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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비 오기 전 해야 할 일

권혁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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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지역본부장

 

어느덧 초여름에 접어들었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계절은 서서히 장마와 태풍의 시기를 향해 가고 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대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비 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점검할 적기다.

 

최근 관내 전통시장에서 중소벤처기업부, 기초지자체, 건축·전기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풍수해 대비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화재안전 자율활동 운영 현황과 안전시설물 관리 상태를 살펴보고 비상연락망과 재난 대응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도 확인했다. 현장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재난이 특별한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피해는 작은 부주의와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다. 전통시장은 점포가 밀집해 있고 시설이 노후한 경우가 많아 사전 대비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집중호우 시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배수다. 맨홀 준설이 이뤄지지 않거나 배수로에 낙엽과 쓰레기 등이 쌓이면 빗물이 원활히 빠지지 못한다. 아케이드 배수로 관리가 소홀하거나 누수가 발생해도 침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시장에서는 배수로 위 매대 설치 등으로 물길이 막혀 피해가 커진 사례도 있었다.

 

전기 안전 역시 중요하다. 폭우로 인한 누전은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전선 피복 손상이나 전기 연결부 이상 여부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저지대나 경사지 점포, 노점은 침수 위험이 높고 강풍에 따른 간판 및 적치물 낙하 위험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러한 안전관리는 행정의 점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인회 중심의 안전관리 조직 운영과 순찰, 비상연락망 점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 개개인의 일상적인 관심이다. 자기 점포는 자기가 먼저 지킨다는 마음으로 작은 위험 요소를 미리 점검하는 습관이 시장 전체의 안전으로 이어진다.

 

전통시장의 안전은 지역경제의 안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은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 집 주변 배수구 점검, 옥상과 베란다 정비, 노후 전기시설 확인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대비다.

 

재난은 비 내리는 날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대비를 미루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비 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은 거창한 준비가 아니라 오늘의 작은 점검과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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