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 자영업자의 죽음
[데스크칼럼] 한 자영업자의 죽음
  •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lshgo@kyeonggi.com
  • 입력   2020. 09. 03   오후 8 : 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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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달 30일 60대 자매가 운영하던 안양 평촌의 유흥업소에서 벌어진 일이다. 결국 이중 한명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이 쓴 유서에는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과 억대 채무에 대한 부담으로 괴롭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잦아들 듯 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재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로 노래방 등 유흥업소는 물론 일반음식점까지 사실상 영업이 제한됐다. 공무원들의 사적 모임이 금지됐고, 일반인도 모임 등이 제한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한 업소가 늘어났다. 3단계 거리두기에 돌입할 경우 자영업자들에게 그 타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나마 빚이 적거나 자본력이 있는 자영업자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빚이 많고 임대료 등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이제는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2분기 말 기준 예금 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총 1천328조2천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69조1천억원이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폭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으로 자영업자와 기업들이 운전자금 등을 대거 빌리면서 2분기 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쯤 되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빚으로 버티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늘고 창업하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본보 취재에서도 재활용 전문업체에 폐업한 식당 등에서 쏟아진 영업용품들이 쌓이고 있지만 재판매는 이뤄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도내 식품업종에서만 9천573곳이 폐업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모든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문제는 피해 양상도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생계형 자영업자 등 서민들과 소위 자본가 등이 느끼는 피해 체감 정도는 차이가 크다.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또 다른 우리 사회의 위험요소가 된다. 그동안 근근이 버텨왔는데 이들이 무너질 경우 도미노 경제 불황이 시작될 가능성도 크다.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2차 재난지원금을 놓고 ‘선별 지급이냐, 전국민 지급이냐’ 설왕설래하는 사이 또 다른 누군가가 삶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정책에도 ‘적재적소’의 원칙이 필요하다. 자영업자 등 시급한 분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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