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21일 오전 11시56분 20초. 이날을 잊지 못한다. 마침 장마철이었다. 열두살이었던 필자는 시골 도시의 전파사 앞에서 TV로 생중계되던 광경을 지켜 봤었다. 흑백이었지만 경이로웠다.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던 바로 그곳에서 이뤄졌던 ‘사건’이었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 우주선에서 달 표면에 내렸다. 브라운관을 통해 본 당시의 모습이었다. 그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이렇게 외쳤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그의 감동은 곧 지구촌 전체의 감격이었다. 인류가 미지의 세계였던 달에 착륙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2일 첫번째 풀컬러 우주 이미지 사진을 공개했다. 그때의 감동에 버금가는 사건이다. 실로 53년 만이다.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했다. 공개된 공간은 은하단 뒤에 이른바 ‘중력 렌즈’ 현상으로 관심을 끄는 천체다. ▶과학계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우주의 기원과 외계 행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 등 우주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구촌도 감동의 도가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NASA 등이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해 개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망원경은 허블 및 스피처 망원경의 뒤를 잇고 있으나 성능 면에는 이를 능가한다. ▶허블은 주로 가시광선, 스피처 망원경은 적외선 기반 망원경이었다. 하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전례 없는 해상도로 근적외선 및 중적외선 파장을 포착할 수 있다. 근·중 적외선은 파장이 길어 우주 먼지나 가스 구름을 통과해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웹 망원경으로 태양계부터 관측이 가능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초기 우주 사이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우주 역사의 각 단계에 대한 연구도 가능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과학기술과 인류 전체를 위한 우주탐사에 있어 감동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잖아도 경제문제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요즘 가슴을 환하게 해주는 위대한 발견이다. 세번째의 ‘위대한 도약’은 또 언제 터질까.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COP’는 영어 ‘Conference of the Parties’의 약자로 전 세계가 모여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약속하는 국제외교 회의다.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체결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1995년 독일 베를린(Berlin)에서 처음으로 개최됐으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되지 못한 것을 빼고는 매해 개최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에는 영국 글래스고(Glasgow)에서 개최된 바 있고, 2022년에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2023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1월 6일부터 11월 17일까지 개최 예정으로,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그간 COP28 유치를 추진하며 경쟁을 벌였지만, 최종적으로는 아랍에미리트의 유치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고, 대한민국의 경우 COP 33 유치 방침을 선회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기도 하며, 기후 변화 협약에 대한 적극적인 동조와 응원을 하고 있다. 특히 UAE의 부대통령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Sheihk Mohammed bin Rashid)와 개최지 선정 당시, UAE 대통령의 아들이자 아부다비 왕세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Sheikh Mohamed bin Zayed)도 2023년 COP 개최지 선정을 크게 기뻐하는 트위터를 올리는 등 COP 28개최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2022년 3월31일 두바이 엑스포의 6개월간 여정이 끝났다. 엑스포 종료 후에도 대부분 주요 건물은 허물지 않는데, 과학관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등 그대로 남기게 된다. 이를 통해 엑스포가 이룩한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명성을 지역 문화유산의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여해 추진한 엑스포를 치룬 후 엑스포 레거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또한 UAE 외교부에서는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에 이르기까지 지구를 보호하고자 한다며, 2023년 열리는 COP28이 해결책을 찾는 COP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이러한 고민과 움직임 속에서, 한국은 친환경,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 산업 협력에 있어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와 노력을 기대하는 바이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수원특례시 탑동시민농장은 시민들에게 힐링을 제공하는 명소다. 누구나 언제든 방문해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매년 높은 경쟁률을 뚫고 16㎡ 남짓의 텃밭을 분양받은 세대(1천500구좌)별로 작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며 농업을 체험하는 도심 속 농업활동이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시민들을 위한 텃밭으로 구획된 4개 구역 중 1구역은 어린이부터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수원특례시가 시민의 몸과 마음의 건강 회복을 지원하는 ‘치유농업’이 가꿔지는 현장이다. ■ 유아부터 노인까지 수원시민농장에서 ‘힐링’ 탑동시민농장 1구역 중 주차장과 거리가 가까워 이동하기 쉬운 곳은 ‘치유농업’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이동하기 쉬운 위치는 돌봄이 필요한 장기요양 대상 어르신들이 이용 중이다. 치매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농업 활동을 통해 심신을 회복하고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이다. 어르신들은 올 봄부터 월 2회 텃밭을 찾아 상추, 양배추, 고구마, 감자, 대파, 허브 등을 심고 가꿨다. 식물이나 주변 환경을 활용해 푯말 만들기, 화분 만들기, 그림 활동 등 인지 개선에 도움이 되는 치유프로그램도 병행했다.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시민농장까지 오는 길은 험난하다. 참여자 대부분이 치매 등 경도인지장애가 있거나 혼자 거동하기 어려워 1대1로 요양보호사가 활동을 보조해야 하고, 수원시내 곳곳에 계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는 장기요양지원센터 인력까지 수십명의 지원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이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어렵다. 하지만 참여 어르신들은 텃밭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생활에 활력을 느끼고 있다. 이곳 옆에는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농작물 체험을 하는 텃밭이 있다. 수원시농업기술센터와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의 협업으로 운영되는 유아 치유생태텃밭 프로그램 ‘지구를 지켜라 꼬마농부’의 장소로 활용되는 공간이다. ■ 텃밭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꽃피다 치유농업은 공동체 기능을 회복하고 활성화하는데도 탁월한 기능을 수행한다. 영통구 원천동 일대 실버주택 주민들로 구성된 ‘행복한 시니어 가드너’가 대표적이다. 행복한 시니어 가드너는 실버주택인 광교두산위브와 수원광교공공실버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20여명의 어르신들이 모인 공동체다. 소일거리 삼아 단지내 화단을 꾸미던 이들은 올해 시의 ‘원예활동 전문가 활용 도시농업’ 사업의 지원을 받아 작은 텃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도시농업 활동을 구심점으로 활발한 소통과 다양한 공동체 활동이 이어져 이름처럼 ‘행복한 시니어 가드너’가 됐다. 이들의 텃밭은 한경대학교 친환경농업연구센터 한켠에 마련된 텃밭상자들이다. 한 가구당 5㎡ 남짓한 텃밭상자를 개별적으로 경작하고, 공동으로 경작하는 텃밭상자 5개를 운영한다. 개별 텃밭에서 자녀 및 손주들과 함께 작물을 수확해 나눠먹는 일은 어르신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된다. 또 공동텃밭상자에서 수확한 농작물은 인근 공유냉장고나 인근 이웃 어르신에게 선물하며 나눔의 기쁨도 누린다. 행복한 시니어 가드너는 모든 활동 과정을 자발적인 의사소통으로 결정한다. 재배가 가능한 작물을 선정하고, 물을 주는 당번조를 짜고, 공동 텃밭상자 작물을 수확해 나누는 일까지 의논하고 결정하는 일이 수시로 이뤄진다. 김인실 행복한 시니어 가드너 대표(71·여)는 “공동체 활동으로 소외된 느낌을 벗어나고, 70대가 넘어서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젊은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 삶을 건강하게 돕는 ‘치유농업’ 시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시민들에게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제공해 농업을 통한 치유활동을 제공한다. 도시농업을 넘어서 치유농업으로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시는 대상자별 욕구에 맞춰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먼저 ‘어울림 치유텃밭’은 지체·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신체와 정신적 발달에 도움이 되는 원예치료가 주 활동이다. 흙을 밟으며 농기구를 다루고, 오감놀이와 창의 활동 등을 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힐링을 돕는다. 수원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자혜직업재활센터, 에이블장애인직업적응훈련센터, 정자동장애인주간보호시설 등의 장애인 지원 기관과 단체가 탑동시민농장에서 치유농업에 참여하고 있다. ‘치유농업 활용 복지화 지원사업’은 치매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도시농업 단체인 수원마스터가드너회가 아노가요양원, 사랑방노인복지센터 등 2개 치매어르신들에게 옥상정원 등을 활용한 신체활동과 원예활동으로 치매노인들에게 치유농업으로 힐링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공동체 텃밭에서 전문가와 함께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원예활동 전문가활동 도시농업 시범사업’ 3개소 ▲교과와 연계한 텃밭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치유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학교텃밭 프로그램’ 15개소 ▲생활 속 원예 활동으로 도시민의 농업체험활동을 활성화하는 ‘아파트 힐링텃밭교육’ 10개소 ▲장안구민회관, 수원컨벤션센터, 서호생태텃밭 등 도심 속 텃밭 공간을 활용해 시민이 가꾸는 ‘도심형 공동텃밭 가드닝’ 4개 과정 등이 치유농업을 확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각종 질환과 우울증·스트레스 등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겪는 시민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활동으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치유농장 육성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수평선 김경옥 끝없이 높은 하늘 끝없이 넓은 바다 달라도 너무 다른데 날마다 만나네 억만년 찰랑거리며 무슨 얘기 나눌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경청’ 멀수록 아름답게 보이는 게 있다. 수평선도 그 가운데 하나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 그러나 사실은 맞닿은 게 아니라 거리가 주는 착각의 현상으로 그렇게 보일뿐이다. ‘착각’은 모든 문학작품과 예술을 낳은 원천. 시인은 이 동시 속에서 착각의 미학을 얘기하고 있다. ‘끝없이 높은 하늘 끝없이/넓은 바다//달라도 너무 다른데/날마다 만나네’. 서로 다른 하늘과 서로 다른 바다가 날마다 만난다고 했다. 그래서 한 폭의 풍경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고 했다. 하늘은 하늘의 이야기를, 바다는 바다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단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고 지루할까? 그건 고역 가운데서도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역일 것이다.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흥미롭고 즐거운 법. 우리가 사는 사회라고 다를 게 없다. 중요한 것은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초등학교 교과서에 ‘말하기 듣기’가 별도로 들어있는 것도 다 뜻이 있는 것이다. 입은 하나인데 귀가 둘인 것도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경청은 대화의 기본으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함과 아울러 ‘우리’를 이끌어내는 최상의 방법인 것이다. 수평선을 하늘과 바다의 대화로 본 시인의 눈이 퍽 이채롭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반려동물 1천500만 시대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은 점점 늘고 있다. 정서적 안정, 스트레스나 불안감 해소, 우울증 치료에도 반려동물이 도움을 준다. 아울러 동물병원, 호텔미용실, 반려동물 용품 등의 관련 산업 또한 확대되고 있다. 반려동물 펫티켓을 보자. 펫티켓은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예절을 뜻하는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다. 즉 공공장소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할 때 지켜야 할 예의이자, 반려인들이 꼭 알아둬야 할 기본 원칙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펫티켓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보이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낮추게 하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선 반려견 동물 등록을 꼭 해야 한다. 2개월령 이상의 개는 구청 또는 동물등록대행기관(동물병원)을 방문 등록하고 주소와 소유자 변경, 등록정보 수정 등 사망 시에는 사망신고까지 해야 한다. 미신고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음 달 말까지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 중이다. 이 기간 등록 시 과태료는 면제된다. 두 번째는 반려견과 외출시 목줄(가슴줄), 인식표를 착용해야 한다. 비반려인들을 배려해 외출시에는 목줄이나 가슴줄을 꼭 착용하고, 특히 맹견과 함께 외출하면 목줄과 입마개는 필수다. 셋째는 배변봉투다. 반려동물과 외출 시에는 배변봉투를 꼭 휴대해야 한다. 반려견이 공공장소에 배변했을 경우 즉시 배변봉투에 담고 여분의 휴지로 뒤처리를 하면 된다. 매우 기본적인 펫티켓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기에 많은 분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반려동물은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는 한 부분이 됐다.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하고 공존하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동물보호법 등 관련규정도 강화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인간이 함께 생활하는 사회에서 반려인의 책임을 강화하는 과태료도 함께 높아졌다. 인식표 미부착 과태료는 5만~20만원, 목줄 미착용 및 안전조치 위반 과태료는 20만~50만원, 맹견 입마개 미착용 과태료는 100만~300만원이다. 부디 벌금이 무서워서가 아닌 반려인들이 펫티켓을 잘 지켜 인간과 반려동물이 모두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 정찬승 용인특례시 동물보호과장
조선 전기 문신이자 학자인 박충원(朴忠元, 1507~1581)의 백자묘지석이다. 묘지석에는 죽은 사람의 행적과 가족관계, 무덤의 위치 등을 기록해 무덤 주변에 묻는데 이러한 방식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돌로 만든 것도 있지만 주로는 사각 도판에 음각 또는 청화, 철화로 글을 쓴 백자지석이 많이 사용됐다. 특히 청화백자 지석은 왕실의 친인척과 정3품 이상 당상관이 사용할 수 있었다. 박충원의 청화백자묘지석은 모두 8장으로 당시 우의정이던 김귀영(金貴榮)이 글을 썼다. 묘지석은 그가 죽은 뒤 만들었으므로 1581년이라는 제작연대, 임진왜란 직전의 청화백자 수준, 그리고 당시의 장례문화의 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문화재청 제공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UN총회가 2015년에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목표를 달성하고, 평등하고 평화롭고 포용적이며 번영하는 사회로 전환할 수 있는 국제적, 국가적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SDGs는 지속가능한 전체사회상을 구상하고 이에 필요한 요건이나 수단, 서비스를 창출하는 사회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지속가능 발전 목표에 웨딩케이크 모델을 적용하면 세 개의 계층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는데 경제영역의 발전은 우리의 삶과 교육 등 사회적 여건에 의해 가능하며 경제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영역은 우리가 거주하는 지역의 환경영역에 의해 뒷받침된다. 환경영역은 남반구, 북반구, 5대양 6대주 및 섬을 포함하며 지구상에서 인간사회의 다양성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환경영역, 사회영역 및 경제영역의 최상위 단계는 건강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파트너십이 있다. 지구환경의 파괴로 지속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되면 사회가 불안정하게 되고 경제성장도 불가능하게 되는데 환경, 사회, 경제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은 환경영역에서 유래하고 사회가 소비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SDGs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환경과 사회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술은 수십 년 전보다 발전하고 성장해 왔다. 그런데 이것은 자연환경을 토대로 만들어지며 사회영역과 경제영역의 목표달성은 자연환경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사회영역과 경제영역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초단계로서 환경영역 4개 목표인 기후변화 대응과 해양자원의 보존, 육상생태계 보호와 위생적인 식수의 공급 등을 보전 또는 개발해야 한다. 사회영역에는 인간이 불편 없이 살아가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목표가 포함된다. 우리의 생활이 환경영역에 의해 준비되더라도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사회환경이 준비되지 않으면 건강과 보건증진, 차별과 편견불식, 교육환경을 실현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사회영역은 8개 목표인 지속가능한 포용적 제도, 도시 및 거주지 구축과 에너지 제공, 모두를 위한 공평하고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며, 성평등 달성, 빈곤과 기아를 종식하며, 건강한 삶의 보장과 웰빙(wellbeing)의 증진이다. 여기서 말하는 웰빙은 사회적 웰빙으로서 인간사회의 일원으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영역에 포함된 SDGs 목표의 달성은 지속가능한 사회에 필요한 경제영역의 토대가 된다. 경제영역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혁신과 인프라 구축, 불평등해소,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등 총 4개의 목표를 포함한다. 17개 목표를 계층화했을 때 자연자본과 환경은 상위 목표의 밑거름이 된다. 자연자본과 환경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를 활용해 인간사회가 발전하게 되는데 이러한 환경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는 기대할 수 없다. SDGs의 최상위 단계인 지속가능한 건강사회와 도시를 만들려면 기초단계인 건강한 지구환경이 토대가 되어야 상위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환경과 연관된 사회가 발전되면 사회발전이 왕성하게 이루어져 경제가 발전한다. 환경과 사회와 경제가 발전된다면 인류는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달성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안양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에너지분과위원
정치는 대화와 조정과 설득과 타협과 중재의 과정이자 산물이다. 대립하는 갈등이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상생의 길을 탐색하며 한걸음씩 나아간다.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말과 글과 협상의 기술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이다. ‘정치력’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을 고소·고발을 남용하며 법에 과도하게 의존해서 해결하려는 ‘정치의 사법화’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공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서 검찰이나 법원의 판단으로 미루는 것은 정치인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방기하는 일이다. 사법기관의 판단을 얻기 위해 ‘묻지마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도 정작 본인에게 불리한 사법기관의 판단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아전인수격의 자의적 해석을 하며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행태들이 종종 보인다. 이러한 행태들은 나는 옳고 너는 그르며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는 극단적 진영논리와 적대적 정치를 강화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입법기관과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를 모두 무너뜨리는 악습이다. 정치는 통찰과 숙고와 결단과 판단과 실행의 과정이자 산물이다. 하나의 이슈를 관철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상황과 복합적 요소를 살피고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한걸음씩 나아간다. 당심과 민심이 크게 괴리되어 갈 때에는 국민 다수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비춰 속해있는 진영의 이익에서 한발짝 물러서서 양보하거나 지지세력을 진심을 다해 설득하는 결단과 판단을 할 수 있는 용기는 정치인이 갖춰야 할 필수덕목이다. 정치인은 문자폭탄을 보내는 유권자들을 비난하거나 그들과 싸워서는 안된다. 목소리가 큰 소수의 강성 지지세력에 기대어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무조건 우리는 옳고 너희는 틀리다’식의 논리를 펼치며 ‘내 편’ 확보를 위해 상대에 대한 조롱과 혐오를 부추기는 것으로 수익을 올리는 일부 유튜버들의 입김이 더욱 세지고, 그들의 평론과 의견을 마치 스스로의 미션처럼 받아들이는 정치인들이 공생하고 있다. 정치가 사라진 시대,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 새정치를 외치기 전에 정치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공동체의 이해관계를 조율, 조정하고, 끊임없이 대화하며 타협점을 찾아가는 정치의 본령을 되찾아오자. 네가 옳은지 내가 옳은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옳은지에 대해 함께 답을 찾아내자.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룬 나라이다. 그 이후의 과제는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것과 민주주의의 질적향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힘을 보태고 지혜를 모으기에도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 지금의 시대정신이 부르는 정치 지도자는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서 조화와 화합을 이루어 함께 시대과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자 세력이 될 것이다. 이제 그만 제발 정치를 돌려다오. 김보람 한국지방자치학회 연구이사
이천시는 통합전자심의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12일 이천시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각종 개발사업 심의를 위해 소집하던 대면심의방식을 실시간 심의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각종 개발사업 관련된 심의위원회 10곳이 운영한다. 특히 실시간 전자심의로 각종 개발사업 심의업무 처리의 효율성 및 편의성 향상, 상시 심의 가능으로 민원처리 기간단축, 심의자료의 전자화를 통한 자료의 보안 유지 등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행정 효율성과 민원처리 기간단축 등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천=김정오기자
화성시의회가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구성을 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심각한 여·야 밥그릇 싸움으로 시민 피해만 우려된다. 12일 화성시의회에 따르면 제9대 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13석(비례대표 2석), 국민의힘 12석(비례대표 1석) 등으로 구성됐다. 이후 양당은 의장에 민주당 김경희 의원(나 선거구)을, 부의장에 국힘 오문섭 의원(아 선거구)을 선출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의장 및 부의장 선거의 건’을 의결키로 한 지난 1일 제212회 임시회 1차 본회의는 양당이 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대립하다 끝내 파행됐다. 민주당은 전체 5개 상임위원장 중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3석을, 국힘 역시 운영위원장 포함 3석을 가져가겠다고 팽팽히 맞섰다. 이후에도 여야는 지난 4일(2차)과 지난 11일(3차), 이날 4차 본회의를 통해 협상에 나섰으나 모두 결렬됐다. 이에 따라 양당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5차 본회의를 열고, 막바지 교섭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시민단체 ‘화성지킴이’ 김원태 사무국장은 시의회 파행 사태를 우려하며 지난 11일과 이날 시의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사무국장은 시의회 원 구성 교착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삭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화성시의회 양당 대표인 배정수(민주)·송선영(국힘) 의원은 “계속 협상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힐 수가 없다”며 “원 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 원 구성이 가장 늦어진 화성시의회는 제7대로, 출범 30일 만에 의장을 선출했으며 부의장과 각 상임위원장은 32일 만에 선출했다. 화성=박수철·김기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