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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구위기 시대의 새로운 제안, ‘혼인지속특별공제’

김민섭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보건정책실 ·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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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보건정책실 ·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연구원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2023년 0.72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2025년 0.80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이를 구조적 반전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코로나19 시기 감소했던 혼인이 일부 회복됐고, 90년대 초반 출생한 에코붐세대가 30대 핵심 출산연령에 진입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출산의 구조적 중심도 20대에서 30대로 이동했다. 모의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2025년 기준 30대 초반 여성이 1,000명당 73.2명으로 가장 높고, 다음은 30대 후반 52.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정책의 한계는 정책 부재가 아닌 현실과의 괴리에 있다. 오늘날 청년들은 ‘준비되어야 결혼하는 세대’로 사회 기반이 갖춰져야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는데, 현실에선 노력해도 삶이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같은 연봉을 받더라도 부모 자산이나 고용 형태에 따라 미래 계획이 달라지지만, 현행 정책은 소득 기준만으로 수혜 대상을 구분한다. 기업마다 출산 및 육아 제도도 많지만, 여전히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하기 어려운 문화 속에 갇혀있다.

 

‘민생지원금’처럼 국민 삶과 직결된 문제에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이 있다면, 인구위기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혼인지속특별공제’ 도입을 제안한다. 혼인 유지 기간과 자녀 양육 여부에 따라 세제 혜택을 차등 확대하는 방식이다. 현행 ‘결혼세액공제’가 생애 1회 50만원 지원에 그쳤다면, ‘혼인지속특별공제’는 매년 적용돼 혼인 기간이 길어질수록 안정적 가족 관계에 대한 혜택이 누적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비혼이나 이혼 등 다양한 삶의 형태를 부정하자는 뜻이 아닌, 가정 유지와 돌봄이 국가 존속을 위한 기여임을 인정하고 공동체가 책임을 나누자는 문화적 제안이다. 한국은 2024년에도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이 5.8% 수준으로 여전히 혼인 기반 출산 구조가 강한 사회이며, 둘째 이상 출산은 부부 관계 등 생애 전망 안정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저출생의 직접 해결책은 아니라도 인구문제라는 만성질환에 대한 유기적 처방이며, 저출생·고령화 예산 재구조화와 기금 조성 등 단계적 확대를 통해 재원 역시 설계 가능하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개편한 ‘인구전략위원회’에 예산 사전 협의권이 부여될 것이라는 내용이 공개됐지만, AI미래기획수석 출마와 인구 조직 인선을 보면 정부는 여전히 인구위기를 관리 가능한 현안 수준으로 보는 듯하다. 지금이라도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미래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신뢰하며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AI 시대에도 결국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사람이며,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생애 전략이다. 단순히 해외 우수 제도를 모방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이 고려된 인구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부처 단위 분절된 정책이 아닌 국가 운영의 통합적 과제로서 다뤄야 한다. 세계가 한국의 상황을 우려하는데도, 정작 우리는 국가가 무너지는 속도에 비해 무감한 건 아닌지 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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