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펜타 슈퍼루키 TOP6... K-록 이끌 스타 탄생이다

선거판 소란에도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성큼성큼 다가온다. 올해 21회째의 한국 대표 음악축제다. 최근 ‘2026 펜타 슈퍼루키 TOP6’가 그 화려한 탄생을 알렸다. 인천펜타포트 락을 등에 업고 세계로 뻗어나갈 차세대 록스타들이다. 펜타 슈퍼루키가 뭔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신인 아티스트 콘테스트다. 차세대 록스타를 발굴하고 키워 K-록의 저변을 다져나가는 사업이다. 올해 경연에도 신인 아티스트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치열한 경쟁 끝에 TOP30, TOP10을 거쳐 최정예 TOP6가 가려진 것이다. 지난달 30일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2026 펜타 슈퍼루키 FINAL TOP6’ 경연이 펼쳐졌다. 최종 6개팀이 이름을 올렸다. ‘Nyteh(나이테)’, ‘릴리 잇 머신’, ‘산보’, ‘Asian Spice House (아시안 스파이스 하우스)’, ‘우륵과 풍각쟁이들’, ‘피치 트럭 하이재커스(Peach Truck Hijackers)’ 등이다. ‘우륵과 풍각쟁이들’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5’를 통해 전통 음악과 현대적 밴드 사운드를 결합, 독창적인 록 무대를 선보였다. 국악과 재즈의 경계를 허물었다. 국악 장단과 블루스 리듬, 태평소와 색소폰이 어우러진 음악을 펼쳐 보였다. 실험적이면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안 스파이스 하우스’는 ‘Echoes(에코스)’로 금상을 차지했다. 아시아적 음악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이국적인 감성과 독창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다. 은상은 자작곡 ‘고상’의 ‘산보’가 거머쥐었다. 청춘의 감정과 감각적인 사운드를 표출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동 4등인 동상에는 ‘나이테’, ‘릴리 잇 머신’, ‘피치 트럭 하이재커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서드 무대에서 각자의 음악세계를 활짝 펼친다. 올해 펜타 슈퍼루키는 지원 규모와 혜택을 한층 확대했다. TOP6만 오를 수 있었던 펜타포트 출연 기회를 올해는 TOP10 전 팀으로 늘렸다. 대상 수상팀에는 해외 페스티벌 출연 기회를 제공한다. 대상·금상·은상 수상팀은 인천음악창작소를 통해 음반 제작 지원도 받는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음악축제다. 본무대의 팽창에 머물지 않고 K-록 시대를 준비한다. 바로 펜타 슈퍼루키다. 슈퍼루키 출신의 ‘잔나비’ 등은 이미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본무대 헤드라이너로 성장해 있다. 인천펜타포트 락이 앞장서 개척해 나가는 K-록의 대도약을 기대한다.

[김종구 칼럼] 달나라 가면 성과급 얼마 줄 건데

그때는 가슴이 뭉클했다. 2023년 4월3일 보도자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냈다. ‘누리호·다누리 성공 특별성과급 지급.’ 연구자들에게 성과급 준다는 소식이다. 자료 곳곳에서 감격이 묻어난다. ‘이정표를 세운 연구자들 격려다’, ‘정부가 특별히 마련한 재원이다’. 국민에게 전하는 다짐도 적혀 있다. ‘국민 성원과 정부 지원에 감사하다’, ‘우주강국으로 보답하겠다’. 사실 성과는 훨씬 전에 있었다. 모두가 지켜본 업적이었다. 2022년 6월21일 누리호가 날아올랐다. 러시아 발사체에 실어 올리던 방식이 아니다. 100%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발사체다. 성공 순간 연구자들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얼싸안고, 눈물 흘렸다. 소리도 질렀다. 그 1년 뒤에 나온 성과급 발표다. 과연 얼마였을까. 새삼 검색해 봤다. 1천131명에 42억4천만원이다. 성과 기여도에 따라 차등을 뒀다. 높으면 1천만원, 중간은 600만원. 기여도가 낮다 싶은 직원에게는 100만원만 줬다.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면-퇴보하지 않는다면-마지막 승부는 우주공학이다. 거기서 초일류 국가가 결정된다. 노바스페이스가 2025년 공개한 우주경제보고서가 있다. 세계 우주경제 규모가 2025년 6천264억달러에서 2034년 1조100억달러로 성장한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은 이미 슈팅을 했다. 한국도 뛰어들었다. 한국형발사체는 그 증명이다. 누리호가 부여한 닉네임도 있다. ‘세계 7번째 우주 발사체 보유국.’ 연구자들이 고맙다. 우리에게는 ‘특수한’ 환경도 있다. 위성 대신 포탄 얹어 쏠 수 있다. 무기가 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중요도나 기여도에서 우주공학은 우리 미래다.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나라의 명운을 맡은 곳이다. 그런데 주어진 성과급이 저렇다. 100만원 주고, 1천만원 주고. 그나마 주는 데 1년을 끌고. 그해 10월, 항우연이 시끄러워졌다. 누리호 개발 연구원 6명이 퇴직했다. 민간 기업으로 옮겼다. 이제 이야기를 궤도에 올려보자. 성과급이다. 반도체를 수출해 돈을 벌어들였다. 성과급으로 6억원을 받는다. 이익 나면 매년 받는다. 발사체를 우주에 쏘아 올렸다. 1천조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성과급이 1천만원이다. 누구는 600만원이고. 그래도 항우연 연구자는 낫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더하다. 갇혀 지내듯 연구하는 두뇌들이다. SLBM,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전부 만들었다. 그런데도 성과급은 없다. 비닉(비밀)사업이라 안 준단다. 삼성전자 성과급 파장이 크다. 엊그제가 항공우주의 날이었다. 그래서 항우연, 국방연을 봤다. 걱정이다. 국가가 모은 인재들인데. 애국심에만 매달려도 좋은가. 공공기관 신입 평균 연봉 4천99만원이다. 이곳 박사급 연구원이 6천만~8천만원이다. 이것에도 만족했다. 자부심이 있으니까. 그런데 이제 달라질 것 같다. 6억, 10억 성과급이 들풀처럼 번지고 있다. 최고의 우주공학자들이 모인 곳이다. 애국심·자부심으로 누를 수 없다. 노동부 장관이 삼성 노사 타결의 공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묻고 싶다. 위대한 달 탐사 프로젝트가 있다. 한국형 착륙선을 달에 보내는 일이다. 2030년대 초로 상정해 놓고 있다. 지금도 ‘이그나이터’에서 불꽃이 튄다. 착륙 엔진, 항법 시스템, 우주 통신마다 실험이 이어진다. 어쩌면 그날이 안 올 수도 있다. 그래도 젊음을 불태우는 연구자들이다. 만일 꿈이 이뤄지는 날, 그래서 모두가 환호하는 그날. 장관은 성과급 얼마를 말할 건가. 5월27일이 ‘항공우주의 날’이었고, 6월1일은 로켓 공장이 폭발했고, 우주공학도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主筆 김종구

[지지대] 새로운 시대

6월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뒤로 하고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의 지방정부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우리는 이전 정부의 탄핵으로 인한 혼돈의 시기를 지나 새 정부의 탄생을 거쳐 지방선거로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게 됐다. 선거 기간에는 마치 ‘페이지를 찾을 수 없던’ 웹상의 컴퓨터 화면처럼 방향을 잃은 일상이었지만 이제 투표일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내가 사는 지역에 새 좌표가 찍히고 ‘새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팝 그룹 키키(KiiiKiii)의 히트곡인 ‘404(New Era)’는 이런 방향성을 잘 안내해주고 있다. 가사에는 ‘404, not found in the system/404, the new era, era/404, 좌표 밖의 지점/404, the new era, era...’라는 내용이 나온다. PC로 인터넷에 접속할 때 검색되지 않거나 이상이 생길 경우 ‘404, not found in the system’, 즉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며 ‘404’ 오류 메시지가 뜬다. 한동안 대한민국은 이처럼 목적지를 잃은 ‘404 오류’ 상태와 같은 혼돈과 불안정의 시간을 지나왔다. 하지만 투표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가 직접 시스템에 신호를 보내는 순간 이 ‘404’는 전혀 다른 의미를 품는다. 정상적인 시스템을 벗어났던 과거의 혼란을 끝내고 우리가 던진 투표권으로 미래의 좌표를 직접 찍는 주체적인 ‘새 시대(New Era)’로의 진입을 알리는 이중적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뉴 에러(New Error)’가 아닌 ‘뉴 에라(New Era)’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적 원칙에 따르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도정과 시정을 짊어질 지자체장과 이를 감시할 지방의원들이 곧 임기를 시작한다. 비록 ‘백지’ 상태의 초심에서 출발할지라도 임기가 끝날 때는 도민과 시민에게 ‘100점짜리’ 성과로 당당히 평가받아야 한다. 그럴려면 매사 주민 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소중한 신호에 답하는 길이다.

[삶, 오디세이] 말을 안아주자

우리는 지금 말의 시대를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매체와 인터넷 등을 통해 하루에도 수많은 말과 소식을 전하며 살아간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공통의 관심사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던 시대를 지나 함께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각자의 말과 소식을 전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세상의 말에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 바로 소통이 사라진 말을 하고 있다. 소통(疏通)이란 ‘뜻을 나누고 서로 통하는 것’이다. 즉, 사람과 사람이 함께 마주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점차 각자가 아닌 서로의 이야기로 합쳐지고 그 속에서 어떤 주제에 대한 공통된 의견이 나오는 것이 말의 소통이다. 하지만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말을 나누는 이 시대에는 소통이 사라지고 자신만의 말을 하고 그 말만을 내세우는 모습이 강해지고 있다. 점차 우리의 말 속에서 입과 귀만이 남아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만을 골라 그것과 다르면 편을 가르거나 그 말조차 부정하는 모습이 돼 가고 있다. 말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다. 인간은 말을 통해 언어와 문화, 그리고 역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단순히 한 생명으로 살아가는 것을 넘어 존재 가치를 사유하고 삶 속에서 수많은 인연과 관계를 쌓아 그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가장 높은 문명과 과학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현대인은 오히려 점차 말에서 멀어지고 있다. 말을 통해 소통하며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써 사람들과 다투고, 편을 가르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말이 이렇게 변질된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성이 변화된 것인지도 모른다. 나만의 편이어야 나의 사회의 일원이라고 여기고, 나와 다르면 반대편이거나 적이라고까지 생각하는 극단적 구분이 사회가 아닌 고립된 섬을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을 통해 오늘을 살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에게 목소리나 문자로 된 말을 전하고 있을 것이며 말로 된 소식과 이야기를 찾아보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 말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제 말을 안아주자.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귀를 열고,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는 가르침과 같이 내 말을 넘어 상대의 말을 듣고 내 마음에 안아줘 그 말이 나의 말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다툼도 화도 말로 인해 일어난다. 하지만 자비도 사랑도 말로 전해진다. 수없이 쏟아내는 나만의 말이 아닌 상대의 말을 안아주며 화합과 자비를 함께 나누는 말을 우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불교에는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표현이 있다. 본래 수행에 있어 다른 이의 가르침과 말을 따라하거나 내세워서는 결코 깨달음을 이룰 수 없다는 가르침이지만 이제 자신의 말만을 내세워 사람과 사회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전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오늘 그 자리에서 살아간다.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을 결코 다툼과 화로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 화는 결국 불행과 잿더미만을 남길 것이다. 자비와 사랑의 말로 오늘 사람과 사회에서 살아가자. 이 속에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천자춘추] 비 오기 전 해야 할 일

어느덧 초여름에 접어들었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계절은 서서히 장마와 태풍의 시기를 향해 가고 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대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비 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점검할 적기다. 최근 관내 전통시장에서 중소벤처기업부, 기초지자체, 건축·전기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풍수해 대비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화재안전 자율활동 운영 현황과 안전시설물 관리 상태를 살펴보고 비상연락망과 재난 대응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도 확인했다. 현장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재난이 특별한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피해는 작은 부주의와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다. 전통시장은 점포가 밀집해 있고 시설이 노후한 경우가 많아 사전 대비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집중호우 시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배수다. 맨홀 준설이 이뤄지지 않거나 배수로에 낙엽과 쓰레기 등이 쌓이면 빗물이 원활히 빠지지 못한다. 아케이드 배수로 관리가 소홀하거나 누수가 발생해도 침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시장에서는 배수로 위 매대 설치 등으로 물길이 막혀 피해가 커진 사례도 있었다. 전기 안전 역시 중요하다. 폭우로 인한 누전은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전선 피복 손상이나 전기 연결부 이상 여부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저지대나 경사지 점포, 노점은 침수 위험이 높고 강풍에 따른 간판 및 적치물 낙하 위험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러한 안전관리는 행정의 점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인회 중심의 안전관리 조직 운영과 순찰, 비상연락망 점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 개개인의 일상적인 관심이다. 자기 점포는 자기가 먼저 지킨다는 마음으로 작은 위험 요소를 미리 점검하는 습관이 시장 전체의 안전으로 이어진다. 전통시장의 안전은 지역경제의 안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은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 집 주변 배수구 점검, 옥상과 베란다 정비, 노후 전기시설 확인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대비다. 재난은 비 내리는 날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대비를 미루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비 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은 거창한 준비가 아니라 오늘의 작은 점검과 관심이다.

[경기만평] 투표데이!

[사설] 일꾼을 뽑을 것인가, 머슴이 될 것인가

6월3일이다. 지방선거일이다. 면면을 살펴 냉정히 결정하자. 신분증 챙겼으면 투표장으로 가자. 선택한 후보자에게 한 표를 건네자. 오늘 투표가 4년을 좌우한다. 이제 서른살도 넘긴 지방자치다. 투표에 좌우된 행정이 수없이 많다. A시장은 개인 비리로 시정을 망가뜨렸다. B시장은 오판으로 빚더미 행정을 남겼다. 반면 고품격 문화 도시로 발전시킨 C시장도 있다. 10년 숙원을 한 방에 해결한 D시장도 있다. 그 극단의 결과를 부르는 선택, 그 투표 현장으로 가자. 되돌아보면 유난히 차분했던 선거다. 선거 때마다 목격되던 폐습이 있다. 유세장 싸움, 선거운동원 충돌, 확성기 시비 등이다. 거의 안 보였다. 현수막·벽보 중심의 선거도 조용했다. SNS 등 인터넷 선거로 옮겨간 듯하다. 선관위의 집계가 상황을 잘 설명한다. 2022년 선거 때는 선거일 하루 전까지 2천600여건이 적발됐다. 현수막 관련, 허위 사실, 기부행위, 공무원 선거 개입 등이 있었다. 이번 통계는 최종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크게 줄어든 추세는 확인된다. 선거의 양면성은 존재한다. 차분한 선거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지역 현안 토론을 막았다. 경기도 선거다.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GTX, 교통망, 신도시, 산업단지, 교육 문제 등이다. 그런데 대부분 조용했다. 후보들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지역 이슈를 덮으면서 개인 홍보에 치중했다. 공약은 토론과 공방을 통해 다듬어진다. 이런 과정이 공론화되면서 실현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이번에 이런 게 없거나 부족했다. 차분함이 빼앗아 간 유권자 권리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투표 참여 의지다. 미디어리서치의 마지막 여론조사가 있다. 61.1%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가능하면 투표’까지 합치면 90.4%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투표 의사를 밝혔다. 사전투표에서는 이미 최고의 투표율이 나왔다. 20.96%로 4년 전 18.96%보다 2%포인트 높다. 지역·연령·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다. 하지만 투표 참여 의지는 분명히 높아졌다. 치열한 선거 열기와 구분되는 냉철한 투표 열기다. 포기해서는 안 될 이유다. 프랑스 정치 사상가 장 자크 루소가 말했다. “투표하는 순간만 자유롭다. 투표가 끝나면 다시 예속된다.” 유권자의 한계를 잘 짚었다. 절절히 와 닿는 명언이다. 5명의 경기지사 후보, 2명의 경기교육감 후보, 75명의 시장·군수 후보, 355명의 광역의원 후보와 754명의 기초의원 후보. 틀림없이 여기서 ‘4년 선출직’이 나올 것이다. 잘 뽑으면 일꾼, 잘못 뽑으면 상전이다. 일꾼을 뽑아 행정의 주인이 될 것인가. 상전을 뽑아 행정의 머슴이 될 것인가. 가서 선택하자.

[사설] 30% 청년 유권자층에 후보는 13%... 유권자가 밀어줘야

인천시민도 319명 후보에 대한 선택을 행사한다. 4년 간격의 선거이지만 유권자들은 변화를 못 느낀다. 늘상 그 사람들이 회전문을 밀고 나와 선택을 호소한다. 한 사회의 발전을 추동할 세대교체나 물갈이가 멈춘 듯하다.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다. 새 정치를 기대할 청년 후보는 가뭄에 콩 나기다. 인천에서 시장, 군수·구청장, 시의원, 군·구의원에 나선 후보가 모두 319명이다. 이 중 18~39세의 청년 후보는 44명에 그친다. 13.8% 비율이다. 군수·구청장 후보 25명 중 청년 후보는 1명(4%)뿐이다. 시의원 후보 100명 중 청년은 15명(15%)에 그친다. 군·구의원 지역구 후보도 191명 중 청년은 28명(14.6%)이다. 인천 전체 유권자는 266만3천459명이다. 이 중 청년 유권자(18~39세)는 82만1천267명이다. 30.8%가 청년 유권자다. 이런데도 청년 후보 비율은 13.8%다. 대표성 격차가 무려 17%에 이른다. 인구가 조금 늘어도 대표성을 들어 의원 수를 늘려 달라고 한다. 그러나 청년 유권자들의 대표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유권자 세 명 중 한 명이 청년인 도시다. 그럼에도 그들을 대변할 후보는 너무 적다.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청년 정치 진입이 더 후퇴할 수도 있다. 2022년 인천 지방선거 당선인은 모두 174명(비례 포함)이었다. 이 중 청년 당선인이 29명(16.6%)이다. 기초의원 25명, 광역의원 4명이다. 청년 정치 진입이 어려운 요인은 많다. 인천 청년 정치 지망생들은 대부분 지역 정당 활동을 통해 추천받으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장 생활 중에도 당 지역위원회 활동에 매달려야 한다.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지역 활동 기성 정치인이 가진 조직과의 경쟁도 큰 장벽이다. 낮은 인지도와 1천만원이 넘는 경선 비용 등도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청년들은 아예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도 많다. 정보력에서도 열세다. 정당의 공천 방식이나 어떤 활동이 공천에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어둡다. 공천을 받아도 정작 선거를 치르려면 돈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청년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청년 정치는 단순히 특정 세대 이익 대변을 위한 것이 아니다. 청년 진입이 막힌 정치는 미래 담론을 담지 못한다. 그간 거대 정당들은 선거 때면 청년 정치를 일회성으로 소비해 왔다. ‘보여주기’, ‘구색 맞추기’식으로. 물은 고이면 썩게 마련이다. 청년 정치인들을 눈여겨보는 유권자 안목이 필요한 때다.

[지지대] 초심을 간직하길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선거 전날이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주제로 마감했다. 한때는 때마다 되풀이하는 표현이라 진부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더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겨 겸허히 기다린다.” 비슷한 표현으로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뤄지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을 쓰기도 한다. 짧게는 수주간, 길게는 수개월간 ‘당선’을 목표로 수많은 후보가 거리에 나가 유권자들을 만났다. 자신이 당선되면 동네,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새벽부터 해가 진 이후까지 발이 부르트도록 동네를 걸어다니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모든 후보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한다.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앞으로 4년간(혹은 2년간) 이뤄나갈 공약을 제시했다. 한결같이 주민이 안전하고, 지역을 발전시키며, 행복한 도시,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독일 출신의 유대계 정치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공약(Promise)’을 불확실한 미래의 정치적 공간을 안정시키고 공동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약속의 힘’으로 설명한다. 예전보다 많은 이들이 후보를 선택할 때 정책과 공약을 보고 결정한다고 믿는다. 지난 사전투표 당시 남동구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투표 전 꼭 토론회를 챙겨본다고 했다. 당신이 글을 모르다 보니 토론회에서 각 후보자의 발언과 공약을 듣고, 마음에 드는 후보의 숫자를 외워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다는 것이다. 단, 토론회를 보고 선택한 후보의 번호를 일괄 적용한다는 점은 함정이지만. 하늘의 뜻에 따라 주민들에게 선택받은 당선인들에게 부탁한다. 당신이 선거 기간 약속한 모든 말들을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기를.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기를. 그래서 주민의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기고] 고령 운전자 조건부 운행은 생명 지키는 약속

우리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운전은 고령자에게 병원 진료, 가족 방문, 생계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생활 기반이며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게 해주는 중요한 권리이기도 하지만 도로 위 안전은 개인의 권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한순간의 판단 착오나 조작 실수는 운전자 본인은 물론이고 보행자와 동승자 그리고 다른 운전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길 수 있어 고령 운전자 문제는 ‘어떻게 하면 더욱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근 한국도로교통공단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3년 3만9천여건, 2024년 4만2천여건, 2025년 4만5천여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사망자 또한 2023년 745명, 2024년 761명, 2025년 843명으로 늘었다. 전체 교통사고는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령 운전자 사고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고령 운전자를 일방적으로 위험한 존재로 봐서는 안 된다. 농어촌이나 중소 도시 외곽 지역에서는 자동차가 없으면 병원, 약국, 시장 등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고령자에게 운전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생활 수단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시야, 야간 시력, 반응속도, 판단력이 저하될 수 있고 특히 교차로 좌회전, 차선 변경, 주차장 내 페달 조작 등에서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 운전자 정책도 단순한 면허 반납 중심에서 벗어나 전면적인 운전 금지가 아닌 개인의 운전 능력과 생활환경에 맞춘 조건부 운행 제도가 필요하다. 조건부 운행은 야간 운전 제한, 고속도로 운전 제한, 장거리 운전 제한, 거주지 반경 내 운전 허용, 병원·시장 등 필수 생활권 중심 운전을 일정한 조건 안에서 운전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운전의 자유를 빼앗는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고령자가 자신의 능력에 맞는 범위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보호장치다. 낮 시간대에 익숙한 동네를 운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비 오는 밤이나 고속도로 장거리 운전은 위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한 실질적인 운전 능력 평가가 필요하다. 현재의 적성검사와 인지검사에 더해 시뮬레이터 평가, 도로 주행 평가, 의료적 소견 등을 종합하되 고령자를 위축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안전 운전을 안내하는 상담형 평가로 운영해야 한다. 또 자동 긴급 제동장치, 차선 이탈 경고장치, 후측방 경고장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첨단 안전장치 보급도 확대해야 한다. 면허 반납자와 운전 제한 대상자를 위한 대체 교통수단도 중요하다. 택시 바우처, 병원 동행 교통 서비스, 마을 순환버스, 수요응답형 교통수단 등을 확대해야 정책이 현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처음부터 면허 반납을 요구하기보다 ▲야간 운전 줄이기 ▲비 오는 날 운전 피하기 ▲장거리 운전은 가족과 동행하기 처럼 실천할 수 있는 약속부터 시작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고령 운전자 조건부 운행은 규제가 아니라 배려다. 운전대를 빼앗는 제도가 아니라 자신과 가족,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다. 운전 조건을 조정하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이다. 우리나라의 교통환경과 고령자의 생활 현실에 맞는 세심한 제도 설계를 통해 고령 운전자가 더욱 안전하고 당당하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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