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사랑의 기술
[데스크칼럼] 사랑의 기술
  •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shkim@kyeonggi.com
  • 입력   2016. 06. 02   오후 8 : 02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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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기술인가? 그렇다면 사랑에는 지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에리히 프롬이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 첫 머리에서 밝히는 말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부터 의문스럽다. 서로 반대편에 있을 것 같은 두 단어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감정적인 ‘사랑’과 가장 이성적인 ‘기술’이 한 문장안에 있다.

이성이 사랑을 이끌어 간다는 명제. 우리가 흔히 ‘인간은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태어나면서 부터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해 온 것과는 다른 측면이다. 그는 ‘사랑할 수 있는 기술은 습득하고 훈련을 거쳐 숙달해야 제대로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나는 이 책을 뒤늦게 마흔이 넘은 2003년에 처음 읽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누구나 사랑에 대해서 특별히 배워야 할 기술이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에리히 포름은 이 책 전체를 통해 ‘배우고 제대로 훈련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라니?

사랑은 온전히 마음의 문제, 감정적인 문제로만 쉽게 생각해 왔던 터 이었다. 결혼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라고만 보는 인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듯 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아가페적인 사랑, 모성애와 같이 이유없이 끊이없이 무조건 주는 사랑의 의미를 이미 잊고 있었던 것이다. 무조건 주려는 방법을 생각하는 트레이닝. 그게 에리히 포름의 ‘사랑의 기술’ 이었다.

그리고 또 한 말씀, “인간을 비롯해 모든 생명에는 가치가 있다. 그 생명의 가치를 승화시켜주려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선이다”. 이 말은 불교계에 있는 한 선배님의 한 말씀이다. 이 말은 생명의 가치와 존재의 고귀함을 인정하는 휴머니티 그 자체로 보인다. 

상대방, 경쟁자, 미운사람 모두다 각자 가치를 가진 존귀한 인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나아가 그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 20년 전에 들은 이 말씀 또한 에리히 포름이 말한 진정한 ‘사랑의 기술’을 연마하는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말은 곧 힘이다, 인생은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화술, 직장인 말 잘해야 성공한다, 조직에서 성공하는 대화법, 어떻게 대화로 사람의 마을을 얻을 것인가”. 위에 나열된 말들은 시중에 있는 대화술에 대한 여러 책의 제목들이다.

이 책들은 대부분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한 여러가지 대화기법을 전개하고 있었다. 거짓된 대화의 테크닉을 결코 권하지 않는다. 대화법 저자들이 권하는 성공적인 대화의 핵심 KEY는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라’ 였다. 이것도 사랑의 기술일 것이다.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사랑의 첫 번째 요소는 보호다. 사랑이 ‘보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에서 가장 명백해진다. 어머니는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아기를 보호한다.

사랑의 두 번째 요소는 책임이다. ‘내가 나를 책임지듯 상대를 책임질 수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세 번째 요소는 존경이다. 사랑의 요소에 존경이 빠진다면 책임은 손쉽게 지배와 소유로 타락할 것이다.존경은 오직 자유를 바탕으로 성립될 수 있으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지는 않는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사랑의 네 번째 요소는 지식이다. 어떤 사람을 존경한다는 것은 그를 아는데서 시작된다.
위의 네 가지 구성 요소인 보호(노동), 책임, 존경, 지식(이해)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위의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내면적인 힘에 바탕을 둔 성숙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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