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해사청 지정 항로만 이용 가능 등 조건 트럼프 “종전 협상 완료까지 미군의 이란 해상 봉쇄 유지”
이란이 레바논 휴전 기간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 발효 중인 레바논 임시 휴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의 통행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이란 항만해사청(PMO)이 정한 조정 경로를 따라 운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락치 장관이 밝힌 휴전 기간이 미국 동부시간을 기준으로 21일까지인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인지, 이날부터 시작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10일간 휴전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란군 고위 당국자도 상선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방침을 확인하면서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당국자는 이란 국영 IRIB 방송을 통해 “군사적 성격의 선박(군함 등)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수 없고 비군사용 선박만 통행이 허용되고 이 역시 IRGC 해군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통행 허가를 받은 선박은 반드시 이란 항만해사청의 지정 항로만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이러한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발생하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면서 파키스탄에서 진행될 미국과의 평화 협상에서 외교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폭락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9시 18분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2% 급락한 89.24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같은 시간 전장 대비 11.3% 급락한 배럴당 83.99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에 대해 ‘땡큐’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방금 이란 해협(STRAIT OF IRAN)이 완전히 열려 완전한 통행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며 “감사하다!”(THANK YOU!)고 적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미군의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는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개방돼 사업과 완전한 통행 준비가 됐지만 우리의 이란과의 거래가 100% 완료되기 전까지 이란에 한해 해군 봉쇄는 전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원유 수출과 물자 조달을 차단함으로써 이란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2주간의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하고 종전 협상을 갖기로 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자, 이란은 ‘무력 행사 의지’를 굽히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했다.
그러자 미군은 지난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항구나 연안으로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한 해상을 봉쇄하는 ‘역봉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역봉쇄’로 이란의 영향력이 사라져 오히려 다른 국가 선박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졌다며 “내가 호르무즈 해협을 영구 개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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