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누구를 위한 체육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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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법(국민체육진흥법 43조 2항 신설) 발효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 법이 시행되면 17개 시ㆍ도와 228개 시ㆍ군ㆍ구 체육회장은 선거에 의해 선출된 민간인이 맡게 된다. 그동안 지방 체육회장은 시ㆍ도지사와 시장ㆍ군수가 당연직으로 맡아왔으나, 체육회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및 정치에 이용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주도로 지난 1월15일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법안 시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까지 대한체육회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지방체육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만 태우며 지침이 시달되기 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체육인들 역시 답답함 속에서 이 법이 첫 시행되면서 파생될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체육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지방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인들의 대리전이 되는 것과 이에 따른 재정지원 축소, 선거 이후에 몰아칠 후폭풍이다. 당초 법 개정안의 취지가 체육회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이라고는 하지만 시ㆍ도체육회의 경우 연간 수백억 원의 예산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는 상황 속에서 시ㆍ도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이는 이미 민간인 체육회장을 선출해 운영하고 있는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예에서 입증되고 있다. 또한 체육회장 선거가 여ㆍ야 정치인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부 지방에서는 벌써부터 정치인들이 공공연히 체육회장 선거에 나선다는 소문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현 지방자치단체장과 정당이나 성향이 다른 소위 ‘코드가 맞지 않는 인사’가 체육회장에 당선될 경우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재정 지원 축소, 직장운동부 해체 등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선거로 인한 체육인들의 분열 양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아 체육계가 선거 후유증으로 인한 소용돌이에 휩싸일 여지도 크다.

이에 지방 체육계에서는 면밀한 검토나 대안 없이 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함께 치러질 수 있도록 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법 시행을 2022년으로 3년 유예할 것과 안정적 지방체육 예산 지원을 위한 법 개정이 선행되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묵묵부답이다. 지방체육계는 이 법령의 시행이 몰고올 여러 가지 우려에 대해 전국적인 총의를 모아 건의하고 있음에도 정치계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개정 법안의 시행에 따른 여러 폐해를 우려해 건의하는 것들을 묵살하고, 주무 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치권과 체육계의 대립 양상에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국내 체육계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5차례 권고안에 대한 반발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학교 운동부의 위기상황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지방체육회장 선거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면서 대한민국 체육계가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지방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체육계가 반발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공통점은 소통 부재와 현실을 외면한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 때문이다. 더욱이 체육계의 모든 문제는 체육인들에 의해 체육논리로 풀어가야 함에도 최근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과 간섭으로 인해 사태를 더욱 꼬이고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수혜 당사자 대다수에게 폐해가 되고, 불편을 느낀다면 거둬들여야 하고 재론되는 것이 마땅하다. 정책은 누구를 위해 만들어지고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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