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손바닥
이경자
시골에서 농사짓는
우리 할머니 손바닥은
나무껍질 같아요
할머니가 보내주신
맛있는 밤고구마
고소한 땅콩
고마운 할머니 손바닥
덕분이에요
만날 때마다 귀엽다며
토닥토닥해주시는
우리 할머니 손바닥
나무껍질 같아도
난 너무 좋아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시골 할머니들의 손은 매끄러운 손이 별로 없다. 햇볕에, 밭일에 울퉁불퉁하고 꺼칠꺼칠한 게 보통이다. 동시 속의 아이는 시골 할머니의 손바닥을 나무껍질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고마움을 느낀다. 맛있는 밤고구마, 고소한 땅콩이 그 나무껍질 같은 손에서 나왔다고. 어디 그뿐인가. 만날 때마다 귀엽다며 어깨를 토닥토닥해주는 손바닥에 진한 사랑을 느낀다. 초등학교 시절, 하루는 엄마의 손을 그려 오라는 숙제를 받았다.
그리고 며칠 뒤 선생님은 그중 한 그림을 쳐들어 보이며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칭찬했다. 그 손은 주름투성이 손이었다.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명자 엄마 손이었다. 우린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물어보진 못했다. 칭찬받은 명자가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하는 것만 쳐다봤다. 한참 커서야 선생님이 왜 그 그림을 칭찬했는지 필자는 깨달았다.
‘나무껍질 같아도/난 너무 좋아요.’ 할머니의 깊은 사랑을 느낀 이 아이는 철이 든 게 분명하다. 깨달음이야말로 ‘인생 공부’이기 때문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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