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취업난·불황이 부른 가성비 위안” …온라인 점술에 빠진 현대인들

풍수지리부터 AI 사주까지…SNS로 옮겨간 ‘점술 소비’ 사회적 불안 속 인기 ↑
접근성·즉각성에 ‘백만 조회수’...전문가 “위로 되지만 의존은 경계…객관적 시각 필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1. “진짜 돈 들어와요. 하트 스티커를 현관문에 3개, 신발장에 5개, 그 대각선에 7개를 붙이세요.” 화성시에 사무실을 둔 풍수지리사가 제작한 이른바 ‘돈 들어오는 현관 만들기’ 영상의 내용이다. 해당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기록, 온라인상에는 이를 따라 했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2. “지금까지 챗GPT로 사주만 보신 분들은 이것도 해보세요. 진짜 소름 끼쳐요." 한 소셜미디어에는 ‘내 영혼이 태어난 이유’를 알 수 있다는 방법이 소개됐다. 인공지능(AI)에 자신의 생일과 태어난 시간만 입력하면 된다는 것. 해당 영상에는 1만5천개의 ‘좋아요’가 눌렸다.

 

최근 점집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운’을 찾는 풍경이 일상이 되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점집을 찾아야 접할 수 있었던 사주·풍수지리 등이 이제는 숏폼 영상과 인공지능(AI) 서비스 형태로 소비되는 모습이다.

 

1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풍수지리·점성술·타로 등 이른바 ‘온라인 미신’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관문에 하트 스티커를 붙이면 재물이 들어온다”, “AI로 상대방 마음을 들여다 보는 법" 등 흥미롭고 즉각적인 효과를 약속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영상 길이도 짧을 뿐더러, 그 방법 또한 단계별로 상세히 안내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현주(가명·27)씨도 이러한 영상을 본 뒤 최근 생활용품점에서 하트 스티커를 구매했다. 이씨는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보고 속는 셈 치고 하트 스티커를 샀다”며 “스티커 뒤에 소원을 적어 현관문에 붙이면 된다고 해서 직접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점집에서 사주를 보거나 부적을 사려면 예약도 해야 하고 비용도 적지 않은데, 간단히 시도할 수 있고 효과가 없어도 손해 볼 건 없다는 생각에 해봤다”고 덧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된 풍수지리·점술 콘텐츠 영상. @unnee___ ‘우니언니’ 및 @anasdinonews ‘아나의디노 엄채연’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된 풍수지리·점술 콘텐츠 영상. @unnee___ ‘우니언니’ 및 @anasdinonews ‘아나의디노 엄채연’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실제 해당 영상 댓글에도 “진짜 (돈이) 들어왔다. 마음의 부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돈도 들어 오더라”, “따라하고 큰돈이 들어왔다. 지금도 신기해서 한 번씩 현관 하트를 보며 웃는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국인의 ‘미신 소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4년 전국 만 19세 이상 무종교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최근 1년 내 무속·미신 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사주가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항에 동의한 비율은 47%였으며, 특히 20대 응답자의 42%는 ‘부적이 때때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답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미신 소비’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양상이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타로 리딩 영상, ‘돈 들어오는 주파수’, ‘운을 끌어당기는 음악’ 등은 이미 수년 전부터 꾸준히 소비돼 왔다.

 

또한 AI 기술과 결합해 ‘AI 사주 분석’, ‘챗봇 신점’ 등 새로운 형태로도 확장되고 있다. 별도의 방문이나 비용 부담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접근성 역시 확산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사회 전반의 불안정성과 연결 짓는다. 취업난과 주거 불안, 경기 침체 등으로 미래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보다 단순하고 즉각적인 확신을 주는 메시지가 더 쉽게 소비된다는 분석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현대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점술이나 미신을 접하는 현상은 사회적·개인적 불안이 증대된 상황과 맞물려 있다”며 “온라인 환경은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고, 익명성이 보장되며 결과를 비교적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 점술은 단기적으로는 즉각적인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과에 과도하게 편향되거나 휘둘릴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가족이나 지인과 공유하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검토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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