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정규직 복귀 시 계약 해지’ 조항 명시 근로기준법 ‘해고 30일 전 예고’… 권리 보장 불가 국민권익위 지적에도… 시·도교육청 변화 없어 시교육청 “미리 해지 사실 안내하도록 권고 중”
#1. 인천의 한 학교에서 기간제 교원으로 일하는 A씨는 요즘 기분이 씁쓸하다. 지난해 12월 학교와 기간제 계약을 맺었던 동료가 정규직 교원이 1월 조기 복직을 결정하면서 예고도 없이 바로 교단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최근 그 동료로부터 ‘복직했던 교원이 3월부터 다시 쉰다며 학교 측에서 재계약을 부탁해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리가 기계 부품도 아니고 필요할 때만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2. 또 다른 기간제 교원 B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B씨도 계약을 맺고 출근했으나, 휴직을 신청했던 교사가 건강을 회복해 바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곧바로 짐을 싸야 했다. B씨는 “다행히 다른 자리를 구했지만, 유예 기간도 없이 당장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는 앞이 막막했다”고 호소했다.
인천 지역 기간제 교원들이 정규 교원의 갑작스러운 조기 복직 등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고용 불안에 시달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지역 학교들의 기간제 교원 계약서에는 ‘정규직 교원이 복귀를 원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로 인해 기간제 교원은 자신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당일 또는 불과 며칠 전에 쫓기듯 해고 통보를 받는 일이 빈번하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민간기업 계약직 근로자라도 본인 귀책 사유 등으로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기간제 교원은 자동 계약 해지에 묶여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급작스럽게 해고 당한 기간제 교원에 대해 한 달 치 봉급을 보전해 주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근속 기간 3개월 미만이면 받을 수 없다.
앞서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도 이 같은 해고 예고 절차 부재를 지적하며 전국 시·도교육청에 시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다거나 휴직 교원 조기 복귀 시에 대한 근무 메뉴얼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관계자는 “정규직 교원의 복직 권리도 중요하지만, 기간제 교원이 다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소 30일의 유예 기간을 보장하는 제도적 방어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기간제 교원은 정규직 교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학교별로 한시적으로 채용되는 특수성이 있어 일률적으로 강제하긴 어렵다”면서도 “학교 측에 미리 해지 사실을 충분히 안내하도록 적극 권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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