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멈춰선 72홀 파크골프장... 세금 낸 인천시민들만 떠밀린다니

수도권매립지 파크골프장 파행이 점입가경이다. 첫 삽도 뜨기 전 운영권 다툼이 벌어졌다. 인천시의회가 인천시 측이 운영을 맡는다는 조례를 만들었다. 이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는 자체 사업으로 바꾸겠다 했다. 인천시는 ‘지속 추진’을 요청하며 불을 끄려 했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다시 브레이크를 밟고 나섰다. 이 사업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부결시킨 것이다. 시민 세금 100억원만 하릴없이 묶이게 됐다. 인천시와 SL공사는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했다. 유휴부지 12만㎡에 2026년 개장이 목표였다. 수도권매립지 부지에 인천시가 조성비(114억원)를 부담한다. 72홀 규모라 1일 1천152명까지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사업 착수도 전 운영권 갈등이 빚어졌다. 인천시는 사업비를 대니 운영도 맡겠다 했다. SL공사는 부지가 수도권매립지라 운영까지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했다. 이 와중에 인천시의회가 나섰다. 지난 9월 인천시 공사·공단이 운영을 맡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다. SL공사가 바로 반발했다. 조달청에 의뢰한 파크골프장 입찰도 중단한다 했다. 그 대신 36홀 규모로 줄여 자체적으로 짓겠다고 했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다시 나섰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 파크골프장 관리동 건물 조성계획안을 부결시켰다. 수도권매립지가 공유수면 상태라 건물 소유권 확보가 불명확하다고 했다. 절차상 하자라는 지적도 했다. 인천시가 이미 2025년 본예산에 100억원 사업비를 반영해 놓고 뒤늦게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올렸다는 것이다. 만약 SL공사가 운영을 맡으면 인천시 예산 투입의 타당성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결국 수도권매립지 파크골프장 사업이 기약없이 멈춰선 모양새다. 인천시 예산으로 하더라도 내년에 다시 공유재산관리계획 재심의를 받는 등 행정절차가 늘어진다. SL공사가 자체적으로 해도 예산 확보, 각종 인허가 협의 등 새로 시작해야 한다. 2026년 개장은 이미 물 건너 간 셈이다. 이대로 가면 2027년, 2028년 이후까지도 사업이 늘어질 전망이다. 인천시의회의 이번 의결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 이미 파크골프장 운영권 조례를 통과시켰다. 그래 놓고 이제 와 관리동 건물은 짓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매립지에 지으니 운영도 도맡아야 한다는 SL공사 주장도 과하다. 파크골프를 하는 인천시민들은 오늘도 예약을 못 잡아 타 지역을 헤맨다. 골목대장들 힘겨루기에 시민들만 떠밀리는 꼴이다. 그 100억원 세금을 낸 시민들이다.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김종구 칼럼] 도지사선거, 마이너리거들의 ‘喪家 반란’

박정 의원이 혼잣말처럼 했다. “수원 왔으니까 담판을 지어야겠어.” 파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이다. ‘李氏 喪家’에 문상차 들른 길이다. A시장, B시장도 합류했다. 언론인도 여럿 있었다. ‘요란한’ 애도(哀悼)가 끝날 때 던진 말이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이내 일어섰다. 자리에 있던 동석자들도 같이 따라 나섰다. 밤도 늦었는데 어디로 향했을까. 나중에 알았다. 담판 상대는 염태영 의원이었고, 담판 의제는 경기지사 출마 여부였다. 상가 밖 상황은 전언(傳言)으로 옮겨 본다. -수원 모처에서 염 의원과 만난다. A·B시장, 지역 정치인들이 있다. 도지사선거 출마 여부를 얘기한다. 한참 얘기 뒤 이런 제안이 나온다. ‘염태영, 박정, 권칠승, 강득구 포함해 단일화 하자’, ‘심판은 김영진 의원으로 하자’. 시한까지 ‘연말’로 제시된다. 다들 환하게 웃고 헤어진다.- 여기까지가 10월18일 얘기다. 중앙당은 모르는 ‘상가 반란’의 전모다. 신문에는 이날 밤 모의가 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저랬을까 싶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게 저들은 마이너리거다. 메이저리거는 중앙에 있다. 현재 민주당을 지배하는 별들이다. 6선 추미애 법사위원장, 친명 측근 김병주 의원, 한준호·이언주 최고위원.... 높은 별인지는 모르겠고, 저 멀리 떨어진 별은 맞는 거 같다. 모두가 중앙에서 몸집을 키웠다. 언론 비중도 중앙이 크다. 이런 중앙 언론과 중앙 정치가 고착시켜 온 구도다. 이 구도에서 ‘이씨 상가’ 정치인들은 마이너리거가 맞다. 이게 정치 현실이잖나. 경선은 정치고, 정치는 권력이다. 권력은 중앙에 있고, 거기 중앙 정치가 있다. 그런데 이건 경기지사선거다. 도백(道伯)의 조건에 중앙 정치가 있나. 이인제, 임창렬,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김동연.... 경기도 정치인들이었다. 안양·광명·부천·수원이었다. 성남시장 출신 지사도 있었다. 잘했다. 경제부총리 출신도 두 명 있었다. 다 잘했다. 세계를 돌며 100조 투자 끌어오는데, 무슨 중앙 정치가 필요한가. 한번 보자. 염태영 시장은 전국 최대 수원시 3선 시장이다. 최고위원도 했고, 경제부지사도 했다. 박정 의원은 파주에서만 3선이다. 경기도당 위원장도 했고 경기 북부 350만명의 대표다. 권칠승 의원도 화성에서 3선이다. 경기도의원을 했고, 장관까지 했다. 강득구 의원은 안양의 재선 의원이다. 도의원도 했고, 부지사도 했다. 예습(豫習) 없이 즉시 도정에 투입될 재원들이다. 경기도 직제표 외우다가 4년 허송할 낙하산과는 다르다. 이런 재원들을 떼어 놓고 있다. 군소 후보라며 밀어내고 있다. 하도 들으니 이제 그런가 싶다. 시종일관 불공정 게임 아닌가. 스포츠였다면 진작에 무효감이다. ‘상가 반란’을 응원하는 이유다. 박정의 경기도, 염태영의 경기도, 권칠승의 경기도, 강득구의 경기도가 펼쳐질 경선을 보고 싶다. ‘난데없는’ 낙하산들의 급조된 경기도보다 훨씬 촘촘할 거다. 당(黨)도 막으면 안 된다. 막을 필요가 없다. 작은 경선이 있어야 큰 경선이 성공한다. 빈약한 공약을 풍성하게 채워갈 수 있다. 떠났던 도민을 구석구석 긁어 모을 수 있다. 전례가 없다지만, 그래서 더 경기도 민주당이 시도해볼 만한 거다. 염·박·권·강.... 모두가 도청을 보고 있다. 많은 도민도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경기도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한마디할 무대를 안 준다. 그러니 스스로 만들어 보자는 거다. 응원하는 도민은 많다. 내 동네 인재를 내 동네 도지사로 만들고 싶다는 민심이다. 여론 조사도 좋고, 토론 대결도 좋고, 담판 합의도 좋다. 어차피 조용히 갔을 때 승률은 ‘0%’다. 이를 흔들어 볼 마지막 수가 ‘마이너리거 경선’이다. 主筆 김종구

[지지대] 시골 학교 음악회

“학교에서 가을 음악회를 여는데 한번 취재해 주세요.” 5개월 전 만나 인터뷰를 했던 중학교 교장선생님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이 학교는 한때 인근 지역 학생들이 앞다퉈 오고 싶어하는 할 정도로 규모가 꽤 컸지만 지역 인구 소멸로 인한 학생 수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현재는 전교생이 50명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이다 보니 매년 신입생이 얼마나 들어올지 걱정이 앞선다는 하소연이 귓가에 맴돌던 차였다. 수원에서 80여㎞ 떨어진 거리. 고속도로와 울퉁불퉁한 도로를 반복하다 겨우 도착한 학교 대강당에는 교복 차림의 학생이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마지막 연습에 여념이 없다. 전교생이 오케스트라 단원이라고 했다. 같은 시각 대강당으로 들어오는 이웃 학교 교사와 학생들, 인근 마을 주민들은 한껏 들뜬 목소리로 왁자지껄했고 어떤 이는 꽃다발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연 순서와 파트 구분을 알리는 리플릿을 나눠주며 자리를 안내하는 교직원들은 설렘과 긴장감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잠시 후 시작된 음악회. 음악교사의 지휘 아래 일곱 가지 악기를 맡은 학생들, 악기별로 학생들을 가르친 방과후 교사들이 함께 몇 곡을 연주했을 때 강당은 이미 어느 아트홀에 뒤지지 않는 공연장이 돼 있었다. 경기도내 학교들이 학령인구 감소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교육연구원이 현안 연구를 통해 소규모 학교의 기준을 정리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에 기초를 세워 맞춤형 처방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음악회가 지닌 특별함은 여기에 있다. 전교생 어느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저마다의 소리를 보태 완성한 선율은 인구절벽의 위기 속 통폐합을 걱정하는 시골 학교에서 들려온 희망이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의 본질을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었을까.

[천자춘추] 경쟁과 배려

누가 괴물을 만들었는가. 요즘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영화는 주인공 빅터와 피조물의 관계를 과학자와 실험체가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으로 그리면서 생명을 만들었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마지막에 괴물처럼 보이는 피조물보다 책임을 회피하고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이 더 괴물일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지는데 창조자와 피조물, 강자와 약자,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권력구 조를 뒤집어 보며 누군가의 행동과 선택이 괴물성을 규정한다는 점을 관객에게 묻는 것이다. 최근 대형 배달플랫폼 기업 간 퀵커머스 경쟁이 가열돼 당일배송도 모자라 30분 이내 도착하는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품목도 다양해 공산품은 물론이고 신선식품이나 밀키트, 간편식 등 안 되는 게 없다. 과거 기억이 떠올라 흠칫 불안해진다. 1990년대 후반 미국과 2010년대 한국에서 펼쳐졌던 30분 이내 피자배달 이야기다. 과도한 배달시간의 압박으로 배달원들의 난폭운전에 따른 사망 사고, 노동환경의 악화로 크게 사회 문제로 대두됐던 기억이 있다. 지금 국회에서는 새벽배송에 대한 여러 의견을 취합 중인 것 같다. 택배노조는 초심야 시간 배송제한을 주장하는데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의 초심야 시간대 배송을 금지하는 이유를 이 시간대가 근로자의생체리듬을 파괴하는 시간대이며 이로 인해 수명장애, 심혈관 질환, 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고 했고 대안으로 배송시스템을 오전 5시 출근조와 오후 3시 출근조로 나누는 주간 연속 2교대 형태로 전환하고 심야의 노동의 연속성을 끊는 대신 낮시간 중심의 근무체계를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또 한편으로는 같은 근로자인 쿠팡택배 위탁 기사 모임인 쿠팡파트너스연합회는 새벽배송을 금지하면 야간 기사의 생계를 박탈하게 되고 택배산업의 자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새벽배송 근로자들이 오히려 새벽배송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수입도 더 좋고, 주간보다 차도 덜 막히며, 낮에 개인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업계의 의견은 새벽배송이 멈추면 우리 일상 모두가 멈출 것이라고 주장하고 관련 산업인 소상공인의 매출도 급감해 피해가 속출할 것이며 워킹맘의 일상이 멈추고 현실적으로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 건지 그 속을 알기는 어렵지만 독점 플랫폼들이 언제부터 소상공인이나 소비자의 편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쓴웃음이 나기도 한다. 다만 누구에게 편리한가보다 누구에게 해가 되는가를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모든 국민이 납득할 정답은 아니더라도 해답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한경쟁시대에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해 나만 편하고 나만 돈 벌면 되는 괴물은 더 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경쟁보다 배려를 기대해본다.

[삶, 오디세이] 업에서 법으로

불교에서 인간의 삶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업’이다. ‘업’의 원어인 ‘Karma’는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인도에 있던 통념이다. 일반적으로 ‘행위(行爲)’라고 번역한다. 즉, 업은 우리의 행위(행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인도에서는 업이 사람의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닌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한 사람이 태어나면 그의 집안, 성별, 이름 등에 의해 모든 것이 이미 결정돼 있다고 여겼다. 이렇게 업을 차별적이고 부정적으로 사용해 만든 것이 ‘카스트’라는 신분제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카스트 제도는 한 사람의 ‘태어남(출생신분)’에 의해 모든 것이 정해지고 그 태어남은 전생의 업의 결과이기에 이번 생에도 그 업대로 이어진 삶을 살아야 하고 결국 다음 생에도 이번 생과 똑같은 삶을 살아야만 한다고 여긴 차별적 신분제도다. 지금 사람들이 이런 카스트에 대해 들으면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불평등한 제도라고 여길 것이다. 그럼 인도인은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을까. 우리보다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어쩔 수 없기 때문일까. 아니다. 바로 카스트의 불평등이 불평등인지 느낄 수 없고 사회 전반이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가르치고 여기게 해서 잘못된 것이라고 느껴지지만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고 점차 그 불평등한 제도 속으로 자신을 서서히 밀어넣어 끝내 그 제도의 일원이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2천600년 전 태어난 태자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청년은 그렇게 고정돼 있고 결정된 삶과 업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 출가해 수행한 끝에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된 것이다. 그리고 맨 처음 한 것이 바로 사람은 ‘태어남’에 의해 삶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가에 의해 삶이 만들어진다고 설하였고 그 가르침이 훗날 불교라는 종교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고정적이고 정해진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시간이라는 흐름 속에 모든 것은 변하고 노쇠하고 사라진다. 그러나 유한한 인간은 무한한 삶과 힘을 갈구하지만 그런 고민의 순간에도 결국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살아 있는 모든 시간 우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살아감이라는 것이 무엇을 하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모르고 놓치는 순간이 많다. 그리고 그 시간은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한순간도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하는 2025년과 맞이할 수밖에 없는 2026년의 사이를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 한 찰나도 허투루 놓치는 시간 없이 모든 일상을 업에 의해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법으로 행위하며 이끌고 가는 시간으로 살아가야 한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업이라 해도 지금은 눈앞에 펼쳐진 법의 자리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내일의 삶이 나타날 것이다. 살아있기에 살아가도록 업이 아닌 법으로 지금을 행위하여 2025년 연말의 오늘을 살아가자.

[기고] 인천 미추홀구 ESG 행정

낡은 어린이도서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 책 대신 재활용품이 쌓이고 주민들의 손끝에서 그것들이 하나둘 새 물건으로 되살아난다. 이곳이 바로 미추홀구의 ESG센터다. ‘환경과 사회, 그리고 책임 있는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어르신과 아이들의 세대를 이어주는 공간이자 미추홀구가 꿈꾸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축소판이다. ESG는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 행정이 주민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생활의 언어가 돼야 한다. 미추홀구는 행정의 무게를 ‘환경을 지키는 일상’으로 옮기기 위해 작은 변화부터 시작했다. 폐관된 숭의어린이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ESG센터는 그 상징적인 첫걸음이다. ESG센터에는 58명의 어르신이 새로운 일자리로 참여하고 있다. 투명 페트병을 수거하고 씻어 장갑, 조끼, 모자 등으로 새활용 제품을 생산한다. 새활용 제품은 다시 공공기관에 납품되고 수익은 지역으로 되돌아온다. 그 결과 작년 10월 개소해 지금까지 약 1억9천만원의 수익과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 버려지는 것이 다시 쓰임을 얻고, 일자리가 생기며, 지역이 살아난다. 그 자체로 ESG의 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미추홀구 ESG센터 모델과 여기서 추진되는 편의점 재활용품 수거, 장난감 무상 수거함 운영, 수거된 장난감 수리를 통한 취약계층 장난감 기부 등 다양한 사업의 아이디어가 모여 지역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 시도가 성과로 이어져 미추홀구는 ‘민·관·산·학 기반 자원순환 미추홀구 ESG센터 모델’로 2024년 인천시 정성평가 우수정책 경진대회에서 환경 분야 대상, 2025년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관 ‘민선 8기 전국 기초지방정부 우수정책 경진대회’에서 전국 83개 지방정부 137건의 정책 중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거리에서도 변화는 이어진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버려지는 재활용품을 깨끗하게 분리해 가져오면 품목별로 현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미추 자원순환가게’ 23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약 900t의 재활용품을 모았으며 이는 무려 38만그루의 나무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에 해당하는 670t의 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개발해 설치한 페트병 무인수거기 32대도 주민 누구나 24시간 재활용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투명 페트병 한 개당 10원의 보상은 단순한 인센티브가 아니라 ‘환경 실천의 습관’을 만드는 장치다. 또 ‘미추홀구 폐비닐 분리배출일’을 지정해 266t의 폐비닐을 수거했으며 약 8천6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교육과 문화의 변화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 인천 유일의 환경 전문 교육시설인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에서는 매년 2만명이 넘는 주민이 자원순환 교육과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물품공유센터와 새활용 알맹가게, 플라스틱방앗간을 찾으며 ‘버리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 행정이 길을 열면 주민이 그 길을 생활로 만든다. 청사 내부의 풍경도 달라졌다. 직원들은 다회용 컵을 공유하고 회의에는 일회용품이 사라졌다. ‘행정이 먼저 변해야 주민도 변한다’는 믿음이 구정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이런 변화는 단지 청결 캠페인이나 쓰레기 감축이 아니라 2026년 시행될 수도권 직매립 금지를 앞둔 행정의 구조적 전환이기도 하다. 미추홀구의 ESG 행정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재활용품을 씻는 주민의 손, 분리배출을 지키는 한 사람의 습관, 그리고 그 뒤에서 지원하는 행정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결과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버려지는 것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지금 이 순간, 미추홀구의 내일이 자라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기만평] 거대 암반...

[사설] 대통령 ‘에너지고속도로’, 장관이 멈춰 세웠나

10월1일 국무총리 주재 회의가 열렸다. ‘제1차 국가기간전력망 확충위원회’다. 국가 전력망 구축을 위한 정부 방침을 결정했다. 동서울변전소를 포함한 99개 송·변전 사업을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일괄 지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정부가 ‘에너지고속도로’로 명명한 핵심 과제다. ‘0단계 핵심 과제’라는 표현 속에도 의지가 녹아 있다. 이 속에 동서울변전소 500㎸ 변환소 설치가 있다. 정부의 의지를 담아낸 것이 전력망 특별법이다. 전력 시설 사업에는 대부분 해당 지역의 민원이 발생한다. 이런 민원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되기도 한다. 특별법은 해당 지자체에 60일 안에 허가 여부를 답하도록 했다. 이 기간을 넘기면 ‘허가한 것으로 자동 처리한다’고 규정했다. 동서울변전소 사업의 지정고시는 11월5일이다. 규정으로 보면 내년 1월5일부터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상황이 생겼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추진 과정 재검토를 얘기했다. 22일 있었던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간담회는 하남시 감일동 주민센터에서 있었다. 주민,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5자협의체였다. 김 장관은 “대체 부지를 포함해 사업 전 과정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변환소 예정 부지는 감일동 주거지로부터 직선거리 150m다. 거주 주민이 4만여명이다. 소음·전자파 우려가 제기됐다. 주민들은 ‘재검토 방침’으로 해석했다. 우리도 주민들의 요구를 수차례 보도했다. 2023년 하남시와 한전이 협약을 맺었다. 이를 둘러싼 밀실 추진 논란도 전했다. 결코 주민 요구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다만, 장관의 발언이 부를지 모를 혼란은 정리하려 한다. 본보가 취재한 전문가의 시각은 이렇다. “0단계부터 흔들리면 전력망 패스트트랙 전체가 지연될 수 있다.” 여기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계획 등 국가전략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력망 공급 갈등은 대부분 국가와 지역의 이해가 충돌한다. 하남시 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수도권 간 초고압 직류송전(HVDC) 시설이다. 동해안 발전 전력에 의존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직접적 소비처다. 용인 반도체 단지 조성은 빠른 공정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물과 전기다. 가장 큰 걱정이 전력 공급망 차질이다. 전력망 특별법까지 등장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이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는 국가의 의지였다. 설명이 필요하다. 동서울변전소 사업이 특별법상 어느 단계인가. 패스트트랙 규정에 진입한 단계인가. 기후부 장관 발언의 의미는 뭔가. 주민·하남시·한전의 해석에 다 다르다. 주무 부처라 할 산업부의 입장은 뭔가. 모든 게 필요한 설명이다. ‘밀어붙이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 입장이 뭐냐’고 묻는 것이다. 주민을 위해서도 설명은 필요하다.

[사설] 인천 교육현장의 ‘읽걷쓰’ 피로감... 이벤트성 걷어내야

‘읽고 걷고 쓰기(읽걷쓰)’는 인천시교육청의 정책 브랜드다. 읽기를 통해 지식, 지혜를 쌓는다. 걷기는 신체 건강과 사유의 힘을 길러준다. 쓰기는 자신 또는 타인과의 소통, 성찰이다. 읽걷쓰 루틴 챌린지도 있다. 하루 45분씩(읽기 15분, 걷기 15분, 쓰기 15분) 10주간 실천한다. 그러나 일선 교육 현장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부정적’이라 한다. 참여 의향이 낮고 동기는 부족하며 교육적 효과도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의 인천교육정책 여론조사 결과가 뒤늦게 알려졌다. 인천의 중고교 재학생, 학부모, 초·중·고 교사 등 60명 대상이었다. 읽걷쓰 등에 대해 좌담회, 집단 심층 면접을 했다. 조사 참가 학생들은 읽걷쓰 홍보물을 접한 경험 정도에 그쳤다. 내용도 잘 몰랐고 하기 싫어하는 활동 쯤으로 인식했다. 입시 준비로 사실상 참여하기 힘든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학부모들은 취지는 공감하되 실제 효과는 기대하지 않았다. 자녀들 디지털 기기 의존성이 높고 학원 등 학습량이 많기 때문이다. 읽걷쓰가 꼭 필요하다면 흥미나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캠페인성 사업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개별 읽걷쓰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도 박했다. ‘인천학생 낭독 학교’에 대해 학생·학부모 그룹은 마이너스(—) 52점을 줬다. ‘읽걷쓰 거점센터 운영’과 ‘읽걷쓰 출판 전시회’도 -41점, -38점을 받았다. 긍정적 점수는 16개 프로그램 중 ‘한글날 행사’(20점), ‘학생 글쓰기 역량 강화’(19점) 등 4개에 그쳤다. 특히 일선 교사들의 부정적 반응이 컸다. 정책의 철학이나 추진 과정이 미흡하다고 봤다. 행사 및 이벤트성 성과 압박으로 피로감이 크다고도 했다. 학생·학부모들과 달리 교사들은 ‘학생 글쓰기 역량 강화’에 대해 —35점을 줬다. 교사들은 ‘읽걷쓰 거점센터 운영’이나 ‘읽걷쓰 AI’ 등 대부분 프로그램에 부정적 평가를 했다. 평판이나 교육 효과,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언제부턴가 인천 전역에서 읽걷쓰 캠페인이 넘쳐난다. 지하철이나 버스, 심지어 아파트 엘리베이터 모니터까지 차지해 있다. 외국인 모델까지 나와 “우리는 읽걷쓰 해요”라며 춤을 춘다. 교육 정책 홍보지만 보는 이들은 내년 교육감선거를 떠올린다. 읽고 걷고 쓰기, 그 취지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캠페인, 이벤트 위주로 흐른 것이 문제다. ‘너무 네이밍에 꽃혔다’는 지적에 공감이 가는 이유다. 본래의 교육사업으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지지대] 시장 돌진 사고, 정부가 나서야

11월13일 부천시 오정구 부천제일시장 좁은 통행로에서 트럭이 돌진해 4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그 직후 경기일보는 사고 요인으로 사람과 물건, 차량이 뒤섞인 ‘좁은 통행로’를 지목하고 여러 지역 전통시장을 돌아봤다. 그 결과 대부분 두세 명이 나란히 걷기 힘든 통로에 오토바이, 차량이 수시로 지나다녔고 통행로 좌우엔 물건들이 적치돼 있어 언제든 비슷한 사고가 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상인과 방문객, 심지어 하역을 위해 시장에 들어서는 화물차 기사들도 사고를 우려하며 통행로 폭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20대 피해자 고(故) 문영인씨 가족도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통행로가 굉장히 좁아 행인들이 차량을 보고도 피하지 못했다”며 “통행로가 조금만 더 넓었다면, 구급차가 더 빨리 올 수 있었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며 한탄했다. 모두가 지적하는 만큼 개선이 빠를 수 있을까. 먼저 경기도는 말했다 “현행법상 시장 통행로는 일반도로라 시장 현대화 명목으로 폭을 확대하긴 어렵다”고. 일선 시·군들도 “시장 통행로는 도로라 차량 통행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비상대피로 조성이나 통로 내 물건 적치 금지에 대해서는 “민원이 제기되면 단속하지만 (인력 여건상) 근절엔 한계가 있다”, “시장 내 점포가 들어선 곳은 사유지라 대피로 등 안전 점검은 자체 진행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각 입장을 하나씩 분절해 보면 맞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를 종합하면 “좁은 시장 통행로에서의 차량 돌진 사고는 지자체 차원에서 재발 방지가 매우 어렵다”로 귀결된다. 지자체가 할 수 없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시장 도로 폭 확대 및 보차 분리 법제화, 예산 지원 및 제재 규정 강화로 이미 재발 가능성이 크다고 인식되는 ‘시장 차량 돌진 사고’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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