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지배’한 부천 하나은행, 진안 MVP·박소희 MIP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이 코트를 완전히 장악했다. 2025-2026시즌 3라운드에서 팀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들이 개인상까지 휩쓸며 리그 선두의 위엄을 과시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BNK금융 2025-2026시즌 여자프로농구 flex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 기자단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그 주인공은 하나은행의 진안이었다. 진안은 총 77표 중 30표를 획득하며 18표에 그친 김소니아(부산 BNK)를 제치고 당당히 MVP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진안의 개인 통산 세 번째 라운드 MVP다. 앞서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 모두 6라운드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으며 이번 시즌에는 처음으로 라운드 MVP 영예를 안았다. 진안은 3라운드 5경기 동안 평균 30분19초를 뛰며 경기당 16득점, 9.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팀 내 최고 수치로 공수 양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MVP 수상과 함께 상금 200만원도 손에 넣었다. 기량발전상(MIP) 역시 하나은행 선수의 몫이었다. WKBL 심판부와 경기부 투표로 결정된 3라운드 MIP에는 박소희가 이름을 올렸다. 총 36표 가운데 무려 32표를 쓸어 담으면서 이민지(아산 우리은행)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박소희는 3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31분51초를 소화하며 14.4득점, 5.4어시스트, 3.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시즌인 2021-2022시즌 이후 꾸준히 성장해 온 그는 이번 수상으로 커리어 첫 MIP의 기쁨을 누렸다. 상금은 100만원이다. 진안과 박소희, 두 선수의 폭발적인 활약을 앞세운 하나은행은 3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의 빛나는 성과와 팀의 완벽한 결과가 맞물린 이번 라운드는 하나은행이 왜 현재 리그 최강팀인지 분명히 보여준 무대였다.

별들의 전쟁, 잠실에 뜬다…프로농구 올스타 총집결

국내 남자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들이 이번 주말 서울 잠실에 집결한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7일부터 이틀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연다. 전야제 성격의 행사는 첫날 열린다. 각종 콘테스트 예선과 이벤트 경기가 팬들과 먼저 호흡하고, 18일에는 올스타 본경기가 펼쳐진다. 본경기에는 총 24명의 선수가 두 팀으로 나뉘어 코트를 누빈다. 이번 올스타전의 중심에는 인천·경기 연고 팀 선수들이 있다. 고양 소노에서는 올스타 투표 2위에 오른 이정현을 비롯해 네이던 나이트, 강지훈이 이름을 올렸다. 수원 KT 소닉붐에서는 김선형, 문정현, 신예 강성욱이 팬 투표와 추천을 통해 출전 명단에 포함됐고, 안양 정관장은 박지훈이 별들의 무대에 선다. 선수들은 글로벌 캐릭터 IP ‘라인 프렌즈’와 협업해 ‘팀 브라운’과 ‘팀 코니’로 나뉜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팀 브라운을, 유도훈 안양 정관장 감독이 팀 코니를 각각 지휘한다. 특히 이번 올스타전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프로농구 축제다. 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로 체육관 철거가 예정돼 있어, KBL은 ‘굿바이 잠실’을 콘셉트로 한 오프닝 쇼를 준비했다. 경기 외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 기존 3점 슛·덩크 콘테스트에 더해 1대1 콘테스트가 새롭게 도입됐다. 허훈(부산 KCC), 강성욱, 양우혁(대구 한국가스공사) 등이 자존심을 건 맞대결에 나선다. 전야 행사에서는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출전하는 ‘팀 아시아’와 3년 차 이하 국내 선수들로 구성된 ‘팀 루키’의 이벤트 경기도 열린다. 현역 최고참 함지훈(울산 현대모비스)과 허일영(창원 LG)이 각각 사령탑을 맡아 색다른 장면을 연출한다. 별들의 축제는 공연과 이벤트로도 채워진다. 걸그룹 키키가 시투와 하프타임 무대를 책임지며, 농구와 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올스타전이 팬들을 기다린다.

연패 탈출 뒤 첫 시험대…수원 KT, KCC 상대로 ‘연승 가늠자’

연패에서 벗어나 숨을 고른 수원 KT 소닉붐이 이번엔 ‘연승’에 도전한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KT는 14일 오후 7시 수원 KT소닉붐 아레나에서 부산 KCC와 홈 경기를 치른다. KT는 16승16패로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상위권과 격차를 단숨에 좁히긴 쉽지 않지만, 흐름을 이어간다면 중위권 경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상대는 5위 부산 KCC(17승14패)다. 승패에 따라 두 팀의 체감 온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맞대결이다. KT의 최근 반등은 전력 보강이 아닌 내부 안정에서 비롯됐다. 주축 국내 선수들의 이탈 속에서도 이두원과 하윤기가 빠르게 공백을 메우며 팀의 균형을 지켰다. 외국인 선수 데릭 윌리엄스와 아이재아 힉스도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로 중심을 잡았다. 화려함보다는 실리를 택한 운영 속에 공·수의 틀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KCC전의 핵심 과제는 분명하다. 허웅과 송교창의 공격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한하느냐다. 두 선수는 복귀 이후 KCC 공격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KT로서는 수비 집중력이 승부의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지난 부산 원정에서 반복됐던 실수도 경계 대상이다. 당시 KT는 좋은 흐름 속에서도 섣부른 공격 선택과 속공 과정에서 잦은 턴오버를 범하며 스스로 분위기를 내주며 패했다. 홈 경기에서는 템포 조절과 공격 선택의 절제가 요구된다. 공격 효율의 기복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하윤기와 조엘 카굴랑안의 이탈 이후 라인업이 계속 바뀌었고, 손발을 맞출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평균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던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많은 시간을 소화하면서 공·수 호흡이 완전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장면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KT는 수비 집중력과 리바운드 싸움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경은 감독 체제에서 상징적인 존재인 김선형의 복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코트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 공백 탓에 정상 컨디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계적인 활용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강성욱의 성장세는 긍정적인 요소다. 계획보다 빠르게 중용되며 경험을 쌓고 있고, 팀이 어려운 시기에 찾아온 기회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부상과 변수 속에서도 KT가 놓치지 않은 것은 각자의 역할 수행과 집중력이다. 연패를 끊으며 숨을 고른 KT는 연승으로 흐름을 증명하려는 가운데, 이번 KCC전에서 다시 올라설 수 있는지를 가늠한다.

KT소닉붐, 강성욱·윌리엄스 ‘코트 폭격’…현대모비스 제압하고 연패 탈출

수원 KT소닉붐이 안방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꺾고 연패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KT는 11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현대모비스를 74대58로 제압했다. 최근 2연패에 빠져 있던 KT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6승16패를 기록하며 다시 승률 5할을 맞췄다. 순위 경쟁에서도 숨통이 트였다. KT는 플레이오프 마지노선 경쟁에서 7위 고양 소노와의 격차를 벌리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KT는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강성욱과 문정현, 이두원이 고르게 공격을 이끌며 흐름을 유지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조한진의 외곽포와 박무빈, 이그부누의 인사이드 공략으로 맞섰다. 1쿼터는 18대18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패의 균형은 2쿼터에서 깨졌다. 양 팀 모두 턴오버와 야투 실패가 잇따르며 어수선한 흐름을 보였지만, 집중력에서 앞선 쪽은 KT였다. 현대모비스의 공격이 잠시 주춤한 사이 데릭 윌리엄스가 연속 득점을 책임지며 격차를 벌렸다. 쿼터 막판 터진 윌리엄스의 3점슛으로 KT는 전반을 38대28, 두 자릿수 리드로 마쳤다. 3쿼터 들어 현대모비스가 반격에 나섰다. 박무빈과 이그부누가 골밑을 공략하며 점수 차를 좁혔지만, KT는 급해지지 않았다. 윌리엄스가 다시 공격의 중심에 서며 추격 흐름을 끊었고, 공방 끝에 KT는 53대45로 8점 차 우위를 지킨 채 마지막 쿼터에 들어섰다. 4쿼터는 KT의 운영이 빛났다. 현대모비스의 외곽슛이 잇달아 빗나간 사이, KT는 강성욱을 축으로 차분히 득점을 쌓았다.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아이재아 힉스의 속공 득점이 터지며 점수는 66대53까지 벌어졌고, 이후 승패는 사실상 결정됐다. 이날 KT는 강성욱이 12점 6어시스트 2스틸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윌리엄스와 힉스가 각각 16점과 12점을 보태며 중심을 잡았다.

1.7초의 기적…KT소닉붐, LG에 ‘짜릿한 극장승’

데릭 윌리엄스가 마지막 순간 승패를 갈랐다. 수원 KT 소닉붐은 4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라운드 홈경기에서 창원 LG 세이커스를 76대75, 한 점 차로 꺾었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윌리엄스의 결승 득점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KT는 윌리엄스가 21득점·5리바운드로 해결사 역할을 맡았고, 문정현이 12점을 보태며 공·수에서 균형을 맞췄다. 이 승리로 KT는 시즌 성적 15승14패를 기록했다. LG는 아셈 마레이가 19득점·20리바운드·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지만,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고개를 떨궜다. 출발은 KT가 좋았다. 문정현의 외곽포로 포문을 연 KT는 힉스가 초반 연속 득점을 올리며 흐름을 가져왔다. LG는 KT의 강한 압박 수비에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았고, 1쿼터는 KT가 17대10으로 앞섰다. 2쿼터에서도 팽팽한 흐름은 이어졌다. KT가 윌리엄스와 박준영의 득점으로 격차를 벌리자 LG는 마레이가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응수했다. 그러나 KT는 로테이션 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도했고, 강성욱과 문정현, 박민재의 속공 득점으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카굴랑안의 버저비터까지 더해진 KT는 전반을 35대25로 마쳤다. 후반 들어 LG의 반격이 본격화됐다. 타마요가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바꾸자 마레이도 골밑에서 연속 득점을 올리며 점수 차를 좁혔다. KT는 힉스와 카굴랑안, 문정현의 득점으로 맞섰지만 LG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윤원상과 정인덕의 연속 3점슛이 터지며 격차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때 KT를 다시 일으킨 선수는 윌리엄스였다. 힉스의 파울 트러블로 출전 시간을 늘린 윌리엄스는 연속 점퍼로 흐름을 끊었고, 3쿼터 종료 직전에는 3점슛 버저비터까지 성공시켰다. KT는 59대51로 다시 여유를 확보한 채 3쿼터를 마무리했다. 4쿼터 초반에도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양홍석의 3점슛으로 LG가 균형을 맞췄고, 이어 타마요의 돌파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KT는 박준영의 외곽포로 다시 앞섰지만, 타마요가 곧바로 점퍼로 응수하며 재역전을 허용했다. 마지막 승부처에서도 엎치락뒤치락이 이어졌다. 윌리엄스의 점퍼로 KT가 다시 앞서자 LG는 유기상의 자유투로 재차 리드를 가져갔다. 남은 시간 20.1초, KT의 마지막 공격은 실패로 끝났고 패배가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끝내 웃은 쪽은 KT였다. 단 1.7초를 남기고 윌리엄스가 극적인 위닝샷을 성공시키며 홈팬들 앞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10.8초의 반전…고양 소노, 20점차 뒤집기 ‘대역전 드라마’

고양 소노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손창환 감독이 이끄는 소노는 1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70대69로 꺾었다. 경기 종료 10.8초를 남기고 터진 네이던 나이트의 결승 득점이 승부를 갈랐다. 이날 소노는 나이트가 19득점·12리바운드로 공수에서 중심을 잡았고, 케빈 켐바오 역시 13득점·1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여기에 신인 강지훈이 15득점을 보태며 반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 승리로 소노는 시즌 10승(18패) 고지를 밟았다. 초반 흐름은 완전히 가스공사의 몫이었다. 벨란겔의 외곽포를 시작으로 김준일과 라건아의 골밑 공략, 정성우의 득점이 더해지며 일찌감치 분위기를 장악했다. 소노는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가스공사는 빠른 템포로 점수 차를 벌려갔다. 1쿼터 막판 라건아와 강지훈이 3점슛을 주고받았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가스공사는 32대17, 15점 차 리드를 안고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들어 소노가 나이트와 존슨의 3점슛으로 반격을 시도했으나 가스공사는 김준일과 라건아의 골밑 득점으로 응수했다. 이후에도 벨란겔의 외곽포와 김국찬의 득점, 신승민의 자유투가 연이어 터지며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전반 종료 시점 스코어는 47대27, 20점을 앞선 가스공사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분위기는 3쿼터부터 서서히 달라졌다. 소노는 강지훈의 연속 득점과 홍경기의 점퍼로 추격의 시동을 걸었고, 수비 강도가 살아나며 경기 흐름을 끌어오기 시작했다. 나이트와 켐바오도 득점에 가세하며 점수 차를 좁혔다. 4쿼터 초반, 소노의 추격은 더욱 거세졌다. 홍경기의 3점슛과 켐바오의 외곽포가 연이어 림을 가르며 격차는 단숨에 한 자릿수로 줄었다. 가스공사도 양우혁의 3점슛과 김준일의 훅슛으로 반격에 나섰고, 벨란겔이 연속 득점으로 다시 분위기를 잡는 듯 보였다. 그러나 소노는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최승욱의 중거리 슛과 강지훈의 3점슛, 이어진 나이트의 점퍼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마지막 승부처에서 가스공사의 공격이 무산된 뒤, 남은 시간 10.8초. 나이트가 골밑을 파고들어 역전 득점을 성공시키며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가스공사의 마지막 공격 시도는 끝내 림을 외면했고, 긴 추격 끝에 웃은 쪽은 소노였다.

“고민·실패·고뇌·성공이 쌓인 숫자”…문경은의 ‘300승’

‘300’이라는 숫자가 문경은 감독(54)의 시간을 증명했다. 수원 KT 소닉붐은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KBL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대75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 승리로 문경은 KT 감독은 개인 통산 300승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화려함보다 꾸준함으로, 결과보다 과정으로 쌓아 올린 기록이다. 300승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는 “고민과 실패, 고뇌와 성공이 반복된 결과가 숫자로 남은 것”이라며 “그 과정을 떠올리면 의미가 굉장히 포괄적”이라고 말했다. 연패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었기에 감정은 더욱 복합적이었다. 문 감독은 “개인적으로 정말 이루고 싶었던 300승이었지만, 과정과 상황을 돌아보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며 기록 뒤에 숨은 현실도 함께 짚었다. 숫자보다 팀의 현재를 먼저 바라본 시선은 300승을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첫 승’을 꼽았다. 2011-2012시즌, 공교롭게도 KT를 상대로 거둔 감독 첫 승이다. 문 감독은 “당시에는 모든 걸 노트에 적어가며 준비했다. 그땐 엄청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정말 허술했다”며 웃었다. 이어 “선수들과 함께 배우고, 같이 뒹굴던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초보 감독의 열정과 시간이 만들어낸 성장이 고스란히 담긴 회상이었다. 통산 300승을 가능하게 한 비결로는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문 감독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까지 세 덩어리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소통과 신뢰가 팀을 만든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농구 철학은 ‘원팀’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는 KT의 성적 기복에 대해서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빠른 농구를 추구하던 큰 틀이 김선형이라는 핵심 선수의 부상 이탈로 흔들렸다”며 “기존 문화를 지우는 작업과 새로운 시스템을 입히는 작업을 동시에 해야 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결과론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과정이라는 인식이다. 남은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문 감독은 “완전체를 구성해 내가 보여주고 싶은 농구로 성적을 끌어올리고 싶다”며 “시간은 걸렸지만 KT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300승은 끝이 아니다. 그는 “앞으로도 더 발전하는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다음 스텝을 향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문경은, 통산 300승 금자탑...수원 KT, 현대모비스 꺾고 3연패 탈출

수원 KT 소닉붐이 긴 터널의 끝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KT는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KBL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대75로 제압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승리로 KT는 시즌 성적 12승14패를 기록하며 6위 자리를 지켜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연패에 빠지며 중하위권 탈출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KT의 중심에는 아이재아 힉스가 있었다. 힉스는 공수에서 활발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20득점·8리바운드·4어시스트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데릭 윌리엄스도 골밑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경기 초반 흐름은 KT 쪽이었다. 힉스가 리바운드 이후 곧바로 속공을 전개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KT는 인사이드를 적극 공략하며 안정적인 득점 루트를 확보했다. 자유투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KT는 1쿼터를 리드한 채 마쳤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 들어 외곽포로 반격에 나섰지만, 잦은 턴오버로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지는 못했다. 전반 종료 시점에도 근소하게 앞선 쪽은 KT였다. 승부는 3쿼터에 요동쳤다. 현대모비스가 픽앤팝 플레이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고, KT는 공격 전개에 다소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준영이 3점포 등으로 분전했지만, 현대모비스의 탄탄한 수비를 뚫기는 역부족이었고 58-59로 밀린채 3쿼터를 끝냈다. 그러나 4쿼터 들어 KT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갔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되찾았고, 스틸과 속공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박준영의 외곽포가 결정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막판 현대모비스의 추격이 거셌지만, KT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수차례 위기를 넘긴 끝에 3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값진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는 문경은 감독에게도 특별했다. 지도자 커리어 통산 300승. 오랫동안 발목을 잡았던 ‘아홉수’를 털어낸 순간이었다. 문 감독은 통산 승률 54.05%로 역대 7번째 300승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리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KT는 승리와 함께 순위, 그리고 기록까지 모두 지켜냈다.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컸다.

‘601번째 발걸음’ 김정은, WKBL 최다 출전으로 새 역사

김정은(38·부천 하나은행)이 601번째 코트를 밟는 순간, 여자프로농구 역사서의 한 페이지가 새로 채워졌다. 기록보다 ‘끝’을 먼저 떠올린 베테랑은 그렇게 자신의 방식으로 새 역사를 완성했다. 김정은은 21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1쿼터 종료 4분12초 전 교체 투입되며 개인 통산 601번째 출전을 기록했다. 이 순간을 기점으로 그는 WKBL 최다 경기 출전 단독 1위에 올랐다.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김정은의 시선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601경기를 뛰었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19경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한 만큼, 숫자보다 남은 시간을 더 또렷이 바라보고 있었다. 김정은은 2005년 신세계 쿨캣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20년 가까이 코트를 지켜왔다. 팀의 변화와 환경의 굴곡 속에서도 그는 한결같았다. 신세계 시절을 지나 하나은행 창단 멤버로 활약했고, 우리은행으로 이적해 우승을 경험한 뒤 다시 친정팀 하나은행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590경기를 소화했고, 올 시즌 들어서도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결국 ‘601’이라는 숫자에 도달했다. 김정은은 “신세계 때부터 하나은행 창단, 우리은행에서의 시간, 그리고 다시 돌아온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선명하다”며 “남은 경기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록 달성의 순간은 더 특별했다. 통산 600경기 출전으로 기존 공동 1위였던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가 하프타임 행사에서 김정은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넸다. 은퇴 결심에는 흔들림이 없다. 김정은은 “정말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하나은행에 와서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것처럼, 이번에는 조금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그것이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601경기. 숫자는 하나의 기록이지만, 김정은에게는 농구 인생 전체를 관통한 시간의 무게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 마지막 장을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써 내려가고 있다.

‘이상범 매직’, 부천 하나은행을 선두로 끌어올리다

단순한 상승세가 아니다. 부천 하나은행이 여자 프로농구 시즌 초반 7승1패를 기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섰고, 경기당 득점(68.1점), 경기당 리바운드(43.5개), 경기당 블록슛(4.5개) 등 모두 1위다. 그 배경에 명확한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상범 감독의 색깔이 빠르게 스며들면서 이른바 ‘이상범 매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돌풍의 핵심은 화려한 전술 변화보다 팀 구조의 재정비에 있다. 이 감독은 부임 직후 선수단 운영을 철저히 분업화했다. 전술과 경기 운영은 본인이 맡고, 체력 관리와 선수 개별 파악은 정선민 코치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이다. 여자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코치진의 강점을 극대화한 선택이 팀 안정으로 이어졌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팀 분위기다. 지난 시즌까지 이어진 패배 의식과 하위권 정서는 시즌 초반 연승을 통해 빠르게 지워지고 있다. 선수들은 6연승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이 쌓였고, 경기 운영에서도 주저함이 줄었다. 이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결과라기보다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변화로 평가된다. 코트 위에서는 기본기 강화가 두드러진다. 리바운드, 루즈볼, 제공권 싸움 등 기술 이전에 요구되는 요소들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공격 패턴보다 먼저 지켜야 할 기준을 명확히 설정했고, 이는 경기력의 기복을 줄이는 데 효과를 냈다. 체력 소모가 큰 압박 농구에 대한 우려도 로테이션 운영으로 해소하고 있다. 주전 의존도를 낮추고 10명의 선수를 고르게 기용하면서 경기당 출전 시간을 분산시켰다. 상대 팀 핵심 선수들이 장시간 코트를 지키는 것과 달리, 하나은행은 에너지 관리에서 여유를 보이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진안은 골밑에서 공수 균형을 잡으며 팀의 중심을 맡고 있고, 김정은은 선수단 내 리더로서 코트 안팎에서 분위기를 이끈다. 감독의 부담을 덜어주는 존재로 젊은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느끼는 축이 되고 있다. 이 감독의 리더십 역시 분명하다. 코트 밖에서는 소통을 늘리고, 코트 안에서는 기준을 어길 경우 명확하게 지적한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원칙은 선수단에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장치다. 하나은행의 상승세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그러나 분업화된 시스템, 기본기에 대한 집요한 요구, 그리고 승리를 통해 지워지고 있는 패배 의식은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초반 돌풍이 아닌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상범 매직’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