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 공격헬기 40년 넘은 노후 기종...단발엔진·안전장치 부재도 위험요인 전문가 “먹통시 조종 중 물리적 통제 불가능… 베테랑도 제어 잃었을 상황” 노후항공 정비 등 전면적 재검토 필요
가평군에서 발생한 육군 AH-1S(코브라) 공격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노후 기체의 구조적 결함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기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핵심 장치인 '자동 수평안정장치'의 오작동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10일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사고 헬기는 도입된 지 40년이 넘은 노후 기종으로 사고 당시 엔진이 정지된 상황을 가정한 비상착륙 훈련을 수행 중이었다.
비상착륙 훈련은 엔진 동력을 차단하고 회전 날개의 관성만으로 착륙해야 하는 고난도 비행이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에서 기체의 수평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가 노후화로 인해 오작동을 일으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장치가 먹통이 되면 조종 중 물리적 통제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베테랑 준위들조차 기체 제어권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군사 전문가인 이세환 '샤를의 군사연구소'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헬기에는 비행 중 미세한 흔들림을 잡아주고 균형을 유지하는 자동 수평안정장치가 있다"며 "40년간 운용된 코브라 헬기의 경우, 수평장치가 오작동하거나 꺼질 경우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기종이 가진 태생적 한계인 '단발 엔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신 공격헬기인 아파치(AH-64)나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등은 엔진이 쌍발이라 하나가 꺼져도 비행이 가능하지만, AH-1S는 엔진이 하나뿐인 단발기다.
전문가들은 "출력이 넉넉하지 않은 노후 단발 헬기로 엔진을 끄거나 최저 출력으로 낮추는 훈련을 강행한 것은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다"며 "한 번의 실수나 기계적 오류가 곧장 추락으로 이어지는 기종"이라고 분석했다.
조종사들의 생존을 담보할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부재했던 점도 언급됐다. 전투기는 비상시 조종사가 탈출할 수 있는 '사출 좌석'이 있지만, 코브라 헬기의 경우 이 같은 장치가 전무하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낡은 기체에 동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기계적 결함까지 겹쳤다면 조종사가 손쓸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 항공 전력의 훈련 방식과 정비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9일 오전 11시4분께 가평군 조종면 일대에서 비상착륙 훈련을 진행하던 15항공단 예하 대대 소속 육군 헬기 AH-1S(코브라)가 원인 미상의 이유로 추락했다. 해당 사고로 50대 준위 A씨와 30대 준위 B씨 등 조종사 2명이 심정지 상태로 포천, 남양주 민간병원에 이송됐으나 전원 사망했다.
군 당국은 현재 중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기체 결함과 정비 불량, 환경적 요인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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