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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재정 낙제… 택지개발·항만 고도화로 활로 찾아야 [인천지역 재정 성적표④]

동구 재정자립도 31.8%→12.8%
철강·금속 제조업 지역 경제 핵심… 안정적 재정 여건 유지
2010년 이후 대표기업 타 지역 옮겨… 노후 공업지역 ‘쇠락’
코로나 확산으로 복지 재정 확대, 외부재원 의존도 높아져
재정 지원 확대 한계… 산업·도시 구조적 성장 기반 필요

미추홀구 재정자립도 60.2%→15.4%
인구 밀집 재정 자립 구조, 외환위기·신도시개발로 약화
송도·청라 등 신규 택지 중심 재편… 인구 유출 흐름
상권 축소·지방세 수입 감소… 도심 공동화 현상↑
市 조정교부금 통해 원도심 재정여건 개선 등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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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ChatGPT AI 이미지

 

산업과 인구라는 서로 다른 성장 기반을 지녔던 인천 원도심 동구와 미추홀구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동구의 재정자립도는 1995년 31.8%에서 2025년 개편 후 재정자립도 12.8%로 떨어졌고, 미추홀구 역시 1996년 60.2%에서 최근 10%대까지 하락했다. 철강·금속 제조업 쇠퇴와 주변 지역 팽창으로 인한 인구 유출이 이어지며 지역 경제의 축이 흔들리고, 이는 재정자립도 하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이전 재원 의존도를 통해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산업과 인구 유입을 이끌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동구 철강·금속산업 쇠퇴…1990~2000년 ‘전성기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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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재정자립도. 그래픽 유동수 화백

 

인천 동구의 재정자립도 흐름은 지역 주력 산업이었던 철강·금속 제조업의 부침과 궤를 같이한다. 동구는 인천항 배후 산업단지와 철강·금속 가공업체가 밀집해 산업 기반을 형성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재정 여건을 유지했다. 높은 세입으로 재정자립도의 고공행진을 이끈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정체하면서 안정적인 재정 여건을 도왔다.

 

동구 재정자립도는 1995년 31.8%, 1996년 27.9%, 1997년 26.6%, 1998년 29.1%, 1999년 26.3%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2000년에는 30%로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2005년 39.8%로 반짝 폭등한 뒤, 2006~2010년에는 30.1%에서 33.4%까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 철강·금속 산업이 지역 경제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던 시기였던 만큼 산업 기반이 재정 여건 유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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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재정자주도. 그래픽 유동수 화백

 

2010년 이후 동구 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화했다. 동구의 대표 기업인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금속 제조업 생산 거점이 충청남도 당진과 경상북도 포항 등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노후 공업지역으로 쇠락했다.더군다나 환경 규제 강화, 산업 구조 고도화가 겹치며 중소 금속가공업체 이전과 폐업도 이어졌다. 이는 지방세 기반의 약화로 이어졌다.

 

2019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정 여건이 더욱 악화했다. 동구 재정자립도는 2019년(34.4%) 대비 14.5%p 하락한 19.9%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복지 재정이 확대되면서 외부재원 의존도가 높아졌고, 자주재원 기반이 취약한 동구의 경우 재정자립도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더욱이 원도심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코로나19 기간 소비 감소와 영업 제한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로 인해 2025년 개편 후 기준에서는 12.8%까지 떨어졌다. 특히 2020~2025년에는 개편 전 재정자립도와 개편 후 재정자립도 수치 차이가 2020년 8.4%, 2021년 12.1%, 2022년 6.5%, 2023년 6.2%, 2024년 14%, 2025년 16.1%로 차이가 크다. 이는 순세계잉여금과 회계 간 전입금 등 내부 재원이 과거 산정 방식에 포함했지만, 개편 후 지표에는 제외되면서 순세계잉여금과 회계 간 전입금 비율이 높은 동구 재정자립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 1990년대 주거지 중심 ‘미추홀구’…인구 잃고, 성장 동력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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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재정자립도. 그래픽 유동수 화백

 

지방자치제도 출범 당시 인천 최대 주거지였던 미추홀구의 재정 기반은 인구 이동과 도시 구조 변화 속에서 뚜렷한 하락 궤적을 그려왔다. 인구 밀집으로 형성한 재정 자립 구조는 외환위기와 신도시 개발, 원도심 공동화가 이어지며 점차 약해졌다.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1995년 미추홀구(옛 남구)의 인구는 42만7천537명으로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앞서 1994년 연수구 분구 이전에는 61만1천644명을 기록하며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구 밀집은 취득세와 재산세 등 주요 지방세 증가로 이어지며 재정 기반을 떠받쳤다.

 

이에 따라 미추홀구의 1995년 재정자립도는 48.8%로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1996년에는 60.2%로 전년도보다 11.4%p 상승했다. 연수구 분구로 행정구역과 인구 구성이 조정되면서 재정 규모 대비 자체수입 비중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영향이다. 당시 미추홀구는 인천 최대 주거지로서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유지했다. 인구 규모와 상권 밀집도가 높아 자체 세입 비중이 탄탄했고 재정자립도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재정 여건은 급격히 악화됐다. 1997년 재정자립도는 42.2%로 1년 만에 18%포인트 하락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지역 경기와 상권이 위축되며 지방세 수입이 줄어든 반면, 재정 안정화를 위한 이전재원이 확대되면서 총세입 대비 자체수입 비중이 낮아진 결과다.

 

이후 재정자립도의 변화는 인구 유출 흐름과 맞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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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재정자주도. 그래픽 유동수 화백

 

2000년대 들어 인천의 도시 구조가 남동구를 비롯해 송도·청라·영종 등 신규 택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미추홀구의 인구 기반은 점차 약화됐다. 1995년 42만7천537명이던 인구는 2005년 41만4천395명으로 1만3천142명 감소했다. 이후에도 2006년 41만4천845명, 2007년 41만5천229명, 2008년 41만3천293명, 2009년 41만1천460명, 2010년 40만1천983명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인구 유출은 상권 축소와 지방세 수입 감소를 불러왔다. 재정자립도는 2005년 35.1%에서 2006년 32.1%, 2007년 25.6%, 2008년 23.2%로 11.9%p 하락하는 등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친 2009~2010년에는 각각 22.4%, 21.7%까지 떨어졌다.

 

이어 2014~2019년 송도를 비롯한 청라·영종 등의 신규 택지 개발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구 유출과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본격화, 하락세는 고착됐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감소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원도심 특성상 소비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2020년 재정자립도는 18.5%로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최근 3년간 미추홀구 재정자립도는 2023년 18.2%, 2024년 17.6%, 2025년 15.4%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미추홀구는 기초생활수급자와 고령인구가 10개 군·구 중 많은 편에 속해 재정자립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요인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 사회복지예산은 중앙정부 이전재원인 탓에 이전재원 등이 많지만, 미추홀구의 자체 수입은 적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재정자립도는 이전 재원이 적고, 자체 수입이 많을수록 높다.

 

■ 택지개발·노후 산업단지 고도화…인구 유입 통한 성장 동력 확보해야

 

지역에서는 동·미추홀구와 같은 전형적인 원도심의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성장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한 재정 지원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자체 세입을 늘릴 수 있는 산업·도시 구조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동구는 인천항이라는 핵심 기반시설을 중심으로 항만 물류와 배후 산업, 원도심 재생을 결합한 성장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미추홀구 역시 용현·학익 지역의 개발사업과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인구유입을 통해 재정여건 개선을 꾀하고 있다.

 

정창훈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동구는 중구 내륙과 합쳐지면서 제물포구로 출범할 경우 49만의 인구수를 가진 자치구로 재탄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추홀구 역시 용현·학익 택지개발을 포함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인구유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인구 유입이 예정해 있는 만큼, 인구를 토대로 택지개발, 항만 산업 고도화 등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시의 조정교부금 등을 통해 원도심의 재정여건 개선에 투자를 하는 쌍끌이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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