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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단체 가입' 파키스탄 남성, 증거 불충분…1심 집유

재판부 “조직원이 연고 없는 제삼자에게 정체 노출할 이유 희박”

수원지법, 수원고법. 연합뉴스
수원지법, 수원고법. 연합뉴스

 

수원지법이 테러단체 가입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남성에게 일부 혐의만 유죄를 인정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박건창)는 13일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출입국관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테러방지법 혐의의 직접 증거인 피고인이 제삼자와 나눈 통화 내용 파일은 전체 17분 가운데 6분에 불과하고 어떤 맥락에서 피고인의 (테러 조직원 관련) 진술이 나온 건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실제 조직원이라면 연고도 없는 제삼자에게 어떠한 보호장치 없이 전화로 알려줄 이유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녹취록에 대한 증거 능력을 인정하기 힘들므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유죄로 인정한 부분에 대해선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20년 고향인 파키스탄 나로왈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라슈카르 에 타이바(Lashkar-e-Taiba)에 가입해 중화기 사용법과 침투 훈련을 받는 등 정식 조직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3년 9월 파키스탄 주재 한국영사관에 사업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처럼 허위 기재한 사증 발급 신청서를 제출해 비자를 받은 뒤, 같은 해 12월 국내에 입국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의 첩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해 A씨를 지난해 8월 구속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그는 이날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됐다.

 

라슈카르 에 타이바는 1980년대 중반 결성된 단체로, 파키스탄과 인도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일대에서 활동해왔다. 2005년 유엔(UN)이 테러단체로 지정했으며, 2008년 인도 뭄바이 연쇄 테러를 주도해 166명이 사망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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