 교사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경찰서 소환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어폭력 등이 기다린다. 일단 신고된 사안은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두 검찰로 넘어간다. 교사들이 끝내 ‘맞고소’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학교가 아니라 무한 법정 다툼의 전장이다.

 

지난해 1학기 인천 교보위 결정 이행 결과를 보자. 처분을 받은 학부모 10명 중 3명 정도만 이행했다. 교보위는 두 가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1호 처분이 서면 사과 및 재발 방지 서약이다. 특별교육 이수 및 심리치료 등은 2호 처분이다. 그러나 이들 결정 모두 사실상 효과가 없다. 1호 처분은 특성상 이행 여부가 모호한 데다 서약의 실효성도 없다. 대충 사과문을 쓰고 행동은 변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2호 처분 불이행에는 과태료 처분이 있지만 사실상 부과가 이뤄지지 않는다.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불참 시 교육당국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1회 100만원, 2회 200만원, 3회 이상 300만원 이하다. 그러나 강제사항이 아니다. 교육당국도 학부모 민원 등을 우려해 과태료를 부과하려 하지 않는다. 인천시교육청이 2호 처분 불이행으로 학부모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아직 없다.

 

교보위의 처분이 있으나 마나 하니 학부모들은 한발 더 나아간다. 교보위 결정이 나자마자 교사를 아동학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소한다.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민원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인천에서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건 대부분은 정당한 생활지도로 결론난다. 10건 중 7건꼴이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있다. 17조는 아동학대 사안에 대해 교육감이 직접 살펴보고 판단토록 했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 판단을 통보한다. 2023년 이후 인천시교육감이 123건의 아동학대를 살펴봤다. 86건(70%)을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했다.

 

현재의 교보위로는 교사들을 충분히 지켜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되레 교보위 결정 이후 교사들은 고소와 민원에 시달린다. 결국 교사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면 학부모를 맞고소하는 수밖에 없다. 인천시교육청은 교권보호위 처분이 계도성이라 한다. 고소, 맞고소 마당에 계도가 통할까. 교권보호위원회, 이름값 하도록 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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