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는 해발 고도 1,571m에 자리한 멕시코의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곳으로 멕시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술 테킬라의 고향이다. 아울러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축구를 무척 사랑하는 도시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을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치렀고 오는 19일 멕시코와 2차전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은 2010년에 개장했는데 멕시코 프로축구 전통의 강호 CD 과달라하라의 홈구장이다.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연일 구슬땀을 흘리며 담금질을 하는 곳도 이 구단 소유의 전용 훈련장이다. CD 과달라하라, 통칭 ‘치바스’가 배출한 대표적 스타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일명 ‘치차리토’(38세)이다. ‘작은 완두콩이라는 별명 답게 빠른 스피드와 동물적인 위치 선정, 그리고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슈팅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을 2-1로 꺾었을 당시 골을 넣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이다. 역대 월드컵만 놓고 보면 과달라하라는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과 인연이 무척 깊다. 1970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은 잉글랜드와 대결했다. 브라질은 1958년과 62년 대회 챔피언, 그리고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 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당시 세계 축구 양강의 대결은 축구의 모든 것이 담긴 ‘고전’으로 불렸다. 브라질에선 ‘황제’ 펠레를 비롯해 ‘야생마’ 자이르지뉴, ‘게임 메이커’ 토스탕, ‘왼발의 달인’ 히벨리누가 버티고 있었고 잉글랜드에선 수비의 핵 무어, ‘전설’ 보비 찰턴, 1966년 대회 결승에서 전무후무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제프 허스트 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이 경기에선 숱한 명장면이 연출됐다. 특히 깊은 물 속에서 한 마리 연어처럼 튀어 오른 펠레의 빠르고 강한 헤더를 잉글랜드 골키퍼 고든 뱅크스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쳐낸 장면은 ‘더 세이브’(The Save)로 불리며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방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라질은 과달라하라 할리스코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제압한 뒤 페루와 8강전, 우루과이와 준결승에서 모두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1970년 브라질 대표팀에게 과달라하라는 통산 3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는데 발판을 마련한 기분 좋은 곳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16년 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과달라하라는 악몽이었다. 브라질은 ‘하얀 펠레’ 지코와 카레카 등 쟁쟁한 선수를 내세워 ‘아트 사커의 원조’ 플라티니의 프랑스와 8강전에서 만나 건곤일척의 승부를 겨뤘다. 브라질 카레카와 프랑스 플라티니가 1골씩 넣은 가운데 1980년대 남미 축구 최고 스타 지코는 1-1로 맞선 후반 30분에 얻은 페널티킥을 넣지 못하면서 땅을 쳐야 했다. 페널티킥을 넣었더라면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는데 상대 골키퍼에 막히면서 승부차기로 끌려갔다. 승부차기에서는 지코가 넣은 반면 플라티니가 실축해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브라질의 4번째, 5번째 키커가 잇따라 실축해 4-3으로 프랑스가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화려한 멤버를 보유했던 세계 최강 브라질은 1982년 대회 8강전에서는 이탈리아 파울로 로시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해 탈락했고 이어 1986년에는 승부차기 불운에 울어야 했다. 1986년 월드컵 이후 과달라하라는 40년 만에 세 번째 월드컵 개최 도시가 되는 영예를 안았지만 폭동이 발생하고 시체 가방이 나온 곳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도 안고 있다. 다음 편에서 소개한다. 과달라하라(멕시코) =권종오 기자
권종오의 올라! 멕시코
과달라하라(멕시코) =권종오 기자
2026-06-16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