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기자는 솔직한 것을 원한다
[데스크 칼럼] 기자는 솔직한 것을 원한다
  • 최원재 문화부장 chwj74@kyeonggi.com
  • 입력   2018. 05. 24   오후 7 : 2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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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의 자료 이면지에 쓰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본보가 운영하는 학생들의 기자체험프로그램 중 ‘기자란 무엇인가’의 학습 자료인듯했다. 제목은 “솔직한 것을 원한다”였다. 설명은 이러했다. 『기자들은 한번 기사가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늑대처럼 달려든다. 징그러울 정도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찾으려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기자에게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오히려 합리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유용하다.』는 설명이 달렸다.

상당수 기자는 취재원들이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해주기를 원한다. 취재원이 기자가 원하는 사실을 모두 오픈하고 기관의 사정상 또는 취재원의 신변의 문제로 특정 부분에 대해 기사 게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현을 할 때가 있다. 물론 기자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모든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의 입장을 고려해 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거나 사실을 숨기려 하는 취재원을 상대하는 기자들은 대부분 취재 의욕이 상승한다. 결국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에서 소통이 기사의 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치부 기자 시절 남경필 전 경기지사에게 각종 루머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을 자주 했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기자들의 짓궂은 질문에 허투루 답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소문 중 하나는 남 전 지사 앞 동에 내연녀가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 전 지사는 “근거 없는 소문은 없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자신의 집 앞 동에 동생의 집이 있는데 그 집에 전세로 사는 모녀가 있다고 했다. 남 전 지사는 그런 이유로 소문이 난 것 같다고 답변했다. 남 전 지사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일축할 줄 알았지만 3~4개의 질문에 추가로 성의 있는 답변을 해 주었다. 그래서인지 경기도청 출입기자 중에 남 전 지사에게 질문을 가려서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들 마약 투여 사건 때도 투여량을 가지고 논란이 일었는데 남 전 지사는 투여 방식에 대해 숨김없이 사실을 이야기해 줬다. 남 전 지사는 국외 출장을 갈 때 비서 없이 직원 5~6명, 기자 3~4명으로 파견단을 구성한다. 본인의 짐은 직접 가지고 다닌다. 또 식사도 끼니마다 전체 파견단과 함께한다. 기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오픈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인천경기기자협회와 경기언론인클럽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편향된 질문을 이유로 불참했다. 남경필 전 지사는 토론회에 단독으로 나서 기자들이 준비한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했다.

인천경기지역 기자들은 이재명 예비후보가 대선 경선을 진행할 때도 소통을 하지 못했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에는 중앙언론을 비롯해 지역언론 기자들과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다. 지역 기자들은 이재명 예비후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왜곡된 소문도 있었고 정치적 신념 등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모습 말고 질문과 답변, 대화를 통해 정치인 이재명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사실 그대로 알리고 싶었다. 경기지사로서 그가 펼치는 정책적인 부분을 비롯해 이재명 예비후보에 관한 각종 루머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재명 예비후보는 편향된 질문으로 규정하고 답변 자체를 회피했다.

남 전 지사가 솔직하게 모든 것을 오픈하고 합리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취재원이라면 이 예비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을 탓하며 답변을 회피하는 취재원의 유형인 것 같다. 기자는 취재원을 괴롭히고자 질문을 하지 않는다. 다만, 솔직한 답변을 원할 뿐이다.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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