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민선 7기, 한국의 ‘페리클레스’를 기대하며
[데스크 칼럼] 민선 7기, 한국의 ‘페리클레스’를 기대하며
  •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dskim@kyeonggi.com
  • 입력   2018. 06. 14   오후 8 : 48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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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는 폴리스(도시국가)로 이뤄진 나라다. 우리가 흔히 민주주의 원조로 일컫는 아테네는 그리스의 대표적 도시국가다.

스파르타와 함께 페르시아 전쟁(BC 492~BC 448년)을 승리로 이끌었고 델로스 동맹을 지휘한 막강 해상제국이다. 하지만, 이후 스파르타와의 전쟁(펠로폰네소스 전쟁, BC 431~BC 404년)에서 패한 뒤 쇠락의 길을 걷다 운명을 다한다. 아테네에서 꽃 피웠던 시민의 정치 참여의 장인 아고라도 역사의 뒤안길로 숨어든다.

고대 아테네 민주정치의 상징은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에 있는 아고라 광장이다.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1년에 40여 차례 민회를 열었다. 중요한 나랏일을 함께 의논하고 결정하기 위해서다. 항상 토론하고 재판 등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추첨을 통해 공무원을 뽑았다. 독재를 막고자 ‘도판추방법’도 실시했다. 이 제도는 독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이름을 도자기 조각에 적어 투표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뽑힌 사람은 10년간 추방됐다.

아테네는 원래 왕정 형태의 도시국가다. 하지만, 전쟁으로 기마부대를 이끈 귀족들이 득세하면서 이들이 정치 주류로 떠오른다. 이후 잦은 전쟁으로 갑옷과 투구, 창을 들고 보병으로 활약한 부유층의 세력이 커졌다. 그러다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 전쟁이 발발한다. 아테네 중심의 해군이 전쟁 승리의 주역이 되면서 배 밑에서 노를 젓던 평민이 정치의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한다. 이들이 독재에 대한 대항마로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아테네식 민주정치가 펼쳐진다. 그 중심에는 페리클레스라는 정치지도자가 있었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컫는 지방선거가 종료됐다. 예상대로 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다. 자치단체장의 경우, 경기도 내 31개 중 29곳을 휩쓸었다. 도의원 등 지방의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싹쓸이다. 현실은 전망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당의 1차적 패착은 철저한 자기 부정이다. 전직 두 대통령이 크나큰 실망감을 주었음에도 이를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도도한 민심의 물꼬를 결코 틀어막을 수 없었다. 민주당도 이번 승리를 제대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잘해서 표를 얻었다기보다는 상대의 패착이 더 큰 원인임을 유념해야 한다. 권불 10년이란 말이 있다. 결코, 영원한 권력이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이번 경기지역 단체장 선거에서 눈에 띈 점은 도의원들의 활약상이다. 현직 도의원 신분으로 멀게만 보였던 단체장 고지를 탈환한 것이다. 어려운 경선을 뚫고 당선돼 더더욱 애정이 간다. 주인공은 윤화섭(안산시장)ㆍ임병택(시흥시장)ㆍ박승원(광명시장)ㆍ최종환(파주시장)ㆍ안승남(구리시장)ㆍ이재준(고양시장)ㆍ김광철(연천군수) 등 7인의 당선자다. 이 중에는 의장과 당대표를 지내며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도 있다.

이들은 이제 예산과 인사권을 가진 지방행정 수장이 됐다. 과거 도의원 시절, 줄기차게 주문하고 따졌던 그 대상으로 위치를 달리했다. 옷깃을 여미고 제대로 한번 해 볼 때가 됐다. 정치에 입문했던 초심을 결코 간과해서도 안 된다.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 길에 머슴이자 주인공이 돼야 한다. 1863년 11월 미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게티즈버그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민주정치 의미를 함축한 짤막하지만 간결한 문구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지방행정(정치)’을 실현해야 한다. 그들의 정치적 소신과 의욕, 그리고 역량을 보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과거 아테네에는 페리클레스가 있었다. 한국의 지방자치사에 이들의 이름 석 자가 자랑스럽게 남겨지길 기대해 본다.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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