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창 생리대’ 이후 4년, 생리가 두려운 청소년] “여성의 ‘월경권 인정’ 사회적 공론화 형성 道 차원의 보편화된 무상지급 사업 필요”
[‘깔창 생리대’ 이후 4년, 생리가 두려운 청소년] “여성의 ‘월경권 인정’ 사회적 공론화 형성 道 차원의 보편화된 무상지급 사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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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여성들은 한평생 3천500일 가량 ‘피’를 흘린다. 그동안 쉬쉬하며 ‘그날’, ‘마법’ 등 단어로 대체되던 월경(月經)은 2016년 6월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에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 여중생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대신 사용했다는, 일명 ‘깔창 생리대’ 사건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각각 나름의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생리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낮추고, 저소득층은 물론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가혹한 사치품’인 생리대를 무상 지급하기 위한 공공의 대안을 제시해본다.

자연이 내린 지출… 웃지 못할 월경 가계부

해를 거듭할수록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초경 나이는 점점 빨라져 평생 생리 기간은 길어졌다. 보건교육포럼의 초경 연령 변화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 14.4세이던 초경 연령은 2009년 11.98세로 앞당겨졌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10~12세 정도쯤 초경을 시작하고 50대 초반쯤 폐경기를 맞는 편이다.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월경 기간은 한 달에 일주일. 청소년들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기 때문에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하루에 생리대를 최소 5개씩 사용(수면시간 8시간을 제외하고 3시간마다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일주일엔 적어도 35개가 소모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은 OECD 국가 중 가장 비싸다. 2004년부터 부가세 면세가 시행됐음에도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개당 평균 331원 정도로 조사됐다. 프랑스 218원, 미국·일본 181원, 덴마크 156원 등과 비교해봐도 개당 보통 100원 이상 비싸다. 여기에 ‘유기농 순면커버’라든지 ‘無화학물질’, ‘프리미엄’ 등의 단어가 붙으면 값은 2배 가량 뛴다.

즉 경제적 능력이 없는 여성청소년들에겐 이 같은 상황 모두가 자연이 내린 ‘지출’이 된다.

제각각인 지원사업… 보편적 지원으로 이어져야

정부는 2017년부터 만 11~18세 여성청소년 중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에 한해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 6월 이른 바 ‘깔창 생리대’ 사건이 벌어진 것이 계기다. 여성가족부는 생리대 지원 첫해 생리대 현물을 제공하다 이듬해인 2018년부터 바우처 포인트(올해 기준 1만1천원)를 지급하는 식으로 방법을 바꿨다. 청소년 개개인이 선호하는 위생용품이 다르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후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 중 여주시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 조례를 세웠다.

지난해 4월 여주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관내 모든 여성청소년 3천700여명에게 생리대 구매비(월 1만1천원, 분기별 3만3천원)를 지역화폐로 지원, 올해부터 시행됐다. 뒤이어 같은 해 9월 이천시가 무상 생리대를 지원하려 했지만 연간 투입되는 11억원의 예산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물거품이 됐다.

광역지자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11월 ‘월경용품 보편지급 및 관련 교육의 진행 등을 포함한 조례’가 통과됐지만 반년이 넘도록 별다른 진척이 없다. 경기도에서도 지난달 29일 ‘경기도 공공시설 내 여성보건위생물품 비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됐지만 통과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모두 ‘퍼주기 정치’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전승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은 차별 지원이 아닌 보편적 지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서울, 강원도 등 여러 지역이 자치단체 차원에서 여성의 월경권을 인정하고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경기도 역시 도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_이연우기자 사진_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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