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동 스쿠터 배터리 및 노후 아파트 화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대피로인 옥상광장의 안전 관리가 부실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소비자원이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설치 의무화(2016년 2월) 이전에 준공된 수도권 아파트 20개소를 조사한 결과, 5곳 중 1곳(20.0%)은 비상 장치나 열쇠함 없이 문이 잠겨 있어 화재 시 대피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규정상 2016년 이후 건설된 공동주택은 화재 시 잠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장치를 의무 설치해야 하나, 그 이전 준공 단지는 강제 규정이 없어 관리 주체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조사 대상 중 일부는 비상열쇠함조차 갖추지 않아 비상 상황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컸다.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조사 대상의 40%는 옥상광장이 최상층이 아닌 그 아래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 중 62.5%는 최상층 기계실로 향하는 계단이 차단 시설 없이 개방되어 있었다. 이는 화재 시 긴박한 상황에서 거주자가 최상층을 옥상으로 착각해 잘못 대피할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조사 대상 단지의 92.9%는 게시판 등에 옥상 위치나 열쇠 보관 정보 등을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거주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절반이 넘는 56.8%인 568명이 옥상광장의 존재 여부나 출입문 위치를 정확히 모른다고 답했다. 현재 지자체의 관리규약 준칙은 입주 시 안내에만 그치고 있어, 평상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 전달 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도를 포함한 각 광역지자체에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내 옥상 대피정보 상시 제공 의무화를 건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관리 주체에게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적극 홍보하도록 요청하고, 소비자들에게는 평소 거주하는 아파트의 옥상 위치와 비상시 개방 방법을 미리 확인해둘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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