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세상읽기] 학생을 넘어 기업과 창업 돕는 ‘대학 국제화’

조슈아 박 한국조지메이슨대 총장

image
조슈아 박 한국조지메이슨대 총장

 

유학생 30만명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한국은 이제 국제학생 유치를 고등교육 국제화의 중요한 성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부는 유학생 유치 확대와 함께 입학 이후 학업, 취업, 정주까지 이어지는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반가운 흐름이다. 이제는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때다. 대학은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이어야 하는가.

 

예전의 대학이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었다면 이제 대학은 도전과 확장의 출발점이다. 학생은 대학에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시험해야 하고 기업은 대학에서 인재와 가능성을 만나야 하며 유망한 창업팀은 대학을 통해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국제화는 학생을 데려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과 혁신가들을 위한 국제 행사에 후원기관 및 창업 부문 시상자로 참여하면서 중국과 동남아 신생 기업의 존재감이 작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다. 이는 한국이 뒤처졌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이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맡아야 할 역할을 보여준다. 한국은 더 많은 학생이 여행하고 공부하러 오는 곳일 뿐 아니라 더 많은 기업과 창업가들이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곳이 돼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학생, 기업, 시장, 국제 네트워크를 잇고 새로운 도전이 실제 기회로 이어지도록 돕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 인천글로벌캠퍼스(IGC)의 국제 대학들이나 국제화를 선도하는 국내 대학 모두 학생 교육을 넘어 기업과 인재의 글로벌 도전과 진출을 돕는 방향으로 역할을 넓혀 갈 수 있다.

 

조지메이슨대 한국캠퍼스의 혁신·창업센터(CIE)는 그 한 사례다. 이 센터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미국 진출 세미나를 통해 대학이 미 수도권 진출의 관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으며 미국 시장 소프트랜딩 프로그램인 ‘NISA’를 통해 실제로 17개 국내 기업 및 5개 국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미국 본교의 창업 지원 조직, 과학기술 캠퍼스, 워싱턴DC 지역 경제개발 기관과의 연계를 넓혀 가며 한국과 미국을 잇는 실제 통로를 만들고 있다.

 

학생 대상 창업 프로그램인 패트리엇 피치 코리아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조지메이슨대 학생들이 인하대, 인천대 학생들과 함께 팀을 꾸리도록 설계돼 있는데 여름 동안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가을에는 선발된 팀들이 멘토링을 거쳐 본선에 오른다. 그리고 우승팀은 미국 페어팩스의 패트리엇 피치 대회 본선에 참여하는 데 지원받는다. 이는 학생들이 한국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더 넓은 창업생태계 속에서 우수 창업팀과 투자자 네트워크의 시선 속에 멘토링과 심사를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학이 단지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의 도전이 더 큰 무대로 이어지게 돕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대학의 국제화는 숫자 경쟁을 넘어야 한다. 더 많은 학생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학이 기업과 창업, 인재와 아이디어가 더 큰 세계로 나아가도록 실제로 돕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학생을 넘어 기업과 창업을 돕는 대학의 시대, 그것이 한국 고등교육 국제화의 다음 단계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