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축구연합회 선수 격려만찬

“수십년만에 만난 친우들과의 만남이 이토록 짧을 줄이야….” 재미 LA 부평동호인회가 인천 부평구 축구연합회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만찬장에서 한인수 초대회장의 축사가 이어지는 순간,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이어졌다. 수십년동안 고국에 두고온 친지와 친구들을 그리며 살아오다 지난 17일 고국으로 부터 날아온 동포들을 만나니 그동안의 애환이 눈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몇번이고 서로의 손을 잡고 부둥켜 안으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78년부터 80년대 초까지 청운의 꿈을 안고 이억만리 미국 LA로 이민온 1세대. 이민 초기 낮설은 이국땅에서 어떻게든 정착하기 위해 유색인종이라는 온갖 수모와 멸시·고초와 시련을 감내해야만 했던 이들은 백발이 성성해진 지금 이국땅에서 나름대로 터전을 잡았으나 고국에 대한 향수를 잊을 수 없었다. 때문에 이들은 지난 90년초 같은 시기에 이민와 지척에 살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있는 부평사람들을 모아 ‘부평동호인회’를 결성했다. 특히 부평동호인들이 주축이 돼 창단한 ‘봉화축구단’은 LA 사우스벨리 등 16개 지역에 조기축구팀을 탄생시켰고 매년 3.1절 정신을 기념하는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해오다 이번에 고국의 축구팀을 초청, 친선경기를 갖는등 LA지역 한인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인수 회장(65)은 “이억만리에서 내나라 내고향의 눈부신 발전을 지켜 보며 우리도 일등국민이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을 항상 잊지않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김포여성회관 직원들 장고치는 소리

매주 금요일이면 이용객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간 김포시 여성회관(관장 김병식)의 닫힌 문틈 사이로 흥겨운 소리가 들려 나온다. 김포여성회관 직원들이 만든 동아리 ‘밝은뜨락 맑은 패’회원들의 장고치는 소리다. 지난해 9월 혼이 담긴 우리의 소리를 배워보자는 취지로 결성돼 현재 관장을 비롯한 13명 전직원이 통진종고 사물놀이패 지도교사인 김현태씨(42)의 지도로 매주 금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가량 7개월째 장고를 배우고 있다. 사물놀이는 장고와 꽹과리, 징, 북으로 이뤄져 있지만 회원들은 아직까지도 장고만 치고 있다. 사물놀이의 기본 장단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익히기 위해서다. 이제는 회원 모두 흥을 돋을 수 있는 웃다리 장단을 손쉽게 칠 수 있다. 이들 회원들은 다른 동아리 모임과 달리 우리 가락 우리의 소리를 배우면서 흥겨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김병식 관장(46)은 “단순히 동아리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장고를 치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상쾌하고 홀가분할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져든다”며“장고를 익힌 후 분야별로 나눠 강습을 받아 사물 연주회도 가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

인천 최초 여류시인 홍명희씨

검동뫼, 부엉바위, 귀야이고개, 개듬물, 달강재, 쇠뿔고개….지금은 도서관 한켠에 비치된 오래된 문헌에서만 찾을 수 있는 토속적인 지명들이다. 그러나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인천시 동구 금곡동 일대에선 이같은 이름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서너번만 불러보면 금방 입에 군침이 돌면서 할머니 품처럼 편해지는 탓(?)일까. 인천 토박이이자 시인인 홍명희여사(69·인천시 동구 송림동)는 이처럼 편하고 아늑한 땅이름들이 산업화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누구보다도 안타깝다. “동구청 자리는 일제시대 도축장이었고 그곳을 지나 배다리로 나오는 길목은 당시로는 제법 잘 닦인 신작로였지요. 금곡동(金谷洞)이란 명칭도 조선시대 이 골짜기에서 쇠가 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지요”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냥공장도 바로 이 길목에서 문을 열었다고 기억했다. 한국전쟁 직후 대한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한 인천 최초의 여류시인이기도 한 그의 작품속엔 그래서 질박하고도 구수한 고향 풍경들이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묘사되고 있다. “가끔 답답한 생각이 들 때면 이 거리로 나옵니다. 그러면 어느새 가슴이 환해지고 어디선가 묵직한 뱃고동소리도 들려 오곤 했어요. 금곡동은 제가 가장 아끼는 노리개보다 더 소중한 거리지요” 그가 어렸을 적만 해도 밀물때면 배다리로 바닷물이 들어왔고 금곡동 어귀에서도 비릿한 생선냄새가 풍겨 왔었다. 첫번째 시집인 ‘범부(凡婦)의 서(書)’이후 ‘사랑으로 가는 길’, ‘네가 어디에 있느냐’, ‘햇빛과 비바람 천둥번개’등 모두 4권의 시집을 낸 그는 이번 봄에 금곡동의 서정을 담뿍 담은 작품들을 모아 선 보일 계획이다./허행윤기자 heohy@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