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등교수업 첫날, 교문부터 ‘코로나 거리두기’ 실종… 우려가 현실로
고3 등교수업 첫날, 교문부터 ‘코로나 거리두기’ 실종… 우려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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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 무리 지어 정문 들어서 교사들 일일이 일정 거리 지도 진땀 열화상 카메라 앞 긴줄 ‘투덜투덜’
2명 확진 따라 귀가 조치 학생들 당구장·코인노래방行 ‘감염 불감’

인천지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첫 등교일인 20일, 곳곳에서 혼란이 일면서 ‘등교 위험성’만 재확인했다.

이날 오전 7시50분께 인천 연수구의 한 고등학교. 80여일만인 등교를 준비하는 교사들 얼굴에 긴장이 맴돈다.

건물 현관 앞 교사들은 학생들이 삼삼오오로 정문으로 들어설 때마다 거리를 두라고 쉴새 없이 지도한다.

건물 입구에 손 소독제와 열 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1명씩 입장하도록 했지만, 오전 8시 15분께에는 10여명이 한꺼번에 줄을 서기도 했다.

순서를 기다리던 학생들 사이에선 입장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평이 나온다.

카메라 곁을 지키던 교사는 그냥 지나치는 학생들을 다시 불러세워 발열 여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이 같은 교사의 노력은 무용지물이다.

오랜만에 등굣길이 반가웠던 탓인지 교문 앞에서 만난 아이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접촉한다.

이후 교사의 지시에 따라 간격을 유지하던 학생들도 발열 검사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 서로 팔짱을 끼고 무리지어 교실로 향한다.

이 학교 교실에 들어간 한 학생이 확진자가 다녀간 미추홀구 비전프라자에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곧장 귀가조치했다.

이날 인천에서는 고3학년 2만4천358명이 등교했지만, 고3 확진자 2명이 나오면서 미추홀·중·동·남동·연수구 내 66개 학교 고3 전원인 1만3천여명이 등교 2시간여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이때부터 더 큰 문제가 생겼다.

귀가조치한 학생들은 무리지어 코인노래방·PC방·당구장 등 다중이용시설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시께 남동구 구월동에는 교복입은 학생들이 몰려 다녔다.

교복 차림의 남학생 4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다른 여학생 2명은 코인노래방을 찾아 마이크를 잡았다.

같은 지역 한 PC방 직원은 “오후 1시 30분께 교복 입은 학생들이 가게를 드나들었다”고 했다.

오후 2시께 미추홀구 주안역 일대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남학생 6명이 단체로 당구장에 들어가 게임에 몰두했다.

같은 시간 박남춘 인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인노래방, PC방 등 청소년 이용시설에 대해서는 오늘 시?군?구 공무원을 총동원해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이용 자제를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계의 우려대로 방과후 학생 통제가 어렵다는 사실만 재확인했다.

등교 첫 날부터 수많은 문제점이 수면위로 드러나자 교육계는 즉각적인 등교 중단을 요구했다.

조수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 정책실장은 “오늘 현장에 있던 교사들에 따르면, 고등학교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해 교실이 사실상 아수라장이었다”며 “최소 2주 이상은 등교를 전면 취소하고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조윤진·이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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