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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 이름표 달았지만… 재정은 곤두박질 [경기지역 재정 성적표②]

행·재정 특례 부여 위해 도입됐지만 특례시 명칭 무색, 재정 자율성 악화
부동산 의존·국도비 사업 등 확대...민선 1기 재정자립도 70~90%
2025년엔 30~50%대로 내려앉아 국가사무와 함께 예산도 넘어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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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4개(수원·화성·용인·고양) 특례시의 재정자립도는 경기도 평균(62.8%)을 밑돌고 그중 고양특례시는 전국 평균(48.6%)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도내 각 특례시청에 설치된 현판 및 표지석 모습. 윤원규·홍기웅기자

 

‘특례시’는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 수요를 반영한 일부 행정·재정 특례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지난 2022년 수원·용인·고양·경남 창원이 처음 특례시로 지정됐고, 지난해 1월 화성시가 합류했다.

 

하지만 특례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이 지역 재정 자율성은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경기 지역의 수원·용인·고양·화성 등 4곳의 특례시는 민선 1기 출범 당시 재정자립도가 70~90%대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30~50%대로 크게 낮아졌다. 예산 규모는 커졌지만 국·도비 보조사업 확대에 따른 이전재원 의존이 급증하며, ‘덩치는 커졌지만 스스로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든 재정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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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2025년 4개 특례시 재정자립도(개편 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10일 경기알파팀 취재를 종합하면 2025년 기준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특례시는 화성시(58.5%), 가장 낮은 곳은 고양시(37.1%)다. 수원시는 50.4%, 용인시는 53.9%를 기록했다.

 

이들 특례시 재정자립도는 모두 경기도 평균(62.8%)을 밑돌며, 특히 고양시는 전국 평균(48.6%)보다도 낮다. 격상된 행정 지위와 달리, 재정 지표는 여타 시·군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수원과 용인, 화성은 삼성전자·반도체 산업의 업황에 재정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00년대 중반과 2010년 전후에는 재정자립도가 상승했지만, 업황이 꺾일 경우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실제 수원특례시는 2023년 삼성전자 실적 악화로 지방법인세를 징수하지 못하자 2024년 재정자립도 50.7%를 기록했다.

 

용인특례시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장기 성장 동력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SK하이닉스 선행 입주에 따른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 비용이 우선 세출예산에 반영되면서 재정 운용의 부담이 선제적으로 나타나는 구조다. 다만 이후 기업 입주가 본격화될 경우 세수 확대를 통해 재정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부에서 제기된다.

 

화성특례시는 동탄 신도시 개발과 인구 급증, 산업단지 조성 효과로 4개 특례시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재정자립도를 유지해 왔다. 다만 신도시 인구 유입으로 복지·기반시설 지출이 빠르게 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업황 악화도 재정자립도 하락의 요인이 됐다. 

 

고양특례시는 1998년 재정자립도 94.1%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향세를 이어갔다. 지방세 등 자체수입도 증가분 대비 국·도비 보조사업 매칭비용, 복지사업비 지출이 더 빠르게 늘면서다. 특히 2024년에는 기업 실적 부진과 부동산 거래 침체에 따른 지방소득세 감소가 겹치며 재정자립도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례시의 재정자주도 역시 비슷한 하락세를 보인다. 2000년대 중반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5년 기준 수원 60.3%, 고양 55.9%, 용인 63.2%, 화성 65.8% 수준에 머물렀다.

 

신유호 단국대 공공경영대학원 주임교수는 “특례시는 지방정부가 스스로 행정을 운영하라는 취지로 만든 제도지만, 실제로는 국가 이양 사무만 늘고 이를 뒷받침할 재정은 충분히 따라오지 않고 있다”며 “국가 사무가 내려오면 예산도 함께 넘어와야 하는데, 여기서 불균형이 발생하며 재정 자립도 등이 하락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세수 내리막’ 배고픈 특례시… 몸집만 커진 ‘속빈강정’

이처럼 특례시 전반의 재정 지표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각 도시의 재정자립도 하락 배경과 특징은 산업 구조와 도시 특징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4개 특례시의 재정 구조를 하나씩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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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 변화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수원특례시 : 삼성 업황에 흔들리는 자립도

수원특례시는 1995년 재정자립도 88.4%라는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50%대까지 재정자립도가 하락했지만, 2003년 58.4%에서 2004년 63.0%로 재정자립도가 4.6%포인트 급등하며 반등했다. 이는 삼성전자 ‘애니콜 신화’와 반도체 가격 회복 등 업황 호조에 따라 지방세 수입이 2003년 2천754억여원에서 2004년 3천135억여원으로 13.8%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여기에 광교신도시 개발 기대에 따른 취득세 수입 확대가 맞물리며 상승 폭을 키웠다. 당시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지방채를 상환하는 등 재정 건전화 정책을 병행한 점도 재정자립도 개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 구조는 삼성전자 업황에 따라 출렁였다. 수원시는 2021~2022년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로 1천억~2천억 원대 세수를 확보했지만, 2023년 삼성전자 실적 악화 이후 2024년에는 법인지방소득세가 사실상 ‘0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 결과 지방세 수입은 1조1천60억원에서 9천500억원으로 1천500억원 이상 줄었고, 재정자립도는 50.7%까지 떨어졌다.

 

수원특례시는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의 전반적인 하락 원인으로 중앙정부 주도의 복지예산 확대를 지목하고 있다. 국·도비 보조사업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예산 규모는 커졌지만, 자체수입 증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상대적인 자립도가 낮아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설명이다. 제도적으로 특례시에 부여된 별도의 재정 권한이 없고, 행정적 지위 역시 도 산하 기초자치단체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재정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셈이다.

 

수원특례시는 제도 개선 과제로 교부세 산정 방식과 조정교부금 배분 구조의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현행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은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의 차액을 기준으로 하지만, 특례시가 부담하는 도시철도 운영, 대기환경 관리, 대규모 사회복지, 광역 기반시설 유지 등 추가 행정 수요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특정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조성과 기업 유치, 신규 세원 발굴 등 세원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며 보다 안정적인 재정 구조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아울러 정부가 조정교부금 재원 규모를 확대해 기초자치단체의 자주재원을 실질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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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특례시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 변화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용인특례시 : 기반시설 부담이 먼저…반도체 호황을 기다리는 용인

용인특례시는 1995년 민선 1기 출범 당시 재정자립도 70.2%로 출발했다. 이후 대규모 택지개발과 인구 증가에 힘입어 1998년 87.8%까지 상승하며 빠른 재정 확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2001년 75.3%였던 재정자립도는 지방양여금과 재정보전금 등 이전재원이 크게 늘면서 2002년 57.1%까지 낮아졌다. 이는 자체수입이 감소해서라기보다, 세입 총액이 확대되며 자립도 지표가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이후 동백지구를 비롯한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이뤄지고 인구가 유입되며 2005년 다시 63.7%로 올라섰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일시적 반등에 그쳤고, 중장기적으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른 특례시와 마찬가지로 국·도비 보조금 등 정부 이전 재원과 매칭 사업비 지출 폭 증대 속도가 자체 세입 증가 속도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용인시 재정자립도는 60%대 초반에서 점진적으로 낮아졌다. 특례시로 지정된 2021년(54.8%)에는 전년(57.3%) 대비 하락했으며, 2025년에는 53.9%를 기록했다.

 

현재 용인특례시는 산업 기반 확충을 통한 재정 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028년 이후 SK하이닉스와 삼성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이 본격화되면 법인지방소득세를 중심으로 세수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관계자는 “산업단지 조성과 사업장 증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지방세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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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특례시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 변화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고양특례시 : ‘베드타운’ 한계에 막힌 재정

고양특례시는 1기 신도시 개발 직후인 1998년까지만 해도 막대한 개발 수입 확보로 94.1%의 재정자립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풍부한 인구와 생활 인프라를 갖췄지만, 산업과 일자리 기반을 확충하지 못하면서 지방세 확충에 제약이 따르는 재정 구조가 고착화됐다.

 

고양특례시는 이러한 변화의 구조적 원인으로 국·도비 보조사업과 복지 분야 이전재원의 급증을 꼽고 있다. 지방세 등 자체수입도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국·도비 증가 속도가 이를 훨씬 웃돌면서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2024년에는 부동산 거래 침체로 인한 취득세 등 세입이 줄었고, 기업 실적 악화와 부동산 거래 침체로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지방소득세가 감소했다. 그 결과 2025년 재정자립도는 37.1%, 재정자주도는 55.9%를 기록했다.

 

현재 고양특례시는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우량 기업 유치를 통해 지방소득세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고양특례시 관계자는 “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는 도세 일부를 특례시에 직접 교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지만, 시행령이 제정되지 않아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도세 추가 교부 비율을 명시한 시행령 제정과 특례시 역할에 부합하는 재정 확충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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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특례시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 변화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화성특례시 : 성장의 속도만큼 커진 부담

화성특례시는 광범위한 행정구역을 바탕으로 급격한 인구 증가와 산업체 유입이 이어지며, 기반시설 확충과 복지·생활 행정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특히 2005년에는 예산 규모 증가율(8%)을 웃도는 자체수입 증가율(10%)을 기록하며 재정자립도가 크게 상승했다. 인구 증가와 경기 호전에 따른 지방세·세외수입 확대, 재정보전금 등 이전재원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재정자주도는 2015년 화성특례시가 보통교부세 미교부단체에 해당하면서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됐고,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국고보조금 등 이전재원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자주재원 비중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2024년에는 반도체 경기 불황과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지연,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법인지방소득세를 중심으로 지방세 수입이 급감했다. 자체수입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반면, 경기 침체 대응과 민생 지원을 위한 예산 지출은 늘어나 재정자립도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화성특례시는 도세 교부 체계 개선과 실질적인 권한 이양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화성특례시 관계자는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자체재원 확충을 통한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 제고가 핵심 과제”라며 “또 기업 유치와 대규모 투자사업을 보다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화성특례시는 25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기업 유치 정책을 적극 추진하며, 신규 세원 발굴과 지속적인 지방세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경기α팀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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