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동행·우유 안부·AI 말벗...새로운 돌봄문화 ‘자리매김’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직장인 김모씨(45)는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고향에 계신 홀아버지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지만, 바쁜 업무와 거리 탓에 병원 한 번 제때 모시고 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씨는 고민 끝에 이번 설 선물로 건강식품 대신 ‘병원 동행 서비스’ 업체를 찾아 이용을 신청했다.
예전에는 자녀가 직접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효도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김씨처럼 전문 서비스나 기술의 힘을 빌려 마음을 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효도 대행’ 서비스가 새로운 돌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1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의 A업체는 자녀가 병원에 데려다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 매니저가 환자를 집에서부터 병원 접수, 진료, 귀가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본인이 직접 신청하기도 하지만, 보통 자녀가 의뢰하며 이 경우 부모 상태를 알리는 연락은 필수다.
경기 남부에서 활동하는 매니저 최수희씨(51)는 “투석 중인 어르신을 일주일에 두 번 모시는데 대기 시간이 길다. 그럴 때는 어르신이 점심 먹으라고 음식을 주시기도 한다. 자녀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방식의 돌봄 서비스도 있다. 경기도와 서울에서 활동 중인 B업체는 홀로 사는 노인에게 우유를 배달하면서 안부를 확인하고 고독사 예방을 하고 있다. 우유 수거 여부, 며칠째 쌓여 있는지 등을 살펴 어르신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한다.
AI 기술도 새로운 돌봄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2024년 ‘AI 노인말벗서비스’를 도입해 AI가 주 1회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 여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정서적 지지 역할도 제공한다.
이원지 장안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이제 부모 부양, 즉 효도의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경제적·물리적·시간적 돌봄의 총량으로 볼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양한 AI(인공지능)나 IoT(사물인터넷)와 결합된 돌봄 서비스를 부모에게 소개하고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와의 소통과 관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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