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신진호
올림픽 열리는 나라 찾아보려
지구본 빙그르르 돌려보았다
오대양 파란 바다색이
육대주 대륙보다
몇 배는 더 넓어 보인다
바다가 육지와 뒤바뀐다면
땅을 빼앗는 전쟁이 없어질까?
전쟁에서 엄마 잃은 아기도
생겨나지 않겠지?
뉴스에서 본 아기의
지구본 닮은 동그란
눈물방울이 생각난다.
동그란 지구본, 동그란 눈물방울
전쟁은 참혹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어린이들이다.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부모 잃은 고아 신세 또한 그에 못지않은 불행이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전쟁을 겪은 국민이다. 그 상처가 지금도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 동시는 올림픽 열리는 나라를 찾아보려고 지구본을 이리저리 돌려보던 아이가 ‘전쟁’을 떠올려보는 작품이다. ‘바다가 육지와 뒤바뀐다면/땅을 빼앗는 전쟁이 없어질까?’ 아이의 생각이 놀랍다. ‘전쟁에서 엄마 잃은 아기도/생겨나지 않겠지?’ 아이는 뉴스를 통해 전쟁으로 엄마 잃은 아기를 본 모양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지구본 닮은 아기의 동그란 눈물을. 이 동시의 백미다. 동그란 지구본과 동그란 눈물방울. 산, 들, 나무, 꽃을 노래한 동시는 많아도 전쟁을 소재로 한 동시는 많지 않다. 왜일까? 전쟁은 어른들의 세계이지 어린이들의 세계로 보지 않으려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인 어린이를 놔두고 어른들 이야기만 쓰면 안 된다. 전쟁의 죄악을 고발하는 데 동시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게 진짜 아동문학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