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남양주 와부고, 특색 살린 학문탐구대장정... 명문 자공고 [꿈꾸는 경기교육]

자율형 공립고 2.0 선정... 차별화된 교육
정약용·한강 탐사 등 인문·과학 융합 활동
원거리 통학생 위한 기숙사·학습실 구축
교과 학습 탐구·발표... 자기주도 역량 키워

2026 교육현장을 가다 남양주 와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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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와부고등학교 전경. 박화선기자

 

남양주 와부고등학교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자율형공립고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지역 명문고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다 2025년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2.0’에 선정돼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더욱 공고히 다지고 있다.

 

와부고는 지역적 특색을 살린 ‘정약용 교육과정’과 한강 유역을 직접 탐사하는 ‘한강 탐사’ 프로그램 등으로 인문과 과학을 융합한 심화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원거리 통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와 자기주도학습을 돕는 학습실 시스템 등을 갖추고 면학 분위기를 높이고 있으며 2024학년도부터 ‘학문탐구대장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깊이 있는 학문 탐구로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2024년 수학탐구로 시작... ‘학문탐구대장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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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최종보고회 모습. 와부고 제공

 

학문탐구대장정은 학생이 교과 학습 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을 스스로 탐구 질문으로 발전시키고, 그 질문을 바탕으로 장기간 탐구를 수행한 뒤 보고서와 발표로 완성해 가는 학생 주도형 학문 탐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정해진 주제를 조사해 발표하는 활동이 아니라 학생이 직접 질문을 설정하고 탐구 계획을 세운 뒤 교과교사의 지도와 대학생 멘토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탐구를 수정, 보완하며 결과를 완성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질문 설정, 탐구 수행, 1차 보고서 제출, 피드백, 보완, 최종 제출, 최종 발표회의 흐름 속에서 한 과목 안의 질문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2024학년도 수학탐구대장정이다. 와부고는 수학 교과 안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넘어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붙들고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기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학생 스스로 수학적 질문을 세우고 사고를 발전시키는 경험을 지원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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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멘토링 모습. 와부고 제공

 

수학탐구대장정 단계에서는 대한수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외부 전문가의 발표와 피드백이 연결됐고 이후 학문탐구대장정에서는 고려대 학생 멘토링이 도입돼 학생들이 1차 보고서를 제출한 뒤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와 발표를 보완하는 구조가 정착됐다. 이러한 운영 경험은 수학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어,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 등 여러 교과로 확장됐다.

 

무엇보다 학문탐구대장정은 학생 스스로 선택한 한 과목 안에서 하나의 질문을 끝까지 밀고 가는 교과 내 심화 탐구를 지향한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결과물을 제출하는 활동이 아니라 한 과목 안에서 질문을 오래 붙들고 사고를 깊게 만드는 장기형 탐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 질문하면서 성장... ‘자기 주도적 탐구’ 학생 자신감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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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최종보고회 모습. 와부고 제공

 

학문탐구대장정은 1년 단위로 진행된다. 매년 3월 참여 교과와 교사를 모집하고 5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진행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은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들은 5월부터 탐구 질문을 선정해 교사의 지도를 받는다. 이렇게 선발된 탐구 주제와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려대 대학생 멘토가 중간 피드백과 보완 활동 등으로 3개월간 활동을 돕는다. 탐구성과는 10월 말 성과발표회를 통해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에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문탐구대장정의 가장 큰 교육적 의미는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학습자로 성장한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한 과목 안에서 하나의 질문을 오래 붙들고 탐구하면서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고를 조직하고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힘을 기른다.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일, 개념을 다시 검토하는 일, 분석과 비교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일, 이를 보고서와 발표로 구조화하는 일을 모두 직접 수행하면서 자기주도적 탐구 역량과 학문적 자신감을 함께 키우게 된다.

 

또 이 프로그램은 학생이 처음부터 완성된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와 수정의 과정을 거치며 탐구를 심화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처음 세운 질문이 정교하지 않거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학생은 교과교사와 대학생 멘토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질문을 다시 다듬고 자료를 보완하며 논리를 재구성한. 이러한 탐구의 결과는 와부탐구포럼을 통해 공유된다. 이 와부탐구포럼은 학교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개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포럼에는 지역의 중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참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와부고가 축적해 온 탐구 문화를 지역 교육공동체와 함께 나누게 된다.

 

인터뷰 줌-in

남기윤 자공고2.0 운영팀장 “학생 스스로 깊게 탐구하며 뿌듯함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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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윤 와부고 자공고2.0 운영팀장. 박화선기자

 

“교직원 60명 중 30여명이 참여해 학생들의 지도 등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깊게 탐구하는 문화, 깊게 탐구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남기윤 와부고 자공고2.0 운영팀장은 대한수학회가 와부고에 와서 진행한 강의로부터 ‘학문탐구대장정’을 구상해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이끌어 오고 있다. 처음에 30여명이 참여하던 학문탐구대장정은 3년새 22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80여개팀 170여명이 완주하며 최종보고회에서 성과를 공유하는 뿌듯한 시간을 가졌다.

 

이날 보고회에는 학부모 70여명이 참석해 “초등학교 학예회 이후 처음 학교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게 돼 기뻤다”고 했고 학생들은 “학문탐구대장정을 통해 스스로 탐구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모습을 가족과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탐구 결과는 평가를 거쳐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입하면서 대학입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그는 “명문대 입학률이 전체적으로 상승한 것은 물론 수시 입시결과(입결)가 현저히 높아졌다”며 “지난해에는 서울대 16명을 비롯해 고려대 46명, 연세대 17명, 성균관대 26명이 합격하는 데 일조했다”고 전했다.

 

이런 깊이 있는 학습으로의 전환은 많은 학교의 관심을 끌었다. 학문탐구대장정과 함께 그는 올해 고려대와 ‘AI시대의 미래 사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미래주제연구 운영계획을 밝혔다. 이 연구주제는 전학년이 모두 참여해 대학연계 강연, 독서 및 토론, 주제별 탐구와 보고서 작성 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 마지막 단계에는 학생들의 글을 하나의 공동보고서로 엮어 서책 형태로 발간, 학교 공동체와 공유할 계획이다.

 

남 팀장은 “와부고와 고려대가 3년간 진행해온 프로그램에 대한 정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개교 이후 매년 진행하는 한강탐사 수학여행처럼 학문탐구대장정도 전통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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